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6/22 23:10
◇ 롯데 0-5 LG (6회 강우콜드게임·잠실)
전날까지 상대전적 1승1무6패의 절대 열세에 있던 롯데는 '쌍둥이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거인'의 모습을 보이며 또 맥없이 주저앉았다. LG의 공격력이 뛰어났다기보다 롯데는 깔끔하지 못한 수비로 스스로 무너졌다.
1회초 1사 1·2루 찬스를 페레즈의 병살타로 날려버린 롯데는 1회말 수비에서 어이없는 실책으로 선취점을 헌납했다. 2사 3루서 박용택은 평범한 내야땅볼을 때렸지만 유격수 박기혁이 포구한 뒤 글러브에서 공을 빼다 빠뜨리고 말았다. 그 사이 3루주자 이병규는 여유있게 홈을 밟았다.
LG가 2회말 이병규의 중전 적시타로 한점을 더 달아나 2-0 스코어가 계속되던 5회말. 롯데 수비진은 또다시 허술한 플레이로 대량실점을 하며 상대를 도왔다. 2사후 박경수 최동수의 연속안타와 박용택의 볼넷으로 맞은 만루 위기. 다음 타자 김재현은 1·2루간을 가르는 땅볼 타구를 때렸다. 볼은 베이스쪽에 치우쳐 수비를 하던 1루수 김주찬의 글러브에 맞고 우중간으로 흘렀다.
3루주자 박경수와 2루주자 최동수는 홈에서 세이프.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우익수 손인호로부터 볼을 중계받은 2루수 박남섭이 타자 주자에 신경을 쓰며 주춤하는 사이 1루주자 박용택이 쏜살같이 홈까지 뛰어들었다.
하늘도 롯데를 외면했다. 상대 선발 이승호에게 막혀 6회초까지 산발 2안타에 그치며 힘을 쓰지 못하던 롯데는 중반 이후 반전을 노렸지만 6회말 갑자기 굵어진 빗줄기 탓에 강우콜드게임이 선언돼 따라갈 기회조차 잡지 못했다.
▲ 시즌 2호 통산 33호 강우콜드게임
▲ LG 이승호, 최근 3연패 끝
▲ 롯데 장원준, 최근 3연패 및 LG전 3연패
▲ LG, 롯데전 4연승 및 잠실 4연패 끝
▲ 롯데, 원정 4연패
● LG 이승호
휴식으로 재충전을 한 것이 도움이 됐다. 개인적으로 최근 3연패를 해 마음이 무거웠는데 오늘은 볼끝이 좋았다. 팀에 보탬이 돼 기쁘다.
[잠실백스톱] 야구잘하면 양주라도 뿌릴텐데
롯데 윤학길 투수코치(43)는 22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3루측 불펜 마운드를 고르다 마음이 편치 않은 듯 "요즘 선수들은 너무 약하다"며 넋두리를 늘어놓았다. "툭하면 아프다는데 정말 속상하다. 예전 우리 현역 때의 근성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아쉬움을 털어놓았다.
이달 들어 팀이 급격히 하락세를 보이며 꼴찌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데다 믿었던 마운드마저 잦은 부상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꾸리기 어려울 정도가 됐으니 투수코치인 그의 마음이 편할 리 없었다. 특히 현역 시절 프로통산 최다인 100완투(74완투승)의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갖고 있는 그이기에 근성이 부족한 선수들에 대한 아쉬움이 더 클 듯했다.
이런 저런 얘기를 하던 그는 갑자기 입맛을 다시며 "시즌 초 고사 지낼 때 마운드에 막걸리 많이 뿌렸는데 정성이 부족했나"라며 투수진이 부진한 이유를 엉뚱한 곳에서 찾았다. 그러면서 덧붙인 말. "야구만 잘한다면 양주를 댓병이라도 뿌릴 텐데…."
[잠실] 김도헌 기자
첫댓글 왜 엘지 홈 롯데전 7연승은 없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