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추에는 만취
다선 김승호
아프다는 것은 서글픔이다
비 내리듯 떨어지는 은행 단풍이
소리 내어 운다
길은 차가 아닌
두 다리로 걸었으면
그만큼의 여유가 빛을 바라간다
떨어지는 낙엽에 힘겨울
우리 아버지들을 생각하니 힘겹다
도로변 한쪽 구탱이 떨어진
낙엽처럼 나도 걸 터 앉아 보니
삶이 노란색 단풍처럼 물드더이다
화톳불 켜진 옛 우리들의 집은
군밤과 고구마가 타 닥이며
장단을 맞추어 줄타면
고운 가락이 이방 저방 울림으로
따라 퍼지고 식어 버린 애정도
그림자 따라 익어가는 밤
잘 지내라고
잘 모르는 이에게 살며시
미소 띠면서도 나 자신에게
미소 짓지 못한 미안함으로
취하는 시월의 마지막 날을
보내고 맞이하는 아침
가을이 미소 짓고 있습니다.
2023. 11. 01.
첫댓글 좋은글~
감사합니다 👏 👏
오늘도 행복하세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