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 기도)
주님,
새 날을 주시니 감사합니다.
말씀 앞에 나아갑니다.
저의 부정성과 교만함을 십자가에 못 박습니다.
날마다 보혈의 은혜가 필요한 불쌍한 존재가
오늘도 십자가를 붙잡으니 주님의 보혈로 덮어 주옵소서.
정결케 하옵소서.
성령님, 말씀을 조명하여 주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본문)
1. 이삭이 야곱을 불러 그에게 축복하고 또 당부하여 이르되 너는 가나안 사람의 딸들 중에서 아내를 맞이하지 말고
2. 일어나 밧단아람으로 가서 네 외조부 브두엘의 집에 이르러 거기서 네 외삼촌 라반의 딸 중에서 아내를 맞이하라
3. 전능하신 하나님이 네게 복을 주시어 네가 생육하고 번성하게 하여 네가 여러 족속을 이루게 하시고
4. 아브라함에게 허락하신 복을 네게 주시되 너와 너와 함께 네 자손에게도 주사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주신 땅 곧 네가 거류하는 땅을 네가 차지하게 하시기를 원하노라
5. 이에 이삭이 야곱을 보내매 그가 밧단아람으로 가서 라반에게 이르렀으니 라반은 아람 사람 브두엘의 아들이요 야곱과 에서의 어머니 리브가의 오라비더라
6. 에서가 본즉 이삭이 야곱에게 축복하고 그를 밧단아람으로 보내어 거기서 아내를 맞이하게 하였고 또 그에게 축복하고 명하기를 너는 가나안 사람의 딸들 중에서 아내를 맞이하지 말라 하였고
7. 또 야곱이 부모의 명을 따라 밧단아람으로 갔으며
8. 에서가 또 본즉 가나안 사람의 딸들이 그의 아버지 이삭을 기쁘게 하지 못하는지라
9. 이에 에서가 이스마엘에게 가서 그 본처들 외에 아브라함의 아들 이스마엘의 딸이요 느바욧의 누이인 마할랏을 아내로 맞이하였더라
(본문 주해)
1~5절 : 야곱을 죽이겠다는 에서의 속마음을 리브가가 알게 되었다. 리브가는 결혼을 빌미로 야곱을 자기의 친정으로 보내도록 불안한 마음으로 이삭에게 요청한다.
이에 이삭이 야곱을 불러 다시 축복을 한다. 전에는 에서인 줄 알고 축복했지만 이제는 야곱에게 축복을 하는 것이다
그 내용은 아브라함에게 허락하신 그 복을 야곱이 받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하나님의 언약의 전달이 아브라함, 이삭, 야곱으로 이어지게 된다.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허락하신 복을 너와 네 자손에게도 주셔서, 네가 지금 나그네살이를 하고 있는 이 땅,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주신 이 땅을, 네가 유산으로 받을 수 있도록 해주시기를 바란다”(4절, 새번역)
이렇게 야곱은 집을 떠나 외삼촌 라반의 집으로 가게 된다.
6~9절 : 야곱이 집을 떠나게 된 것은 에서의 원한과 살의 때문이었지만, 겉으로는 ‘경건한 결혼’이라는 미명으로 포장된 것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에서는 가나안 사람의 딸들과 결혼한 것이 부모를 기쁘시게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역시 부모님과 상의 없이, 아버지의 배다른 형인 이스마엘의 딸 가운데 마할랏을 아내로 삼는다.
이스마엘은 아브라함의 육적인 아들일 뿐인데, 영적인 감각이 없고 신중하지 못한 에서는 그렇게 비슷하게라도 흉내를 내어서 이삭의 축복을 받고 싶었던 것이다.
(나의 묵상)
야곱은 형의 살기등등한 분노를 피해 집을 떠나 외삼촌 라반의 집으로 가게 됨으로 하나님의 언약 안으로 점점 들어가는 삶을 살게 된다.
아버지 이삭의 그늘 아래서 부하고 곱게 지내던 야곱이 외삼촌 집에서 막노동에 시달리면서 두 아내를 얻게 되고, 그들의 시기 질투로 또 두 다른 두 아내를 얻는다. 네 명의 아내를 통해 열두 명의 아들을 낳음으로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대로, 별처럼 모래처럼 번성할 후손을 자기도 모르게 준비하는 자가 된 것이다.
에서는 아버지 곁에 남아 아버지 마음에 들고자 또 어리석은 결혼을 함으로 점점 하나님의 뜻에서 멀어진다.
야곱과 에서의 길이 이렇게 갈라진다.
그들이 서로 몸으로 서로 떠나 살게 되는 의미를 넘어서, 소위 ‘라인’이 달라지는 삶을 살게 되는 것이다.
하늘의 라인과 땅의 라인이요, 생명의 라인과 죽음의 라인인 것이다.
나는 죽음의 라인으로 태어난 존재이다.
그런데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오직 은혜로-하나님께서 에서가 아니라, 야곱을 택하신 것처럼-죽음의 라인에서 생명의 라인으로 옮겨주셨다.
그것은 창세전 하나님 아버지의 약속대로 영생을 주시기 위해 이 땅에 오셔서 십자가에 달려 죽으신 예수님을 믿게 된 것이다.
이 믿음은 내가 믿으려고 노력해서 된 것이 아니라, 성령님께서 믿어지게 하신 것이니, 오직 은혜의 선물임이 틀림없다.
내게 이 믿음을 주신 주님께서 오늘 이후 펼쳐질 파란만장한 야곱의 생애를 보게 하심으로 하나님께서 어떻게 당신의 언약을 이루어 가시는가를 찬찬히 보게 하실 것이다.
아브라함으로 시작하여 이삭을 지나 야곱의 시대로 접어든다.
과거에 그저 흥미진진한 구약의 이야기로 대하던 말씀에서 하나님의 언약의 흐름을 보게 되고, 드디어 예수 그리스도께로 이어지는 생명의 물줄기를 밝히 볼 뿐만 아니라, 그 생수를 마시는 자로 살아가게 되니 늘 감사와 감격이 넘친다.
생명의 말씀은, 이스마엘의 딸을 아내로 취하는 것이 진리로 행하는 것이 아니라, 진리인 척 흉내 내는 것일 뿐이라는 것을 분명히 알게 한다.
그래서 흉내라도 내어 복을 받아볼까 하는 더러운 마음을 십자가에 못 박고, 정결한 마음으로 이 땅을 나그네와 외국인으로 살아가게 한다. 나의 진정한 본향인 하나님 나라를 향하여 길을 떠나는 삶을 살게 되니, 야곱에게는 미안하지만 그의 파란만장한 삶을 기대하는 마음이 된다.
그것은 하나님의 언약의 물줄기가 어떻게 굽이치는가를 보는 즐거움이요, 내게 약속하신 주님의 언약을 확인하는 기쁨이기 때문이다.
(묵상 기도)
주님,
언약을 따라서 흐르는 인생들을 보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그 도도한 물줄기에 저 같은 자도 실어 주시니 감사합니다.
이 땅 가운데서 부대끼며 살아가지만
날마다 말씀의 생수를 마시게 하셔서
흐릿한 눈을 맑아지게 하시고
연약한 팔과 무릎을 세우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진리를 흉내 내는 자가 아니라,
진정 진리 안에 살게 하옵소서.
주님의 십자가에 연합되어 살아가게 하옵소서.
받은 은혜가 넘치건만
부끄러움이 많은 인생이오니 긍휼히 여겨 주옵소서.
성령님, 의지합니다.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