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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Life-slim life, 문경 고요교회
곱게 물든 단풍길을 달렸다.
여우목 고개로 향하는 그 길이었다.
쭉 가면 소나무 숲이 울창한 당포를 지나고, 최근에 인공호가 생긴 호수마을 갈평을 지나고 중평을 지나고 해발 620m의 여우목 고개를 넘어 경상북도의 북쪽 오지인 동로에 이르는 길이다.
8년 전으로 거슬러, 한 여름 어느 날에, 내 그 길을 따라 걸었었다.
보름 정도에 걸쳐 내 고향땅 문경을 두루 작정하고 걷기로 하고 백화산 자락의 보현정사에서 첫 발걸음을 내디딘 그 첫째 날의 행보였다.
그때는 못 봤던 풍경이 하나 있었다.
해발 961m의 암봉인 성주봉 자락의 숲 속에 숨어있듯 자리 잡은 아담한 교회 하나가 바로 그 풍경이었다.
인연이 되려고 해서였던지, 그 교회 담임이신 임채홍 목사님께서, 두 해 전에 나와 아내가 적을 두고 다니는 대한예수교장로회 서울시민교회에 오셔서 특별예배를 드린 적이 있었다.
그 예배에 발걸음 하지는 못했지만, 우리 고향땅 문경에 같은 교파의 교회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특히 우리 서울시민교회의 담임이신 권오헌 목사님의 초대를 받을 정도라면, 선포하시는 그 말씀도 세상살이에 찌들어 믿음이 박약한 내게, 신앙적으로 큰 도움이 되겠다 싶었다.
그래서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좀 더 나이가 들어 텃밭이 있는 고향땅 문경으로 귀향하게 된다면, 그때 나와 아내가 다녀야 할 교회로, 임 목사님의 문경 고요교회를 마음에 담아두고 있었다.
그 교회를 찾았다.
지난 주일인 2019년 11월 10일의 일이었다.
두 번째의 발걸음이었다.
지난봄에 처음으로 그 교회를 찾았을 때, 신도가 다섯 손가락 안에도 안 들어올 정도로 너무나 빈약한 것을 보고, 여기가 바로 훗날 내 몸과 마을을 담을 곳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래도 틈틈이 정드는 과정이 필요할 것 같았다.
그래서 이날 또 한 번 그 교회를 찾아서 오전 11시부터 시작되는 낮 예배를 드리게 된 것이었다.
임 목사님의 이날 설교는 성경 신약 사도행전 7장 54절로부터 60절까지의 구절을 기초로 하신 것으로, ‘하늘을 우러러 보는 삶’이라는 제목의 말씀 선포를 하셨다.
다음은 그 구절이다.
54 그들이 이 말을 듣고 마음에 찔려 그를 향하여 이를 갈거늘 55 스데반이 성령 충만하여 하늘을 우러러 주목하여 하나님의 영광과 및 예수께서 하나님 우편에 서신 것을 보고 56 말하되 보라 하늘이 열리고 인자가 하나님 우편에 서신 것을 보노라 한 대 57 그들이 큰 소리를 지르며 귀를 막고 일제히 그에게 달려들어 58 성 밖으로 내치고 돌로 칠 새 증인들이 옷을 벗어 사울이라 하는 청년의 발 앞에 두니라 59 그들이 돌로 스데반을 치니 스데반이 부르짖어 이르되 주 예수여 내 영혼을 받으시옵소서 하고 60 무릎을 꿇고 크게 불러 이르되 주여 이 죄를 그들에게 돌리지 마옵소서 이 말을 하고 자니라//
임 목사님은 이날 설교에서, 사람들은 자신들이 좋아하고 사랑하는 곳에 눈길도 가 있고 몸도 가 있기 마련이라고 하시면서, 그래도 마지막 순간에는 그 눈길이 예수께로 향해야 함을 강조하셨다.
그 설교 끝에, 우리 모두 입을 맞추고 마음을 맞추어 찬송가 한 곡을 불렀다.
‘내가 늘 의지하는 예수’라는 제목의 찬송가 86장 찬송이었다.
이렇게 불렀다.
내가 늘 의지하는 예수 나의 상처 입은 심령을
불쌍하게 여기사 위로하여 주시니
미쁘신 나의 좋은 친구
내가 의지하는 예수 나의 사모하는 친구
나의 기도 들으사 응답하여 주시니
미쁘신 나의 좋은 친구
주의 손 의지하고 살 때 나를 해할 자가 없도다
주님 나의 마음을 크게 위로하시니
미쁘신 나의 좋은 친구
내가 요단강 건너가며 맘이 두려워서 떨 때도
주가 인도하시니 어찌 두려워하랴
미쁘신 나의 좋은 친구
이후 천국에 올라가서 모든 성도들과 다 함께
우리들을 구하신 주를 찬양하리라
미쁘신 나의 좋은 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