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면 당한다. 그러면 도데체 뭘 알아야 한다는건가. 한마디로 춤은 알품기로 시작해서 알품기로 끝난다. 왈츠 배운답시고 오만가지 휘겨 익혀봐야 도루묵이라는 얘기다. 그건 선수들도 힘든 동작이고 괜히 무릎만 상한다. 무도장에서 지루박은 잘추면서도 왈츠 탱고는 못추는 이유가 뭔가. 그건 마치 춤을 선수처럼 기가 막히게 잘춰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이다. 마치 지루박에서 고난도 동작을 그야말로 물흐르듯이 춰야 한다는 것과 똑같다. 꿈깨자 선수도 못할 일이다.
제비가 왜 성업 중인지 아는가. 춤 잘춰서 제비인가. 아니다 여자를 잘가지고 노는게 제비인거다. 요즘엔 대부분의 남자들이 아마추어 제비역할을 한다. 100이면 모두 아마추어 제비다. 춤 잘추는 놈보다 콜라텍 식당에서 오래 죽치는 놈이 오야 인거다.
우리가 춤을 배울 때 상대가 자기보다 조금만 잘추면 오매 잘추네 이리 생각한다. 그 사람이 잘추는게 아니라 자기가 못추는거라는 걸 모르는거다. 아니 춤이란게 머리 털나고 처음 배우는 건데 못추는게 당연한거다. 그걸 몰라서 당하는거다. 춤을 못춰서 당하는게 아니다.
여자들이 춤을 배울 때 왈츠를 예로 들면 마치 전세계 챔피언처럼 춰야 되는 걸로 생각한다. 아니 그리는 못되더라도 많은 동작을 그야말로 매니어 답게 춰야 하는 걸로 생각한다. 꿈깨자. 그게 재미있냐. 쌩고생의 연속일 뿐이다. 그래서 남자들도 춤추기 힘들고 부담스럽게 느낀다. 왜 지루박은 그저 이리 저리 돌려도 군소리 안하다가 왈츠만 추면 선수가 되야 하는거냐.
외국에서 왈츠출 때 선수처럼 추는 사람들 봤냐 ??? 한 명도 없다. 오히려 파티에서 선수처럼 폼잡으면 바로 촌놈 되어버린다. 우리나라 댄포 무도장은 한마디로 촌놈들의 향연장일 수도 있다. 왈츠란 소위 박스스텝만 가지고도 얼마든지 잘 출 수 있다. 얼마나 좋으냐. 여자 부둥켜 안고 쿵짝짝 쿵짝짝 이리 좋을 수가. 이게 춤다운 춤인거다. 서로간에 교감이 없이 별 짓 다해봐야 중노동일 뿐이다.
이리 된데에는 특히 여자들의 잘못도 크다. 그저 신데렐라 환상에 젖어 남자들이 모두 선수가 되어 리드해 주기를 바란다. 선수는 선수고 춤은 춤이다. 춤이 뭔지를 모르는데 노냥 헛다리 잡고 환상에만 젖어 있을 뿐이다. 남자들은 피곤해진다. 하지만 어차피 춤판에서 살아남으려면 어느 정도는 여자의 기대를 충족시켜야 하기에 죽을 고생하며 마누라에게 노냥 터져가며 비싼 돈 들여 춤을 배우는거다. 이건 제로섬게임이다. 남는게 별로 없는 장사다.
여자가 제비에게 당하는 이유도 똑 같다. 춤이라는게 그리 대단한게 아니라는 걸 알면 제비가 아무리 설쳐봐야 쉽게 당하지 않는다. 제비건 뭐건간에 춤추는 상대와 즐기면 그만일 뿐이지 상대가 춤 잘 춘다고 두다리 뻗고 나가 자빠질 일은 아닌거다. 춤은 그저 남녀가 만나 부둥켜안고 즐기는거다. 잘추고 못추고 보다 그게 더 중요한거다. 아니 그게 잘추는거다.
춤을 좀 알자. 춤이란게 별게 아니다.
첫댓글 사람이 좋으면 알면서도 당할수도....감사합니다
파랑새님! 잼있는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