조조(曹操)와 도인 좌원방(左元放)
이 이야기는
중국 삼국시대의 조조(曹操)와 도인(道人)
좌원방(左元放)의 이야기다.
좌원방이
천주산(天柱山)에서 제자들을 가르치며 정진하고 있을 때,
많은 사람들이 그를 따르자.
시기가 많은 조조가
불안을 느끼고 해치울 생각으로 우선 좌원방을 궁궐 안으로 불러들여
다짜고짜로 감옥에 밀어 넣었다.
그리고는
'며칠동안 밥을 주지 않으면 죽겠지.....'하고
물 한 모금도 주지 않았다.
이렇게
열흘이 지나고 한 달이 지나 반년쯤 지나도
아무런 이상이 없자.
그로부터
일년쯤을 그대로 방치해 두었다.
조조는 추운 겨울을 지내는 동안
죽었을 것이라 생각하고 은근히 기대하며 좌원방이 갇혀 있는
감옥으로 갔는데, 죽어서 뼈만 남아 있어야 할 좌원방이 하하하 웃으며, "도를 닦을 수 있게 큼 이렇게
조용한 방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라고 큰소리를 치는 것이 아닌가.
조조는 깜짝 놀라면서도
겉으로는 태연하게 진수성찬의 차림을 해놓고 화해를 하는 척하면서 어려운 문제를
내어 만약 그것을 못 맞추면 죽일 계략이었다.
조조는, 이윽고,
"술안주로 다섯 자 가량의 큰 농어가 먹고 싶은 터에 다행히도 이곳에 유명한
선사가 계셔 마음이 놓입니다.
그러니 선사께서
다섯 자 가량의 농어 한 마리만 구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하며
좌원방에게 당당한 태도로 묻자, 좌원방은,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좀더 큰 농어를 찾지 않으시고요.
그러면 제가 지금부터
농어를 잡아들일 테니 잡수기만 하십시오." 하며 큼지막한 구리 대야와
낚싯대를 가져 오라 했다.
그리고,
물이 가득 담겨 있는 대야에 낚싯대를 드리우며 한참동안
침묵만 지키고 앉아 있었다.
주위에 모여 서 있는
수많은 사람들은 숨죽인 채 조용히
지켜볼 뿐이었다.
그때 느닷없이,
"이~얍!" 하고 소리친 좌원방은 곧 그 대야에서 펄펄 뛰는 커다란 농어
한 마리를 낚아 올리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러자.
주위에 모여 섰던 많은 사람들은 일제히 박수를
치며 함성을 올렸다.
이에 조조는
더욱 화가 치민 얼굴로 눈을 위아래로 굴리며 이젠 노골적으로 좌원방에게
직접 술을 따라 올리라고 엄명을 내렸다.
그러자. 좌원방은
얼굴에 미소를 지으며 조조의 술잔에 술을 가득 따라,
보란듯이 술잔을 들어올려 조조에게 주는 듯하다가 자신이 먼저 두서너 모금을 마신 후에
그 술잔을 조조에게 올렸다.
그러자, 속으로
화가 머리끝까지 오른 조조는 마음 속으로 발끈하여,
'무례한 놈 같으니!' 하면서도 겉으로는 태연한 척 좌원방이 주는
술잔을 받아 마셨다.
그리고 이어 "이번에는
이 술잔을 공중에 올려보시오." 라고 좌원방을 쳐다보며 시험을 내리자.
좌원방은 갖고 있던 젓가락으로 술잔을 허공으로 툭 튕겨 올렸다.
주위 사람들은
질색을 하며 술잔이 떨어질까 어쩔 줄 모르고 조마조마하고 있는데
, 술잔은 공중에서 빙빙 돌아가며 조조와 만조 백관, 심부름하는 노비들 앞에
잠깐잠깐 머무는 것이었다.
그러는
사이 어느새 좌원방은 감쪽같이 모습을
감추어 버렸다
화가 난 조조는
온 몸을 와들와들 떨며 그 자리에서 즉시 온 나라에 좌원방을
체포하라는 엄명을 내렸다.
조조에게 쫓기는
몸이 된 좌원방은 양떼 무리 속에 숨어들어 순한 양으로
둔갑을 하기도 하고 어느 때에는 한쪽 눈이 찌그러지고 걸레같이 갈기갈기 찢겨진 옷을 입고 있는
늙은 거지로 둔갑하기도 했다.
또한, 한 마을에
똑같은 모습의 거지들이 득실거리게 만들어 포졸들을 어리둥절케도 하고 포졸들의
훈련장에 들어가 포졸들을 만취케 하여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놓고 조조를
회롱 할대로 회롱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좌원방은
오(吳)나라에 가서 갖가지 도술과 둔갑술로 많은 사람들로부터 호감을 사게 되었으나
손책(孫策)의 미움을 받아 쫓기는 신세가 되기도 했다.
그 이유는 어느 날,
손책이 여러 신하들과 한 고을을 행차하여 돌아보고 있을 때,
좌원방이 느닷없이 나타나 손책이 타고 가는 말 앞에 나막신을 신고 어정어정 걸어가며 길을
비켜주지 않으며, 손책의 가는 길을 방해하자.
결국 화가 치민 손책은
좌원방을 당장 찔러 죽일 생각으로 창을 휘두르며 말을 채찍질하여 달렸지만,
끝내 좌원방을 잡지 못하고 중도에 포기하고 말았던 것이다.
그 후, 좌원방은
곽산(藿山)이란 곳에 은거하며 선도(仙道)의 비법을 갈현(葛玄)이란 제자에게
물려주고 백일승천 하였다 한다.
[출처] 조조와 도원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