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카테고리 이동 kimkwangsooblo 검색 MY메뉴 열기 사진 또 보고 싶어지는 마음 프로필 별명없음 2019. 9. 15. 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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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쩐 일인지 텅 빈 들판 같은 내 마음이다. 황금들녘을 바라보는 심정이 연속되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이 꼬리를 물었으면 기대하였다. 그런 기대도 눈 깜작할 사이에 지나버렸다. 가슴 한구석이 찬바람이 휭 소리 내면서 지나가고 있다. 일 년에 고작 한두 번 만나는 형제자매들이고 자손들인데 안 보면 보고 싶고 보면 금방 뜨나 버리는 핏줄들인데 보내고 나면 무엇인가 잊어버린 말들이 너무나도 많구나. 그저 바라만 보아도 즐겁고 기쁨이 넘쳐났는데 하고 싶은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훌쩍 가버렸다. 내 곁에 영원히 있기를 바라지만 그것은 역시나 나의 마음일 뿐이다. 모두 떠나갔다. 자신들의 보금자리로 돌아갔다.
길고 긴 귀경 행렬에 가다 서다를 반복하면서 돌아갈 것이다. 추석이라는 명분이 가족들을 만나게 하였다. 그간에 어떻게 살았는지 아픈 곳은 없으며 건강은 좋은지 아이들 얼마나 자랐는지 하나하나가 궁금한 일들이었다. 감사함이 넘치면 하고 싶은 말도 잊어버리기 싶다. 무엇이든지 넘치는 것은 또 다른 부족함이 있기 마련이다. 철 이른 추석에 모두들 무사히 처소로 돌아갔으면 좋겠다. 만남이 있으면 반드시 헤어짐이 뒤따르지만 애써 아니고 싶은 것이 사람들의 마음이다. 회자정리(會者定離)를 누구나 일상으로 반복하고 있지만 그때마다 서운하고 마음 아파하는 사람들이다.
명절이 되면 대이동이 시작된다. 귀성길은 전쟁을 방불케 한다. 자가용으로 버스와 기차로 비행기를 비롯하여 모든 이동 수단을 동원한다. 바닷길도 마다하지 않고 손에 선물 꾸러미 들고 귀여운 아이들 손잡고 사랑하는 아내와 함께 출발하였다. 나를 이 땅에 있게 하신 하늘같은 부모님 뵈려고 고생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것이 추석이라는 것이다. 추석이라는 명분이 없었다면 민족의 대이동 같은 것은 없었을 것이다. 우리는 유난하도 명분을 중요시하였다. 우리의 조상님들께서 살아온 문화가 명분 사회였다. 명분만 주어지면 목숨도 초개같이 여기시는 문화에서 나 역시나 듣고 배워왔기에 그 길이 옳다고 생각하였다. 앞으로도 명이 다할 때가지 그렇게 살아갈 것이다. 명분이 전부가 옳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 역시나 사람들로부터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명분도 사람으로부터 왔기에 사람들로부터 변할 개연성은 충분하다. 그런 실례를 수없이 역사를 통하여 볼 수 있다. 시대에 따라서 사람들의 의식이 변하는 것처럼 명분도 함께 변하여왔다. 오늘부터 귀경길이 사람들을 힘들게 할 것이다. 보고 싶었든 부모님께 인사도 드렸고 형제자매들도 만났다. 가는 시간이 너무 짧아 밤새 이야기도 나누었다. 사는 이야기며 성장하는 아이들 이야기도 어려서 자랐던 고향마을 이쪽 골목이며 저편 담벼락 돌아보면서 짧은 시간을 쪼개었다. 만나는 마을 어른 들깨 인사도 드렸다. 보름달이 앞산 위에 가슴 가득히 두둥실 뜬 모습에 우리 부모님 만수무강하시고 오래오래 사시길 기원하였다.
도로마다 주차장을 방불케 하고 있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면서 중간중간 휴게소에서 스트레스를 해소도 하고 체력도 회복하면서 또 다른 추석의 풍경을 감상하기도 한다. 어디를 가나 사람들 천지다. 무엇 하는 사람들인지 이렇게 많이 나타났을까. 나와 비슷한 또래의 사람들이다. 간혹 우리와는 다른 사람들도 보인다.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 모습이 여기에도 저기에도 있다. 우리 민족끼리라고 유난히 강조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니 우리와는 너무나 다르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도시나 농촌 할 것 없이 우리와는 다른 사람들이 너무나 많이 함께 더불어 살아간다. 여기에 우리 민족끼리라고 유난히 강조하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무엇인가 잘 맞지 않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사용하는 언어도 틀리고 피부 색깔도 다르며 생긴 모양 세도 완연히 틀린 사람들이지만 우리는 그들과 함께 일하고 비비고 살아간다.
처음 대할 때는 경계심을 갖게 되었지만 조금만 지나면 친구가 되는 그들이다. 지구촌에 일원으로서 살아간다는데 자부심마저 들기도 한다. 세상을 손금 보듯 하는 세상이 되었다. 버튼 하나만 누르면 지구촌 곳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방안에 앉아서 볼 수 있는 세상이다. 오대양 육대주뿐만 아니라 하늘나라에도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도 알려주는 세상이다. 이어폰 하나면 세상 소식은 물론이며 세상 음악도 모두 감상할 수 있는 세상이다.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이 너무나 많아 무엇을 선택할까에 고민을 하는 세상이다. 하늘을 날아다니는 새들을 보고 나도 날아보았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꿈도 꾸었다.
지금 와서 돌아보니 꿈이 현실이 된지도 한참은 지난 것 같다. 나는 지금 2019년 추석 명절에 천신에게 감사를 조상님의 크신 은혜에 감사를 드리려고 고향을 방문하였다. 날 낳아 길러주시고 가르쳐주신 부모님 뵈옵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다. 앞으로 또 다른 추석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자고 나면 세상이 바뀐다. 분초를 다투는 경쟁 사회다. 10년 후 20년 후 우리 사는 세상은 또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까. 기대 반 우려 반이다. 기대한다는 것은 변화된 새로운 문화가 얼마나 살기 좋은 세상이 올까 하는 기대치를 높이게 한다. 우려가 되는 것은 변화된 물결에 동행이 가능한지에 대하여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앞에 있는 우리는 뒤에서 오는 또 다른 이들에게 자리를 비워주어야 한다. 부모님께서 가신 뒤 우리가 그 자리를 채우듯 그렇게 자연에 순응한다.
100여 년 전의 우리의 부모님의 모습을 생각한다면 알 수 있는 세상이다. 그런데 2000년 전의 우리 조상님들은 추석 명절을 어떻게 지냈을까. 절차와 내용은 변화되어 오늘에 이어 왔지만 어떻게 그 오랜 세월 동안에 사라지지 않고 지금까지 이어왔는지에 대해서는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신라 사람들이 궁중에서 길쌈 시합으로 시작된 가배 또는 한가위 그리고 추석으로 이어지는 문화를 생각한다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문화는 우리와 함께 영원할 것이다. 대단한 문화민족임을 알게 될 것이다. 비단 추석뿐 만이 아니고 수많은 전통문화들이 바로 우리의 조상님들의 살과 피로 이어왔다는데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전승하는데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추석은 그냥 매년 찾아오는 명절 이상의 뜻을 생각하면서 이어가야 할 것이다. 문화는 정신이다. 영혼이다. 영혼이나 정신없는 사람은 사람이 아닐 것이다. 육신만 사람의 형체를 가졌다 하여 사람일 수는 없다는 말이다. 문화가 없는 사람이나 집단은 미개한 사람이라 표현한다. 문화는 과거에만 안주해서는 발전을 할 수 없다고 한다. 새로운 문화 창출에도 남다른 애정과 노력을 경주하여야 만이 후세 사람들이 우리를 평가하게 될 것이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무엇을 할까 무엇을 가질까 보다는 무엇을 후세에 전해야 할까에 관심을 가질 때에 비로소 국운이 융성하는 에너지가 될 것이라 굳게 믿는다. 추석은 단순히 성묘하고 부모님 찾아뵙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추석은 우리의 영혼이고 정신이며 2000년을 이어온 민족의 맥(脈)이라는 것을 알이야 할 것이다.
아직도 고향의 모습이 생생히도 남아 나를 즐겁게 하고 있다. 부모님의 정성을 가득 안겨 주시면서 잘 가라고 손 흔들어주시는 부모님의 애틋한 모습이 눈에서 떠나지를 는다. 지루하고 힘든 성묘 길도 끝나가고 있다. 연휴 기간 충분한 휴식과 에너지를 재충전을 하고 나라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하여 생각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한 사람 한 사람이면 모래알에 지나지 않지만 시멘트 가루를 넣어 물붓고 반죽을 한다면 깰 수 없는 벽돌이 만들어진다는 평범한 이치를 알았으면 좋겠다. 끝
2019년 9월 15일 일요일 오전에
夢室에서 法珉 씀
#일상·생각 2 공감한 사람 보러가기댓글 0공유하기 별명없음 별명없음 나만의 공간을 갖고싶은 사람입니다. 평소의 생각들을 기고하여 친구들과 공유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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