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게는 좋은 인연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키고님과 우라키님이,
오늘 단톡방에서 큰 실망을 겪고 탈주하셨습니다.
원인은 매우 사소한 일이었는데, 엄격한 복기 검토 후, 시북과실 100으로 판정났습니다.
대단히 죄송합니다.
16년만에 처음으로 지금 고백합니다만, 저는 사고방식이 보통 사람과 다릅니다. 어릴 때부터 그랬습니다.
익센트릭은 강준만 교수님 글을 읽어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http://100.daum.net/encyclopedia/view/54XX45200034)
정규교육과정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에, 더욱 그러할 것입니다. 책도 경영학, 심리학 쪽으로 편식하니까 더 그럴 겁니다.
남들은 abc... 로 논리적으로 흐를 때, 저는 a(영어) 아(일어) 1(숫자) 이런 식으로 생각하는 식입니다.
어떤 일을 이해할 때도, 흐름적으로 보는 것보다는,
직관력이 작용해서 그림으로 찰칵 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1권의 책을 꾸준히 읽기 보다는, 단 1페이지의 좋은 내용을 실천하자. 그런 식입니다.
선생님들은 특이한 저를 매우 예뻐하셨지만, 또래 친구들에게는 미움을 대단히 받기도 했습니다.
전 학창시절 공부 좀 했습니다. 1등, 2등의 개념이 아니라...
남들에게 뒤쳐지는 것을 싫어했습니다. 수업은 반드시 이해하고 싶었습니다.
막 질문하는 저를 미워해서 대판 싸운 적도 물론 당연히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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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때는, 의사선생님이 되고 싶어서 노력했고, 체 게바라, 루쉰, (혹은 패치아담스) 등 정말 좋아했습니다.
하지만 냉정한 성적표에 입시 실패했습니다.
수능 몇 번 보고, 도전한 것은 지금도 후회하지 않습니다. 그 때 나는 공부 소질 없는 녀석인 것을 배웠습니다.
공부는 인내심이 중요하며, 차분하게, 매일 노력하는 것입니다. 저는 평생 그런 것을 해낸 적이 거의 없습니다.
저를 아끼던 구 선생님이 그랬습니다. 너는 삐딱하게 보는 습관만 고쳐도 정말 멋질꺼야.
그런데 지금 이 나이먹도록 안 고쳐집니다.
(*고 노무현 취임식 때 울던 노사모에서 점점 조금씩 우경화 되어서, 지금은 거의 보수주의자가 되었지만,)
그런데도 삐딱할 때가 있어요. 남을 칭찬하지 못하고, 남에게 태클을 걸곤 해요. 진짜 나쁜 습관입니다. 진짜 나쁜...
내가 세상을 바꾸겠노라고 입으로 외치는 그 시절의 매우 못된 버릇이...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바꿔야 하는 것은 세상이 아니라, 나의 작은 습관입니다. 좀 더 정직하게, 좀 더 겸손하게 살아야 하는 그 습관입니다.
어렵기만 합니다... 제 고집이 죽지 않고 살아서, 남을 괴롭히는 것을 볼 때마다, 저는 절망합니다.
그래도... 다시 일어나, 라고 위로해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다시 또 일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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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키고님.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또한 오래도록 카페를 아껴주시는 코우우라키 삼촌. 제가 잘못했습니다. 부디 노여움 푸시길 바랍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사과 말고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어쩌면 저는 무한도전의 노홍철 처럼, 돌+아이 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노홍철은 사랑받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음주운전은 잘못입니다. 절대로 하면 안 됩니다.)
나같은 못난 사람도 부디 이해하시고, 용서하시길 바랍니다.
- 2018. 12. 08. 반성문 시북.
추신. 요우쿤 선생님 대단히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