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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대설주의보/ 이종형
시너먼 추천 0 조회 4 24.01.23 06:02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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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작성자 24.01.23 06:09

    첫댓글 대설주의보/ 이종형

    사흘 눈이 내리고
    나흘 갇혀 지냈다.

    발을 버리고 바퀴에 의지한 지 오래라
    굵은 쇠사슬 없이는 꼼짝하지 못했다.

    해가 바뀌었다지만
    마스크 낀 얼굴들을 분간할 수 없는
    바깥세계는 여전히 그대로일 것이므로
    궁금한 것이 하나도 없어서
    마음이 놓였다.
    폭설을 핑계 삼아
    모든 약속은 뒤로 미루기만 하면
    충분했으므로
    그것도 안심이 되었다.

    저 눈길을 헤치고
    점집에 다녀온다던 애인은
    어떤 점괘를 받고 돌아왔을까
    궁금한 것은 그것 하나뿐이었다.

    사흘 눈이 내리고
    나흘을 기쁘게 갇혀 있는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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