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날 두고 그렇게 가버린 그녀를 탓하러 온게 아닙니다.
그렇다고 해서 닭살돋게 형이 보고싶어서 온건 더더더욱 아니구요.
형과 그녀가 데이트를 방해하러 온 것도 아닙니다.
그녀가 보고싶었습니다.
보고싶은데 어떻게 봐야 할지 고민하다가, 병원앞으로 찾아가는 방법이 있었습니다.
내 계획은 그녀와 함께 단 둘이 오붓하게 보내는 점심식사였습니다.
하지만 그 계획이 산산조각 났습니다.
불청객 형이 그녀와 함께 병원에서 나왔거든요.
그때부터 쭉 내 기분이 나빴습니다. 그녀와 함께 점심식사는 해야되는데..
형을 따돌릴 방법은 없고.. 휴. 하는수 없이, 셋 모두 함께 식사를 해야만 했습니다.
그녀가 화장실 간다고 해서, 안내하는겸 그녀와 단 둘의 시간을 보내려 했습니다.
하지만, 내 데이트신청이 너무 과격했는지 퇴짜받았어요.
그리고, 식사가 끝나고 형과 그녀가 병원으로 들어가야 한다는것을 알기에
혼자 택시타고 집에 가려했습니다.
내가 좀 많이 걸어왔지만, 한번이라도 그녀를 더 보고싶어서 살짝 뒤돌아보았는데
형이 그녀의 볼에 살짝 입을 맞추네요.
" 형만 아니었어도 진짜.. 휴. "
내가 그 장면을 보고 있는데, 우연치 않게 그녀도 날 보고있네요.
그녀가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날 바라보았지만, 나는 삐진척 뒤돌았습니다.
택시를 타야되는데 자꾸만 걸었어요.
혼자서 투정을 주절거리면서 말이예요.
" 형의 여자라서 내가 봐주는거야.. 내 여자만 되기만 해봐.
내가 어떻게하나 두고봐. 형 앞에서, 맨날맨날 뽀뽀? 부족해 키스할꺼야. "
그러다가, 또 잠시 뒤를 돌아보았는데..
형의 차는 그대로 있는데, 그녀와 형의 모습이 보이질 않아요.
살짝 걸음을 형의 차 쪽으로 돌려 걸어가보았어요.
" 어디.. 간거지? "
나는 빠른 걸음걸이로 다가갔습니다.
그리고, 만약 마주치면 택시비가 없다고 형에게 꾸면 되겠다는
변명까지 다 생각해두었습니다.
형의 차 뒷면에 가깝게 왔는데, 코팅이 된 차 창문이라 안이 보이질 않아요.
그래서, 뒷좌석 창문에 얼굴을 가까히 다가가서
내 눈과 귀에 집중력을 쏟았어요.
코팅된 창문을 보기위해서는 눈에 많은 집중력을 쏟아야만 했어요.
차안에 있는 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귀에도 많은 집중력을 쏟아야만 했죠.
" 펴.. 평화씨. 저... 그, 그러니깐.. "
" 아 맞다! "
갑자기 그녀에게서 몸을 떼어, 바르게 앉는 자세를 하는 형이네요.
무슨 속셈일까요?
" ..조심해야하는걸 깜빡했네. "
" 그게 무슨... "
" 우리 아기요. "
아기라면, 이미.. 없다는게 밝혀졌는데...
아기가 없는줄 형이 알게된다면, 내가 그녀를 갖기 쉬워지는 건가요?
" 우리 아기.... "
" 저.. 펴, 평화씨.... 아기 있잖아요.. "
" 우리 아기 이름은.......... "
아기 이름을 짓겠다고 김칫국부터 마시는 형입니다.
이리저리 머리를 갸우뚱거리며 생각하다가, 어쩌다가...
나와 눈이 마주쳐 버리네요.
" 이름......... 어? 기.. 김정우! "
" (작게) 제길... "
나를 발견한 형은, 급하게 차에서 내립니다.
내 이름을 듣고 누워있던 그녀도 몸을 일으켜, 믿을수 없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봅니다. 나는 그녀에게 메롱을 했습니다.
곧 형이 나와서 내 앞으로 왔습니다.
" 뭐야, 아직도 안갔어? "
" 차비 꿔줘! "
" 뭐? "
" 차비 꿔주라고. 차비가 없어서, 못갔어. "
" 하.. "
나는 형이 차비를 꿔줘야 한다는게 당연하다는 듯이
뻔뻔하게 소리를 뻥뻥치며, 형에게 손을 내밀었습니다.
형은 당연히 어이없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봅니다.
내 여자를 건들였으니깐, 돈 많이 뜯어갈겁니다.
" 자. 여기 만원.. "
" 만원? 형은 돈도 벌만큼 벌면서, 만원밖에 안줘? "
" 뭐라구? "
" 아 더줘! "
" 집에 간다며.. "
" 생각 바뀌었어! 그냥.. 형 카드 줘. "
" 카드? "
" 내일 또 점심시간에 와서 돌려줄께. "
나는 또 그녀와 만날수 있게 건수를 만들었습니다.
형은 어이없는 표정으로, 지갑에서 카드를 꺼내어 나에게 건내어줍니다.
내가 오늘 얼마나 긁나 두고보자 김평화.
나는 형의 카드를 얌체같이 뺏어서 내 주머니에 넣었습니다.
" 고마워. 열심히 긁을께.. "
" 임마. 내가 얼마나 놀랐는줄 알아? "
" 아.. 그럼 차비가 없는데 어떻하라고!! "
" 소리지르긴.. 청아씨도 놀랐다고. 청아씨 안에 있는 아이도. "
형이 남걱정을 다하다니요.
그러면서, 소리를 지르며 말하는 내게 조용히 하라는 재스츄어를 취하는 형입니다.
우리 형이 이렇게 남걱정하고, 매너있는 남자였던가요.
아닙니다. 그러는 척일 뿐입니다.
" 아이? "
" 응. 청아씨 뱃속에 지금 아이가... "
" 임신 아니던데. "
" ....뭐? "
" 임신아니라구. 그럼 나 간다. "
나는 형을 놀리고 싶었을 뿐입니다.
아니, 그녀가 형의 아이를 가지지 않았다면 내가 그녀를 사수하기
쉬울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형에게 말한 뒤, 멀어졌습니다.
뒤에서 형이 자세히 묻기 위해 날 부르는것 같았지만
나는 들리지 않은척 꿋꿋히 앞만 보고 걸어갔습니다. 좀 많이... 통쾌합니다.
" 임...신이 아니라구? "
정우의 말에, 나는 굳은듯 서 있었죠.
그런 내가 걱정이라도 된듯이, 차 안에서 그녀가 나옵니다.
" 평화씨... 왜.. 그래요? "
" ........야?.. "
" 네? "
" 임신..... 아니야? "
" ............. "
그녀가 날 '어떻게 알았어요' 라는 놀란 표정으로 바라봅니다.
정우녀석이 한 말이 사실이군요.
이러면.. 곤란해지는데. 이러면...... 곤란해진다구요.
내가 그녀를 평생 책임지는 척을 해야되는데. 결혼하기전에.. 헤어지면 어쩌냐구요.
" 사실이군. 가요. "
" 네? 가... 가다뇨? "
아까 그녀에게 다정했던 표정을 찾을수 없는 내 얼굴입니다.
웬지 심각해보이는 나의 모습이라 그런지, 그녀가 약간 겁을 먹은듯 하네요.
내가 그녀의 손목을 잡아 이끌고, 그녀를 차에 강제로 태웠습니다.
내가 왜 이러는지 영문을 모르는 그녀가 차에 타지 않으려고 했거든요.
" 펴.. 평화씨! 왜.... 이러는거예요? "
" 나 지금 화났으니깐, 조용히 해. "
이게 아닌데.. 이렇게 퉁명스럽게 말하면 안되는데.
그녀가 상처받은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가, 고개를 떨구네요.
거칠게 운전을 하던 내가... 내가.... 그런 표정 때문에... 그런 표정때문에..
휴.... 신경쓰일것 같아? 신경 쓸것 같냐구.
끼이익.
거칠게 차를 세웠습니다.
그녀의 표정에 신경쓰지 않겠다던 말.. 사실 신경쓰여요.
아주 많이 신경쓰여요. 갑자기 차를 세운 나 때문에 놀란 그녀입니다.
" 도.. 도대체 왜 이러는거예요!! "
" 임신이 아니라면서!! "
" 그래요 그게 뭐 어때서요! "
" 내가 왜 화는줄 몰라서 이러는거야? "
" ................ "
" 왜... 왜 그말을 당신아닌, 다른 사람한테 들어야 하는지? "
" ................ "
" .................... "
" 하. 어쨌든.. 잘 된거 아니예요? 임신 안한거. 그거 잘된일 이니냐구요! "
" ..................... "
" 평화씨도 나도. 미래가 창창하잖아요. 그런데 벌써 애라니요.. "
" ...................... "
" 하룻밤 실수로, 그 실수의 책임감으로 인생이 끝나지 않아서 천만다행이잖아요!! "
그녀가 울먹거리며 소리를 지르네요.
울지마. 울지마.. 울지말라고 토닥여주고 싶고, 달래주고 싶은데.
쉽게.. 쉽게..... 그럴수가 없어요.
울고 있는 그녀에게.. 해줄수 있는 말은 이것 뿐이였어요.
" ..실수...... 아니였어. 너란 여자 만나서 연애하고, 키스하고..
데이트하고..... 책임감......... 아니야. "
첫댓글 분위기가 묘하게 흘러가는군요 ~ ㅋㅋ
와~~~어떻게될라나~~ㅋㅋ
난 정우랑 됬으면 좋겠어요~ ㅋㅋㅋㅋㅋ
나두요~!! 동생이랑~!!! ㅋㅋㅋ 마이걸에 나오는 정우랑 이름이 같아욤~!!!^^*
ㅋ 근데 마지막에 한 말은 진심일까요??
이거 점점 알수 없는 미궁속으로 ㅋㅋㅋ 동생이야 형이야+_+ㅋㅋㅋ 다음편도 기대기대 >_<너무 재밋어용 ㅋㅋ
오오 기대감 > < 빨리 다음 편으로 ! !
역시 저는 정우랑 됬으면은 해요 ㅋㅋ
여시 저는 정우랑 됬으면은 해요 ㅋㅋ
평화가 진짜 진심이 된걸까요?
평화 화이팅 ㅋㅋㅋㅋㅋㅋ
평화 화이팅 ㅋㅋㅋㅋㅋㅋ
평화 화이팅 ㅋㅋㅋㅋㅋㅋ
평화 화이팅 ㅋㅋㅋㅋㅋㅋ
평화 화이팅 ㅋㅋㅋㅋㅋㅋ
평화 화이팅 ㅋㅋㅋㅋㅋㅋ
평화 화이팅 ㅋㅋㅋㅋㅋㅋ
평화 화이팅 ㅋㅋㅋㅋㅋㅋ
평화 화이팅 ㅋㅋㅋㅋㅋㅋ
평화 화이팅 ㅋㅋㅋㅋㅋㅋ
평화 & 정우 둘다 퐈이팅
평화 아싸~!
반전은..? ㅋㅋ 평화or정우가 아닌 현우와....ㅡㅡ(유일한남자간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