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3주일(교황주일)
누가 내 옷에 손을 대었느냐?
오소서 성령님! 새로 나게 하소서!
더워지는 날씨에 건강 잘 챙기며 지내고 계신가요?
자칫 더위에 시달리다 보면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새로운 계명 즉,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라는 말씀을
잘 실천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몸의 건강도 챙기면서 우리 영혼의 건강도
‘사랑’이라는 영약을 통해 잘 챙기셨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교황 주일을 맞아
모든 그리스도인이 하느님의 뜻을 더 잘 알고 실천할 수 있도록 애쓰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을 위해 기도하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예수님을 믿고 있다고 말하는 이들은 참으로 많습니다. 그러나 그들 중에
예수님을 믿고 있기에 예수님께 적극적으로 구원의 손을 뻗는 이는 얼마나 될까요?
스스로의 힘으로 이 모든 것을 이겨낼 수 있고, 극복할 수 있다고 믿고 있고,
하느님 없이도 충분히 잘 살 수 있다고 믿으며 살아가고 있는 이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만일 내가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면, 입으로는 고백하고 있으나
몸으로는 정반대의 삶을 살고 있다면 회개하고 돌아서야 할 것입니다.
하혈 병을 앓고 있던 여인처럼 예수님만이 나를 구원해 주실 것이고,
나의 아픔을 치유해 주실 것이고, 그분만이 나의 유일한 희망이신 분임을 믿고,
‘그분의 옷에 손을 대기만 하여도 구원을 받겠지.’라는 믿음으로
예수님께 손을 뻗는다면 예수님께서는 분명 그렇게 이루어 주실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진정으로 믿는 ‘신앙인’이 되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은 여러 해 동안 병을 가지고 있던 여인이
예수님을 통해 구원되는 사건을 우리에게 들려줍니다.
또한 많은 본당에서는 말씀 전례를 통해 이 사건을 선포합니다.
이 복음의 말씀이 과거의 일이 아닌 지금이라는 시간 안에서
우리에게 이루어지는 놀라운 기적의 사건이 되어야 합니다.
이 구원의 시간이 매일 이루어지기 위해
오늘도 예수님께 손을 뻗어 그분의 옷에 손을 대어봅시다.
그러면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이렇게 말씀해 주실 것입니다.
“아들아, 딸아.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평안히 가거라.
그리고 병에서 벗어나 건강해져라.”
글 : 姜大元 Zachary 神父 – 대전교구
하느님의 종들의 종
「교황청 연감(Annuario Pontificio)」에 따른 교황의 공식 호칭.
1. 로마의 주교(Bishop of Rome)
2. 예수 그리스도의 대리자(Vicar of Jesus Christ)
3. 사도들의 으뜸 후계자(Successor of the Prince of the Apostles)
4. 보편교회의 최고 대사제(Supreme Pontiff of the Universal Church)
5. 이탈리아 교회의 수석 주교(Primate of Italy)
6. 로마관구의 관구장 대주교(Archbishop and Metropolitan of the Roman Province)
7. 바티칸 시국의 원수(Sovereign of the Vatican City State)
8. 하느님의 종들의 종 (Servant of the servants of God)
교황을 수식하는 각각의 호칭은
오랜 역사를 자랑하고,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제게 깊은 인상을 남긴 것은 마지막으로 열거된 여덟 번째 호칭입니다.
세상의 눈으로 볼 때 교황은 ‘바티칸 시국의 원수’,
‘가톨릭교회의 최고 지도자’와 같은 명예와 권력의 정점에 계신 분일지 모르지만,
신앙의 눈으로 본다면 교황은 명예와 권력의 자리가 아니라,
하느님의 양들을 이끌고 섬겨야 하는 가장 낮은 자리에 계신 분입니다.
“사람의 아들도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고,
또 많은 이들의 몸값으로 자기 목숨을 바치러 왔다”(마태 20,28).
예수님의 말씀을 지키기 위해 교황님께서는 끊임없이 기도하십니다.
교회를 위해, 그리스도교 신자들을 위해,
환난과 고통 중에 있는 이들을 위해, 세상을 위해 기도하십니다.
지난, 주님 승천 대축일,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칙서
「“희망은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않습니다.”(Spes Non Confundit)」를 통해
2025년 희년을 공식 선포하셨습니다. 교황님께서는
“너무나 많은 절망으로 가득 찬 세상 사람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그리스도에게 우리의 마음을 올려 드리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또한, 어떠한 경우에서도 우리의 마음이 두려움과 어둠이 아니라,
진실과 선, 아름다움과 빛으로 가득 차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셨습니다.
교회는 언제, 어디에서나 그리스도를 우리의 희망으로 선포해야 하는 사명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그 최선봉에 서 계시는 분이 바로 교황이십니다.
권력과 명예가 아니라,
희망과 복음을 위해 가장 낮은 곳, 가장 뒷자리에 머물러 계십니다.
자비로우신 하느님 아버지께서
프란치스코 교황님께 지치지 않는 열정과 희망을 내려 주시기를 청합니다.
교황 주일을 맞는 오늘,
무거운 십자가를 지고 가시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을 위해 모두 함께 기도합시다.
글 : 千相寧 Pius 神父 – 수원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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