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우리의 몸은 부처이니</p><p>공양하라 </p><p>생로병사라는 네 마리의 뱀에게</p><p>달러가라 트레드밀*이여</p><p>정진하라 자전거의 페달을 끊임없이</p><p>법의 페달을 돌려라</p><p>자전거는 결코 가지 않을 터이니</p><p>자전거를 타지 못할지라도 안심하라</p><p>우리들 몸의 허물이 벗겨져서</p><p>새로운 허물이 자리잡을 것이니</p><p>황량한 벌판에 서 있는 못생긴 프시케여</p><p>어서 버터플라이*에 오르라</p><p>애벌레는 번데기 되고 </p><p>번데기는 나비 되리라</p><p>프시케는 꿈을 꾸고 있다</p><p>달걀 같은 가슴을 찢고 </p><p>수많은 나비 떼가 날아오르는 꿈</p><p>쇠로 된 바퀴를 들어올리는 개미들이여</p><p>굴러가지 않는 바퀴에 감사하라</p><p>감사하고 또 감사하라</p><p>구르지 않는 바퀴가 곧 법륜이니</p><p>구르지 않는 바퀴를 </p><p>끊임없이 굴리다 보면</p><p>선정삼매에 드는 것이 그것이니라</p><p>그리하여 몸을 혹사하는 것이</p><p>몸을 경배하는 것이니라</p><p>달팽이들이여 인욕의 정신으로</p><p>하늘에 걸려 있는 나뭇가지들을</p><p>잡아당기고 잡아당기련</p><p>자신의 몸에게 절하고</p><p>자신의 몸을 번쩍 들어올리련</p><p>두 손으로 두 발을 잡고</p><p>몸 속에 허공을 집어넣으련</p><p>이제 산이 없어도 등산할 수 있고</p><p>강이 없어도 도강할 수 있는</p><p>경지가 펼쳐질 것이니</p><p>육륜을 떼구르르 굴려보련</p><p>몸 속에서 산이 솟아오르고 </p><p>강물이 흐르지 않느냐</p><p>아 아름다운 몸의 숲에서 몸의 바다에서</p><p>지수화풍이라는 네 마리의 뱀이</p><p>혀를 날름거린다 개구리들이여</p><p>달려라 돌려라 들어올려라</p><p>밀어라 당겨라 한껏 인상을 찌푸려랴</p><p>이런 동작은 </p><p>몸의 우주*를 개벽시키기 위한</p><p>지극히 기본적이고 </p><p>가장 중요한 동작이니</p><p>이런 동작을 반복하면</p><p>언젠가는 죽을 수 있다.</p><p>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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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트레드밀(treadmil): 러닝 머신이라고 하는 회전식 벨트 위에서 달리는 운동기구.
옛날 감옥에서 죄수에게 징벌로 밟게 했던 바퀴이자 다람쥐 따위가 돌리는 쳇바퀴.
단조롭고 따분한 일이란 뜻도 있다.
버터플라이(butterfly): 나비처럼 생긴 운동기구로 가슴 근육을 키우기 위한 것.
플라이(fly)라고도 한다.
변덕스러운 사람, 허영꾼, 경박한 여자 등의 뜻도 있다.
우주: 몸의 우주
(소설가 박상륭의 용어)
프시케
https://naver.me/58HqzBy4
선종의식
https://naver.me/GlmOJ8od
법륜
https://naver.me/FPsvYxHk
인욕
https://naver.me/FvnsBK6E
육륜
https://naver.me/GLAV8b5u
현대인이 살 빼고
운동을 보충
하려고 성업 중인
헬스 클럽은
자전거의 페달을
힘껏 돌리고
버터플라이 올라
단련해간다
몸에 관한 잠언들
법륜과 육륜
순환과 반복으로
몸매 유지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