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님 말씀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게 바로 종심소욕불유구(從心所慾不踰矩)다. 70이 되면 마음이 하자는대로 해도 지나침이 없다는 애기다. 오호라 나도 이제 좀 맘대로 살아도 큰 욕은 안얻어먹겠구나 생각하니 이 얼마나 좋은 말인가. 하지만 하는 짓은 노냥 정도(正道)에 어긋나니 다 내가 불민한 탓이리라. 아니 어찌보면 나이가 들어가면서 모험심이 사라지고 위험부담이 없는 일상적 소소한 일만 손대는 법이니 사실 크게 법도에 어긋날 일도 없으리라.
어찌되었건 이 말은 춤에게 갖다 붙일 수도 있다. 되는대로 춰도 무도(舞道)에 어긋나지 않는다는거다. 춤이란 피차간에 약속(스텝)을 지켜야 부드럽게 돌아간다는 말은 일응 맞는 말이다. 하지만 그 놈의 약속 공부하느라 몇년을 날밤새봐야 허당인 이유가 뭔가. 약속이란 쌍방간에 지켜야 하는데 그게 모두 다른거다. 어찌어찌해서 일년에 단 한명 정도는 그야말로 자기와 발이 착착맞는 사람을 만날 수도 있겠으나 나머지와는 다 버벅댈 수 밖에 없는거다. 또 발이 착착 맞는다 해봐야 자칫 너무 딱딱하고 여유가 없는 춤이 되기도 쉽다.
여기서 너무 약속에 연연하지 말자는 얘기가 나온다. 남자건 여자건 스텝이 엉켜도 풀면 그만이다. 뭉개다 보면 풀어진다. 그걸 참지못해 교과서대로 하려다보면 춤이 더 이상해진다. 잘추려하다가 춤이 춤같지도 않게 되어 버린다. 우리가 배우는 과정에서는 춤의 약속을 익힌다. 하지만 실전에서 그게 통하는가. 아닌 경우가 더 많다. 그걸 피하느라 여자의 수준에 맞춰 추라는 말도 나온다. 이리되면 춤이 너무 평이해진다. 재미가 없어지는거다.
이런 상황을 피하려면 틀리는 걸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이건 남자도 그렇지만 여자 입장에서도 남자와 스텝이 좀 엉키면 어떠랴. 그리 이해하면 되는데 맞았니 틀렸니 하다보면 이게 춤을 추는건지 시험을 보는건지 모를 지경이 되고 만다. 남자들은 여자의 평가에 강박관념이 있다. 그래서 빡시게 공부해서 면피하려고 하는데 결과는 너무 여유가 없는 춤이 되고 만다. 100이면 100 다 그렇다. 꼭 뭐에 쫒기는 사람같다. 이건 유튜브나 아니면 TV방송에 나오는 춤이나 다 마찬가지다.
좌우지당간 틀리는 걸 두려워하지 말자. 또 틀리는걸 당연하게 이해해 주자. 사실 춤하고 발이 착착맞는거와는 관계가 없는 일이다. 맞으면 어떻고 좀 틀리면 어떤가. 우리가 추는 춤이 너무 쫒기 듯 흘러가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이걸 이해해 줄 사람은 파트너 뿐이다. 아니면 맘씨 넉넉한 아지매든가. 그렇지 않아도 각박한 인생 춤이라도 좀 맘편하고 여유있게 춰보자.
첫댓글 잼있게 보고 갑니다 감사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