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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5일 / 사순절 4일 토요일 때가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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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5일 / 사순절 4일 토요일 때가 찼다
요한이 잡힌 뒤에, 예수께서 갈릴리에 오셔서 하나님의 복음을 선포하셨다. “때가 찼다.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여라. 복음을 믿어라.”(막 1:14-15)
만약 지금 기독교인들이 이 땅에서 하나님 나라로 고스란히 옮겨 간다면, 하나님 나라는 어떻게 될까요? 그 하나님 나라는 미움도 다툼도 없고 사랑과 평화만 가득한, 그래서 정말 살맛나는 그런 나라가 될 수 있을까요? 아니면 여전히 이 세상과 똑같은, 아니 더 못지 않게 살벌하고 살맛나지 않는 그런 나라가 될까요?
마가복음 1장 15절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 말씀은 예수님이 갈릴리에 오셔서 가르치신 첫 말씀입니다. 이 말씀은 마가복음을 향도하는 말씀이며, 마가복음을 요약하는 주제와 같은 말씀입니다. 이 말씀 한 마디 한 마디를 깊이 새겨 봅시다.
‘때가 찼다.’ 예수님의 첫 말씀입니다. 무슨 말입니까? 여기서 ‘때’는 일상적으로 흘러가는, 그 길이를 계산할 수 있는 그런 양적인 시간이 아닙니다. ‘카이로스’입니다. 카이로스는 결정적이고 중요한 의미가 있는 그런 질적인 시간을 말합니다. 어쩌면 생사가 걸려있는 그런 시간 말입니다. ‘찼다’는 말은 잔에 물을 부을 때 잔이 가득 차서 넘치기 직전까지 이른 상태를 가리킵니다. 넘치기 시작할 순간, 폭발할 바로 그 순간입니다. 그러므로 ‘때가 찼다’는 말은 참으로 중요한고 긴박한, 놓쳐서는 안 되는 그런 시점에 이르렀다는 말입니다. 결단이 필요합니다. 더 이상 미루어서는 안됩니다. 바로 지금입니다!
“하나님 나라가 가까이 왔다.” 예수님의 두 번째 말씀입니다. 그렇습니다. 그토록 중요한 그 ‘때’는 바로 하나님 나라가 임박한 때입니다. 여기서 ‘가까이 왔다’, ‘박두했다’고 번역한 그리스말 ‘엥기켄’은 밖에서 가까이 다가오는 것뿐 아니라, 안에서 막 태동하는 것을 가리킵니다. 마치 다 부화한 병아리가 막 껍질을 깨고 나오는 것과 같습니다. 하나님 나라는 예수님과 함께 이미 태동했다는 말입니다. 더 이상 하나님 나라를 기다리고 주저앉아 있을 까닭이 없습니다. 예수님은 말씀하셨습니다. “보아라, 하나님의 나라는 너희 가운데 있다!”(눅 17:21)
어찌 해야 하겠습니까? 때가 차서 하나님 나라가 태동하고 있다면, 시작되었다면, 무엇부터 해야 할까요? ‘회개하라!’ 그렇습니다. 먼저 회개해야 합니다. 세상에 속한 이대로의 모습으로 하나님 나라에 들어갈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하나님 나라에서 필요 없을 것들을 버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우리의 삶의 방향을 180도 전환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복음을 믿어라.” 복음이란 기쁜 소식입니다. 거지인 줄 알고 빌어먹던 사람이 자신이 왕자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 얼마나 기쁘겠습니까? 자신이 이 세상에 속한 줄 알고 살아가는, 자신이 죄와 어둠의 자식들인 줄 알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너희는 하나님의 자녀다. 너희가 하나님 나라의 주인이다”라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이것이 복음입니다. 이 복음을 믿는 자들은 이제 더 이상 어둠의 자식도 제국의 신민도 아닙니다. 하나님의 자녀고 하나님의 백성입니다. 이제 어찌해야 하겠습니까? 이제는 좀 낡은 것들을 털어버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제는 우리도 하나님의 자녀답게, 하나님 나라 백성답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찬송 449장 예수 따라가며
기도
은혜로우신 주님, 우리에게 하나님 나라의 소망을 주시니 감사합니다. 우리가 하나님 나라의 백성으로서 날마다 기뻐하고 감사하며, 힘차게 살아가도록 함께하여 주옵소서. 아멘.
(마가복음과 함께 하는 사순절 묵상집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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