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 밖으로 아직 제 모습을 찾지못한 빌딩들이 어둠속에서 고개를 숙이고 서 있다. 마찬가지로 어둠을 방패 삼아 의자 깊숙이 몸을 숨기고 있는 찬혁 역시 제 모습을 찾지 못하고 있다. 조만간 태양이 떠오르면 제 모습을 찾은 주위의 모든것들이 새로운 하루를 준비하기 위한 기지개를 켤 것이다. 찬혁 역시 조금 후엔 그 무리속으로 들어가야만 한다. 정리하지 못한 생각따위는 상관없이 또 그렇게 습관적으로 바쁜 하루가 이어질것이다. 하지만 아직은 그들과 동조하고 싶지가 않다. 아니, 동조해도 될지 의문이다.
밑도끝도 없이 해외 파견 연수프로그램에 왜 자신의 이름이 거론된건지도 모른채 그저 그것이 자신의 능력이라 오만방자한 생각을 했다. 자신의 이름이 그 명단에 올랐다는 건 하연의 아버지, 정 회장이 찬혁의 존재를 알고 있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도현과의 선 자리로 하연을 내보냈다는 건 자신의 존재를 철저히 무시하고 하연의 옆에서 치워버리고 싶다는 뜻이리라. 해외 파견 연수는 기회가 아닌 하연의 곁에서 사라져주는 댓가인셈이다. 단 몇달간의 연애 댓가치고는 꽤 괜찮은 보상이다. 하지만 몰랐으면 모를까 모든 걸 다 알아버린 지금 모른척 눈 감고 그 보상을 받아들일순 없다. 여자를 등에 업고 신분 상승을 노리는 파렴치한으로 몰리고 싶은 마음은 손톱만큼도 없는 그였다. 아무리 그 여자가 자신의 심장을 도려내 줘도 좋을만큼 사랑한다고 하더라도, 마지막 남은 자존심까지 바닥을 드러내 보이고 싶지는 않다.
찬혁은 절망적으로 자신을 바라보던 하연의 눈빛을 떠올렸다. 그렇게 밖에 할수없었던 자신을 이해해달라는 그 눈빛, 그 눈빛...
자신의 침대에 누워있던 하연은 그저 사랑스러운 한 여자일뿐이었는데.
자신의 방 천정에 줄지어 선 석가래를 좋아하고 빗물 받이 돌절구를 좋아하고 시장통 번데기를 좋아하던 한 여자, 보잘것 없는 반지 하나에 기뻐해주던 그런 여자였는데, 그런 여자가 유일 그룹 정 회장의 외동딸이라니, 유일 그룹의 유일한 후계자라니,
도무지 믿어지지가 않는다. 그저 작은 사업을 하는 부모 밑에서 그저 큰 고생없이 자라 재혼하려는 아버지와 의견 충동로 나와 사는 그런 여자라 생각했는데......
찬혁은 머리를 감싸고 있던 두 손으로 탕!하고 책상을 내려쳤다. 제기럴!!!!
왜 이렇게 화가 나는 걸까? 단지 해외 파견 연수로 자신이 무시당하고 하연의 곁에서 치워지길 바라는 존재로 전략해버려 화가 나는 걸까? 하연은 다른 여자들과 다를바없는 그저 한 여자일 뿐이다. 처음으로 사랑하게 된 여자.........하지만
찬혁은 생각하고 또 생각을 하고 있지만, 점점 초라해지는 자신이 느껴졌다. 부모님이 돌아가셨을때도, 장학금을 놓쳐 도현이 놈에게 학비를 신세졌을때도 지금처럼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지진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찬혁의 머릿속은 내내 복잡하기만 하다.
똑! 똑!
깊이 생각에 잠겨있던 그는 갑작스런 소리에 흠짓 눈을 들었다. 책상을 두드려 그의 주의를 끈 사람은 다름 아닌 정 회장이었다. 뜻밖의 정 회장의 모습에 찬혁은 당황스럽게 자리에서 일어나 형식적으로 나마 고개를 숙였다. 하필 이런때 정 회장을 만나다니, 타이밍 한번 기가 막힌다. 그의 생각을 읽기라도 하는듯 정 회장은 찬혁의 인사를 눈으로 받으며 밝아오는 창가로 천천히 걸어며 책상에 놓인 명판을 내려다보았다.
"강 찬혁 팀장."
찬혁은 정 회장이 보던 보지않던 상관없이 가볍게 고개만 끄덕일뿐 별다른 대답을 하지 않았다. 다만 그 전에 먼 발치에서 정 회장을 봤을때 느꼈던 흥분이 이젠 적개심으로 변해있다는걸 느끼고 있었다.
"일찍 출근을 한건가 아님 아직 퇴근을 하지 않은 건가?"
찬혁은 딱이 떠오르는 대답이 생각나지 않는다. 당신 딸에게 뒤통수를 얻어맞고 방향 감각을 잃어 이곳으로 왔습니다라고 대꾸하고 싶은 충동을 꾹 참고 있을 뿐이다. 입을 열면 머리속으로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치밀어 오르는 분노가 삐딱한 대꾸로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하지만 정 회장은 첨부터 찬혁의 대답을 기대하지 않은듯 자신의 말을 이어갔다.
"자신의 일에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며 성공 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춘거지. 더구나 그 일에 매진해 시간을 잊어버린다면 더욱 그러하고, 그런 의미에서 자넨 앞으로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어."
여전히 찬혁의 입술은 굳게 닫힌채 아무런 대답이 없다.
"자네에 대해 보고를 받았지. 우리 그룹 해외 연수팀에 추천이 들어갔다구. 좋은 기회지. 무슨 일을 하든 한우물을 파다보면 결국 수맥을 찾아낼수 있지. 그렇게 생각하지 않나?"
'........한우물...........'
찬혁은 정회장의 말을 의미심장하게 되새겨본다.
"야망이 있는 젊은이는 언제봐도 기분이 좋아. 그 눈에서 의지를 읽을 수 있으니 말이야. 하지만 그 야망을 이루기 위한 계단은 아주 천천히 밟고 올라가야하는거야. 섯불리 고속 엘리베이터를 탔다간 중간에서 추락하기 쉽상이지."
고속 엘리베이터? 하연을 말하는 건가? 고개를 든 찬혁은 자신을 주시하고 있던 정 회장과 눈이 마주쳤다. 손아귀에 저절로 힘이 들어가는게 느껴졌다. 정 회장의 얼굴에 의미심장한 미소를 보자 찬혁은 피가 꺼꾸로 치솟는 심정이었다. 당장이라도 문을 박차고 나가고 싶었다. 하지만 찬혁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끓어오르는 분노를 가라앉히며 침착하게 입을 열었다.
"고속 엘리베이터를 이용 할 수 있는 부류가 따로 있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탈 수 있는 조건, 역시 따로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헛된 욕망과 야망으로 잘못 발을 디뎠다간 멀미를 할 수도 있거든요. 만일!!! 제가 만일 고속 엘리베이터에 발을 잘못 디디는 실수를 한다면 가차없이 뛰어내릴겁니다. 누구나 원치않는 시행착오는 할수 있는 것이이깐요."
대답을 하는 찬혁의 눈빛은 도전적이다. 원치않는 시행착오? 정 회장은 찬혁의 도전적인 눈빛을 마주하며 한동안 그렇게 서 있었다. 막 떠오르기 시작한 아침 햇살이 묘한 정적에 휩싸인 두 사람의 등뒤로 천천히 밝아오고 있었다.
하나 둘 직원들의 얼굴이 보이며 사무실은 활기를 찾아가지만 찬혁은 그 속에 끼어들 생각이 없는듯하다. 출근하는 직원들의 인사도 외면한 채 그렇게 앉아있던 그는 출근하는 실장을 보자 냉큼 자리에서 일어나 실장의 방으로 들어갔다.
"어~ 강 팀장, 아침부터 무슨 일이야?"
두말도 않고 내미는 사직서를 본 실장은 어리둥절한 표정이다.
"이게 뭐야? 강팀장 무슨 일 있어?"
"아닙니다. 좀 쉬고 싶어서요."
"무슨 소리야? 이제 곧 해외 연수도 떠날 사람이 쉬고 싶다니? 자네 제정신이야?"
"제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서 그럽니다."
"그럼 휴가를 받으면 되잖아. 무슨 사직서야! 아니 사직서를 내더라도 후임자를 구해놓고 내야지 이게 무슨 무책임한 짓이야!!!!"
"죄송합니다. 그렇게 됐습니다."
"죄송한 줄 알면 이러는게 아니지. 강 팀장 이렇게 경솔한 사람 아니잖아.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인 사정이 있다고 하니 잠깐 휴가를 내. 한 일주일이면 되겠지."
"실장님."
"혹시 어디서 스카웃 제의라도 받은거 아니야? 그렇지 않고서야 이런 불경기에 무슨 사직서야.."
"그런거 아닙니다. 그냥 시행착오가 있어서 바로 잡으려는 것 뿐입니다."
"시행착오라니, 그건 또 무슨 소리야. 아무튼 내가 휴가처리 해줄테니깐 푹 쉬다와. 여름 휴가도 반납하고 힘들었던거 내가 다 알아. 아무리 그렇다고해도 그렇지 시즌이 코앞인데 이게 무슨 말도 안되는 짓이야."
"실장님."
"알아. 강 팀장 많이 힘든거. 이번 시즌만 넘기면 곧바로 해외연수 떠나고 그럼 그게 강팀장한테는 휴가나 다름없잖아. 더구나 회사에서 밀어준다는데 갑자기 무슨 말도 안되는.......여러말 필요없어. 무슨일로 그러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휴가를 내. 그리고도 정 안되면 그때 생각하는거야."
실장과 말싸움을 하기엔 찬혁은 너무 지쳐있다. 찬혁은 실장의 말류에 더이상의 토를 달지않고 사무실을 나왔다. 의아한 얼굴을 한 직원들에게 한마디 인사도 하지 않은채.........
김 박사가 약속장소에 도착을 했을때 정 회장은 혼자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를 보고서도 반가운 기색하나 없이 그저 자리를 권하는 정 회장을 보며 시큰둥하게 쏘아붙인다.
"아니, 새 장가를 가더니 그새 술이 늘었나? 친구놈 기다릴 겨를도 없더냐!!"
"이놈아 왔으면 투덜대지말고 앉아라. 젊었을때나 늙어서나 어째 그 투덜거리는 성격은 변하질 않누?"
"이거 마저 변해버리면 관뚜껑 덮을날 멀지않은줄 알아라. 근데 뭔 바람이 불어서 바쁜 정 회장님께서 시간을 다 냈을까? 미적거리지 말고 사설 먼저 풀어라."
"하하하핫, 그 놈 참......허긴 눈빛만 봐도 뭘 생각하는지 다 아는게 네놈인데 뭘 숨기겠냐?"
"하연이가 속을 썩여? 아님 젊은 마나님이 속을 썩여?"
"마나님은 무슨......."
"왜? 젊은 마나님 옆에 끼고 도끼자루 썩는줄 모르고 신선놀음한다고 다들 부러워들 하는데."
"그저 잠깐이야. 잠깐 하연 엄마와 너무 닮아서 잠깐 마음이 쓰였던거 뿐이야."
"하긴, 나도 니놈 그러는거 보고 깜짝 놀랐었지. 그래도 한 2~3년 한 이불 덮고 살았으면 정이라는게 생기지 않나? 영 아니야?"
"조만간 내보낼 작정이야. 그보다 자식이라고 하나 있는게 이렇게 속을 썩히니, 둘이나 셋이 됐다면 아마 오장육부가 다 썩어 녹아버렸을까 싶다."
"난 또...... 니 놈 욕심에 생기기만 했으면 둘, 셋이 아니라 열이라도 낳았을거면서 왠 쉰소리야? 하연이가 아직도 집에 안들어오겠대? 내가 말했지, 그냥 놔두라구. 내가 그놈 어려서부터 봐 와서 잘 아는데 하연이 놈, 니놈이 아무리 난리를 쳐도 사업가 될 기질이 없는 놈이야. 네 놈한텐 안된 일이지만 하연인 죽은 제수씨를 너무 닮았어."
정 회장은 술잔을 들어 단숨에 들이켰다. 인정하기 싫지만 맞는 말이다. 사업이라는게 배운다고 무조건 할수있는게 아니다. 두둑한 배포와 결단력, 도전 정신과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 딸 하연이에겐 이중 어느하나 해당사항이 없다. 말 그대로 죽은 지 엄마를 그대로 빼닮았다는것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평생을 가슴 시리며 살고 있는데.......
"뭔 일이여? 바쁜 사람이 이러고 있는거 보니깐 뭔 할말이 있는거 같은데......."
"하연이한테 남자가 생겼어. 연애를 해."
"엉? 가만, 하연이가 지금.......스물 다섯인가 여섯인가......"
"스물 여섯!"
김 박사의 얼굴에 웃음 꽃이 확 피어났다. 그 녀석이 태어나는 걸 두 손으로 받았었는데, 그게 엇그제 일처럼 기억에 생생한데 벌써 연애를, 남자가 생겼단 말인가? 세월 참.......아니 그런데 그런 좋은 소식을 전하는 저 놈 얼굴은 왜 우거지 상이 된걸까? 그러고보니 저놈의 영감탱이가 남들 다한다는 그 욕심을 부리는가 보다.
"하나뿐인 딸년, 평생 옆에 끼고 살 줄 알았는데 남자가 생겼다고 하니깐 심통이 나는게지?"
"이놈아, 내가 니놈 같은줄 아냐? 평생 옆에 끼고 살 생각이라면 굳이 선자리에 내보낼 필요가 없었지."
김 박사는 이건 또 무슨 소린가 싶다. 남자가 있다는데 선자리에 내보내다니, 혹시 이 영감이 되지도 않는 욕심을 부리는게 아닌가 싶다. 김 박사는 자신의 눈을 피하는 정 회장을 보며 자신의 기우가 맞았다는걸 직감했다.
"욕심 많은 늙은이! 언제쯤이면 그 욕심을 내려놓을거야? 그 욕심 때문에 심장과도 같았던 사랑을 놓쳐놓고선 아직도 정신을 못차렸단 말야?"
다시 술잔을 찾는 정 회장을 보며 김 박사는 주전자를 들어 잔 가득히 술을 부어준다.
"말해봐. 어떤 놈이길래 그러는거야? 애인이 있다는 놈을 선자리까지 내보낸 걸 보니 영 성에 안차는가 보군."
김 박사의 말이 맞다. 욕심때문에, 그 망할놈의 욕심때문에 그 사람을 그렇게 떠나보냈으면서 아직도 그 욕심에 미련이 남아있었다. 하연에 대한 욕심때문에 원치도 않는 선자리에 밀어넣었고, 그 놈을 하연의 곁에서 떼어놓으려 했었다. 헌데 오늘 만나본 그 놈은, 하나뿐인 딸 하연의 마음을 빼앗아간 그 놈은........
"멀쩡해! 너무 멀쩡해서 그래서 맘에 안들어!!"
"심통스런 늙은이 같으니라구. 내 보기에 니놈 그 심통으로 탈이 날거다."
"허우대도 멀쩡하고, 키도 훤칠해. 회사에서 능력도 인정 받은 놈이고, 사리분별도 확실한 놈이고, 더구나 그 눈빛은......."
"그럼 됐네. 키도 휜칠하고 허우대도 멀쩡하고, 능력도 있다는데 뭘 그렇게 심통을 부려대는거야!"
"헌데, 기댈 언덕이 너무 없어. 말 그대로 몸뚱아리 하나 멀쩡하다뿐이지 기댈 언덕은 커녕 비 바람 막아줄 처마조차 없는 놈이야. 우리 하연이 이쁘다고 해줄 시댁조차 없는 그런 놈이야. 그게 맘에 안들어!"
"욕심이 지나치면 화를 부른다고 했어. 기댈 언덕이야 정 회장이 되어주면 될거고, 조실부모야 그 놈 책임이 아닐거고, 오히려 잘됐구만, 그 놈 하연이랑 결혼시켜서 집으로 불러들이면 되겠네."
"이놈이.....니 놈 딸 아니라고 함부로 말하지마!!!"
버럭 성을 내는 정 회장을 보며 김 박사는 느긋하게 자신의 술잔을 채운다. 쭈욱 잔에 담긴 술이 목구멍을 타고 들어가자 이내 뱃속이 뜨끈하게 달아오른다. 그저 추운날엔 이렇게 술 한잔 마시는게 낙이 되어버렸다. 오랜 세월을 함께하다보니 이젠 볼꼴 못볼꼴 다 보여준 친구놈이 터무니없는 트집을 잡으며 고집을 부리는것도 애교로 받아 넘길수 있는 김 박사다.
"맘에 안들면 가차없이 쳐내면 될 것을 술까지 마시며 고민하는 건 그 놈이 탐이난다는 말이잖아. 물론 내 새끼 아까운 건 어느 부모나 마찬가지겠지만, 정 회장! 다른 건 보지마. 유일 그룹을 이끌어 갈만한 재목이여야한다는 걸 잘 알고 있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게 있어. 그건 그 놈이 하연이를 얼마나 아끼고 사랑하는지, 모든 걸 다 감수하고서도 하연이를 아끼고 사랑해주고 보듬어 지켜 줄 수 있는 놈인지, 그것만 봐. 다른건 다 정 회장이 채워줄 수 있는거잖아. 요즘 사업체를 더 키운다는 소문이 돌던데, 그거 무덤까지 가지고 갈거야? 그냥 적당히 만족하고 살아. 그렇게 더 키워봤자, 머리만 더 아프고 어깨만 더 무거워지잖아."
"니 놈이 사업에 대해 뭘 안다고 떠드는 게야, 유일그룹에 딸린 식솔들이 얼마나 되는지 알고 하는 소리야?"
김 박사는 빙그레 웃는다. 모르니 맘 편하게 할수 있는 소리가 아니겠는가? 평생 남의 머리속만 들여다보고 살아왔지만 정 회장의 머리속은 결코 보고싶지 않다는게 그의 생각이다. 그 많은 식솔들을 책임지고 있으니 얼마나 복잡하고 정신없을지, 열어보지않아도 알것만 같다.
"남의 인생을 책임져야한다면서 하루도 편하게 발뻗고 산적 없었지. 헌데 남의 인생은 책임지면서 하나뿐인 딸년 인생은 어떻게 되도 괜찮다 생각하는거야? 남의 인생때문에 하연이 인생, 저당 잡혀서 살게할거야? 편하게 살아, 남은 인생 맘 편하게, 하연이가 행복할수 있도록 도와주는게 부모 된 마지막 책임을 다하는 거야."
술잔을 기울이고 있는 정회장의 머리속으로 친구인 김 박사의 마지막 말이 맴을 돌고 있다. 부모 된 마지막 책임.....하지만 오늘 그 놈은 젊었을때의 자신을 보는듯 했었다. 고속 엘리베이터를 잘못 타면 멀미가 난다고, 스스로에게 강한 자신감을 내보이던 젊은날의 자신의 모습 그대로다. 그 패기 만만한 자신감때문에
심장과도 같았던 사람을 잃었는데.....그놈은.....그놈은......
정 회장은 자신의 눈을 도전적으로 받아내던 찬혁을 떠올리며 단숨에 술잔을 비웠다.
첫댓글 재미있게 잘 보고있습니다
근데 바쁘시겠지만 자주자주 올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행복한 하루돼세요....
정회장이 찬혁을 아깝지만 사윗감으론 북족한게 많아서 마음에 안들어하는것 같은데
저렇게 술까지 하면서 고민하는걸 보면 마음이 바뀔수도 있겟다는 생각이 드네요ㅎㅎ
너무 오래기다리게 하지 마세염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다음편이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