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무언에 대해 희망하고자 하는가. 누가 나를 진심으로 위해주고 있는가. 장차 우리의 앞길은 어떻게 될까. 누가 나를 인도하고 지도하며 아껴줄 것 인가. 곰곰이 생각해도 그 답은 나오지 않았다. 그래, 난 내 스스로를 인도해야하고 지도해야하며 보살펴야한다. 그 누구도 나의 삶을 대신 살아주지 않고 그 누구도 나를 위하여 희생하지 않을 것이니 내가 나를 보호할 수 있는 힘을 가져야한다. 나의 힘을! 나의 힘을! 나의 힘을!
-“여보세요? 여보세요?”
“아, 미안해. 잠시 뭐 좀 한다고.”
-“아, 그래, 내가 어디까지 이야기했더라?”
“아니, 나중에 통화하자. 끊을게.”
-“어? 야, 이것만큼 중요한 이야긴 없다고!”
호흡, 호흡, 숨을 쉬는 자. 영혼이 썩어버린 자. 칠 년이란 시간동안 썩고 썩어버린 고인물속에서 살아온 존재. 가치의 미개함. 불변의 이치. 존재적인 가치. 무언의 압력. 거세진 반항. 정신 병원에 있지 않는 걸로도 감사히 여겨야겠군.
“오, 하나님. 부디 어린 양을 보살펴주세요.”
아차, 하나님은 존재하지 않아. 보호해주지도 않아. 나의 힘을 가져야 해. 나의 힘을, 나의 힘을!
“자, 이제부터가 시작이야.”
“…”
“전 할 수 있어요.”
“그래, 조건이…”
“나의 힘을 주세요!”
“…”
그 아이가 나와 거래를 하자고 했을 때부터 뭔가가 꼬였다는 생각을 하였다. 하지만 그 때엔 그것보다도 나의 쾌락이 더욱 더 중요했다. 시간을 돌릴 수 있다면 그 때로 돌리고 싶다. 내가 만약 그때 그 아이의 부탁을 거절했더라면 이런 일이 일어나진 않았을 것이다. 아, 모든 것이 나의 탓이란 말인가? 그 전의 그 아이는 도화지 같은 아이였다. 새하얗고, 물감 따위가 떨어지면 그것으로 번질 것 같아 아슬아슬한 아이, 감정이 있다는 인간들은 모두가 다 관심을 가질만한 아이. 하지만, 이젠 그 아이가 아니다.
“네가 말하는 힘이 무엇이지?”
“권력이요.”
아아, 고작 일곱 살인 아이가 권력의 맛을 안다는 것은 얼마나 안타깝고 슬픈 일인지 모른다. 하지만, 그 아이에게는 권력이 필요했었다.
“좋다. 많이 아파도…”
“권력을 잡아 삶을 살아가기 위한 미개의 존재에게 있어서 육체적 고통은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렇지 않나요?”
일곱 살의 어린나이에, 그 아이는 너무 많은 것을 알고 있었고 너무 많은 것을 바랬었다. 그것이 그 아이에게 화근이였던 것이라고 자기합리화를 하는 내 모습을 보자니 한심하기 그지없었다. 니가 그 아일 그렇게 만들었어.
“아아아악! 제발, 제발 그러지 마세요! 제발!”
자존심 센 그 여자가 나의 밑에서 무릎을 꿇고 자신의 아이를 어떻게든 지켜보려고 했던 어미의 마음을 부셔버린 것도 그 때의 나였고, 그 아이를 이렇게 변화시킨것도 그 때의 나다. 잊지 말자, 잊지 말자, 잊지 말자….
“엄마, 울지마. 난 행복할거야.”
어미의 마음을 웃으며 달래던 그 아이의 모습에선 이미 창녀의 모습을 띄고있었다, 일곱 살짜리 아이가. ‘시간이 흐르면 괜찮을거야. 곧, 이 아이로부터 쾌락을 받아낼건데, 뭐.’ 썩어빠진 생각들.
뜨거운 숨결이 나를 감싸고 더러운 손길이 여기저기 훑었다. 오빠가 했던 말과는 달랐다. 아프다기보단 기분이 더 좋아지고 있으니까.
“헉, 헉, 헉.”
아저씨의 얼굴에선 이미 땀이 송글송글 맺혔다. 왜지? 돈으로 보여야 할 아저씨의 땀방울이 마치 오랫동안 고여서 썩고 썩은 물과 같이 보인다. 더럽다. 추악하다. 비열하다. 그의 과거. 나의 현재. 모든 것이 다 엉망이다.
“끄아아악!”
한순간의 고통이 밀려왔다. 방심을 했던 것이다. 기분이 좋았기에 가만히 있었는데. 지금 나에겐 이 상황을 해독할 머리마저 없었다. 너무 아프다. 아프다. 엄마… 아빠 없는 딸이라고 무시받지 않길 원하셨던 나의 엄마, 이제 곧 행복하게 해 드릴게요. 엄마는 고생을 너무 많이 하셨잖아요. 하나 뿐인 딸이 외로움에 죽어가고 있을 때도 엄마는 남자들과 어울렸다는 것 쯤은 오빠를 통해서 잘 알고있답니다. 이제, 구속받지 않는 엄마가 될 수 있게 도와드릴게요. 백지장. 모든 게 다 엉뚱하고, 미묘한 것의 투성이였다. 그것이 형태였다.
“내가 지어낸 허술한 삼류 소설 따위가 아닙니다. 이것은 분명한 나의 삶이였고, 그렇게 살아왔던 나를 저주하는 뜻에서 쓴 소설입니다. 내가 더럽게 살았다고 나를 무시하지 마십시요. 날 쓰레기 취급하지 마십시요. 난 쓰레기가 아닙니다. 오히려, 쓰레기는 당신들이지요. 썩어빠진 뇌, 휴머니즘, 자아 따위에 대한 모든 것의 진실일 뿐이니까요!”
“이 것이 그녀가 말해준 그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입니다.”
“…”
그녀의 이야기를 들려준 후로는 침묵이 작용했다. 모두가 깨달은 것이다. 그녀의 이야기가 무엇을 남겼는지. 우주의 구조가 뒤틀려있고, 그 원인이 바로 가증과 혼합의 형태란 것을 느끼는 것이다. 우리는 이제서야 알아냈다, 그녀가 시간을 넘나들며 말하고자 한 것은 작고도 큰 이야기라는 것을.
능력
☞☜
쵠동고 [우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전 소설을 되게 못씁니다. 잘 쓰는걸로 따지자면, 쵠동고님이 더 즐쓰시죠^ㅇ^뭐, 그런 과찬을.ㅋㅋㅋㅋㅋ;; ]
어다 [하하하하, 그렇게 말씀하시지 마세요~ 원래, 그 소설 컨셉이 '이해불가능적인 공포'거든요! 캬캬캬! 허허허허. 죄송합니다. 편집할까요? 이람서~ㅋㅋ; 봐주셔서 감사감사~!]
아,뭐역시. 이번소설의 컨셉역시 복잡하군요.=_= 뭐, 내가쓰는게 뭐 다 복잡에서 복잡이지만. [<-...]
아! 이 소설은, '능력'과 마찬가지로 '이해불가'입니다^ㅇ^물론, 처음의 주제컨셉은 걍, '복잡함의 한계'였는데, 이리, 저리 하다보니 이렇게 까지 되버렸네요. 아, 나몰라나몰라나몰라, 패밀리! 후~ 이람서.ㅋㅋㅋ; 여기까지 봐주신분들 쌩유쌩유했습니다^ㅇ^ 하지만~!! 리플 남겨주면 더 쌩유한다는거~! ㅋㅋㅋ;
PS[이거,은근히 다시 또 보니까 네코웩피아랑비슷하다.ㄷㄷㄷ <네코웩피아:간접홍보방지용으로책제목수정>
첫댓글 정말, 이해할 수 없는 공포랄까요- 정말 잘쓰시는걸요. 저 개친애딩님 팬이 될 것 같아요(울먹)
ㄱ=.......과찬이시래니깐요,
잘썼다^.^! 물론 내머리로썬 이해할수가없어서 몇번이고다시읽었지롱^.^
ㅋㅋ응; 봐저서고마어^ㅇ^
애딩치의 소설을 ,,어딘지모르게 신비함이 묻어나는거 같애요 ...
ㄱ-!! 전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