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21세기의 디아스포라, 그들에게 조국을...②
독립운동의 본거지(本據地)
1905년, 러일전쟁에서 러시아가 패했고, 대한제국은 을사늑약으로 외교권을 빼앗겼을 뿐 아니라 조선통감부가 설치되어 일제의 침략이 노골화 되었다. 1910년 대한제국은 종말을 고하였다. 일제(日帝)는 1910년부터 1918년까지 토지조사사업을 한다는 명분으로 동양척식회사를 앞장세워 불쌍한 농민들의 땅을 야금야금 빼앗았다. 생계의 터전을 수탈당한 농민들은 화전민으로, 또는 소작인과 머슴살이로 전전하다가 그래도 살길이 막막한 사람들은 압록강 두만강을 건너 신천지를 찾아 갔다. 연해주에는 고려인 이주여건이 한층 증폭되었으며, 빼앗긴 나라를 찾기 위한 독립운동가와 열혈 망명이주민들도 모여 들었다. 연해주는 한민족의 독립운동 본거지가 된 것이다. 의병운동이 일어나고, 권업회가 창립 되였으며 광복군 정부가 수립되었다. 연해주에서 양성되고, 준비되고, 지원되는 다방면적인 독립투사들이 만주로 중국으로 또는 국내로 파견되어 조국광복을 위한 피의 역사를 기록해 나갔다. 고려인 사회도, 모험적인 개척정신과 억척같은 근면성으로 차차 자리가 잡혀갔다. 고려인들은 잠재력을 지닌 성숙한 민족공동체를 영위하고 있었다. 안정을 찾아가는 고려인 사회는 독립운동을 전반적으로 지원하고, 이에 참여하는 기지가 되고 있었다.
혁명의 와중에서
1917년 가을, 러시아는 볼셰비키혁명에 성공하여 소비에트 연방이 된다. 제정 러시아가 지배하고 있던 식민지를 풀어주겠다고 약속한 레닌의 선언은, 미국 윌슨 대통령의 민족자결주의와 함께 식민지 피압박민족들에게 복음이었다. 지도계층에 있었던 고려인들이 독립운동의 우군으로 믿고, 투쟁의 거점으로 볼셰비키에 관여한 사례가 적지 않았다. 음모와 공포의 독재자 스탈린 집권 하에, 1930년대는 정치적인 대 숙청과 이에 따른 혼란기였다. 급격한 농업체제 개편의 와중에서 1.000만 명의 아사자가 발생한다. 공산주의 소연방의 계획에 따라 3.000만 명이상이 중앙아시아나 시베리아로 강제 이주를 당했고, 이주자 반 이상이 질병 사 또는 아사했다고 한다. 스탈린 독제체제를 구축하기 위하여 400~500만 명을 숙청하였으며, 그 중에 약10%는 사형에 처하였다. 그 와중에 고려인 지도자 및 지식인도 희생되었다. 황제를 넘어 신의 반열에 속했다는 KGB의 독살스러운 감시의 눈초리는 시와 때를 가리지 않았다. 1931년 일본이 괴뢰국인 만주국을 세우자, 소련 당국의 고려인에 대한 적대적 경계심이 더욱 거세졌다. 고려인 지도자들은 ‘일본첩자’ ‘반역행위’ ‘사보타지’ ‘테러활동준비’ ‘반혁명활동’ 등의 혐의로 군법회의에서 총살형을 선고받고 처형되었다. 소비에트 화에 적극 참여했던 고려인 사회의 엘리트들이 이때 대거 희생되었다. 상해 파, 국민의회 파, 이르쿠츠크 파, 엠엘 파 등 가릴 것 없이 모두 분파분자라는 죄목으로 출당, 체포, 투옥, 사형 등으로 처형 되었다. 볼셰비키의 주요 간부였던 루쉬코프가 일본으로 망명하여 폭로한 바에 의하면 1935년부터 1937년까지 고려인 2.500명을 구금하였고, 대부분이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는 것이다. 10월 혁명 후, 원동지역 적위군에 가담하여 반혁명 간섭군인 일본군 및 백위군과 싸웠던 빨치산 원로들 까지 처형되었다고 전해진다. 볼셰비키혁명에 적극 협력하고, 지식인 또는 의식분자라는 이유로 토사구팽(兎死狗烹)당한 것이다. 1930년대 후반 스탈린에 의해 하바롭스크 시에서 처형된 4,302명의 고인(故人)을 추도하는 공동묘지가 옛 칼 마르크스 거리 입구에 위치해 있다.스탈린은 강제이주에 반대하는 수많은 고려인 지도자들을 살해했다. 2003년 10월에 하바로브스크 시민들에 의해 세워진 추도비석에는 조명희 등 다수의 한인들 이름도 새겨져 있다.이곳에는 1937년 학살당한 한인들과 러시아인들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해 1990년 10월에 건축한 ‘기억 사원’이라는 자그마한 러시아 사원이 있다. 여기에는 작가 조명희, 박 알렉산드라 미하일로비치, 강고간 등 세 사람의 위패가 모셔져 있다. 묘비에는 「여기에 잠깐 서서 스탈린 시대에 죄 없이 죽어간 사람들에게 인사드려라.」는 문구가 각인되어있다. 혁명의 와중에서 고려인은 이렇게 죽어갔으며, 그 원혼이 연해주 하늘에 떠돌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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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볼세비키 혁명은 러시아, 연해주, 간도 지방의 고려닌들에게는 악마의 역할을 했습니다; 특히 스타린의 고려인에 대한 만행은 인류의 적이었지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푸틴 정권은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의 주민들과 어린이들을 시베리아로 강제 이주시킨다는 외신이 끊이지 않습니다. 이 보도는 수많은 우크라이나 주민들을 디아스포라로 만드는 푸틴 독재정권의 만행이자 후일 반드시 처벌 받아야할 전쟁범죄 행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