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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치고 이치에(いちご いちえ) - 일생에 한번뿐인 만남. 01 ☆ ₩인천국제공항 비행장 게이트 문이 열리고, 거기에는 뉴욕행 비행기 승객들이 우르르 몰려 나온다. 그리고 그 많은 사람들 중에 유난히 빛나고, 노란색 머리가 너무 잘 어울리는 그리고 슈트가 너무나 잘 어울리는 남자 하나가 나온다. "어서오십시오, 한강재 실장님. 그동안 고생 하셨습니다." 젊은 여자와 그 여자 주변에 검은 양복 남자들이 고개를 일제히 숙였다. 그리고 그들의 인사에 선글라스를 벗고, 빛나는 웃음을 날리는 그들의 실장. "이렇게 다들 나와주셔서 감사합니다. " "감사하실 필요 없습니다. 실장님이 5년만에 한국에 오셨는걸요~" 젊은 여자는 한강재 실장의 커다란 가방을 받아 들었다. 그리고 안경을 치켜올린다. "김 비서. 회사에는 내일부터 출근 할테니깐 ~ 사장님께 잘 좀 말씀 드려주세요 ~" "네 ~ 알겠습니다. 실장님." "그럼 나는 바로 오피스텔로 갈테니깐 김 비서는 회사로 들어가요~." "네 ~ 그럼 준비해두겠습니다. 내일 뵙겠습니다." "네~" 그렇게 김 비서는 또각또각 힐소리를 내면서, 공항을 빠져 나갔다. 그리고 한강재 실장도 급히 공항을 빠져 나갔다. "윤차영 ~ 나 한국 도착했다구 ~" - 우와 ~ 빠르네? 한강재 씨 "넌? 아직 로마 오피스텔이야?" - 응~ 전시회 마무리 하고 곧 따라 갈테니깐 ~ 딴 여자한테 눈길 돌리면 아주 혼나요~ "내가 설마 ~ 윤차영 말고 딴 여자 보겠냐? 윤차영 하나로도 벅차거든?" 장난끼 가득한 강재의 목소리가 귓가를 간지럽힌다. 강재는 차영이 어지간히도 좋은 모양이다. 그렇게 긴 통화를 마치고 자동차를 몰고 어디론가 향했다. 그리고 어느새 밖은 어두컴컴해지고 비까지 거세게 쏟아지고 있다. ** 누군가의 발자국 소리가 들린다. 그 누군가의 발자국 소리에 나도 모르게 서러웠던 눈물이 더욱 깊어졌다. 어느 누구를 붙잡아도 마음에 뻥 뚫린 구멍을 메꾸지는 못하였다. 하지만 누군가를 잡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 건 그만큼 지금 이 상황을 어떻게서든 조금이나마 위로를 받고 싶으니깐... "..........뭐예요?" 이 남자는 내가 그리워하고..... 보고 싶어하는 사람도 아닌데....... 왜 이렇게 간절한지.... 왜 이렇게 잡고 싶은지.......그렇게 그리운가? 사람의 향기가... "... 나 좀... 사랑해 줄래요..? 아니... 나 좀 데리고 가줄래요...? 나 이제....혼자 버려졌거든요...." ".....밤 술 드셨나? 여자가 술 먹고 남의 집 앞에서 이러면 남한테 피해 인 거 아닌가?" 냉정한 남자의 말에 나는 피식 웃음 밖에 않 나왔다. 그래....이러는 내가 바보지... 남자한테 차였다고 무작정 이상한 소릴 지껄이다니... 피식 웃음을 짓고, 비에 젖은 머리카락을 털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어느새 옷이 잔뜩 젖어버렸네.. "하하하, 제가 밤 술 좀 먹었네요 ~ 괜히 추태를 부려서....미안..미안해요.." 눈물이 흐른다. 그냥 단순히 술을 먹어서 추태를 부르는 거라면 좋을텐데... 난 술도 먹지 않았는데..... 그래도 다행히 비가 내려서 내 뺨에 눈물 자욱은 보이지가 않나보다. 그렇게 남자에게 손을 붕붕 흔들고 뒤를 돌아섰는데... 덥썩. "....많이 슬픈가 보네" "........." "들어와서 비 그치면 가도록 해요." 그렇게 남자의 이끌림에 오피스텔 안으로 들어섰다. ₩ 오피스텔 "흠흠, ..........저기 화장실 좀 써도 될까요?" 참 분위기 안 맞게 쑥스러운 이야기지만... 어쩌하겠는가.... 자연스러운 현상을.. 말이다. "화장실은 저쪽에 있어요" "아, 그럼 실례할게요~" 화장실 문을 열고, 화장실에 들어가자마자 다리에 힘이 풀려 스르르 주저 앉아버렸다. 은하늘 너 딴 남자 집에서 뭐하고 있니? 미쳤니? 정신 나갔니? "후아.... 세수나 한판 하고 가야겠다. " 얼굴에 물을 대충 적시고, 화장실을 나갔다. 어느새 옷을 갈아입었는지 슈트 차림의 남자는 어느새 편안한 차림으로 쇼파에 앉아 있었다. "괜찮아요?" 아무 느낌도 묻어있지 않는 남자의 말투에 그냥 고개만 끄덕였다. "저기 이제 가볼게요, 시간도 늦었고..." 지이이잉 - 정말 대단한 타이밍. 발신자는 '주인 아줌마' 나는 조심스럽게 슬라이드를 열었다. 그리고 슬라이드가 열리자마자 우렁찬 아주머니의 목소리가 귓가를 따갑게 만들었다. "네, 아주머니. 무슨 일 이예요..??" - 내가 어제 분명히 말했지? 오늘 짐 챙겨서 나가라고 그랬잖아.! "아..... 죄송해요, 일주일 안에 다 해결해 드릴테니깐.." - 흥. 이제 하늘 양 말 안 믿어. 내일 당장 나가.! 내일 들렸을 때, 짐 그대로 있으면...그 짐들 바로 쓰레기 소각장으로 갈 줄 알아. "아..아주머니.." 뚜뚜뚜 - 무참히 끊겨버리는 전화. 진짜 은하늘 오늘 왜 이러니? 남자의 시선은 어느새 날 바라보고 있었다. 이런 창피한 ........ 그것도 생판 모르는 남자 앞에서 이게 무슨 일 이냐구, 얼른 현관을 향해 달려가기 위해 몸을 돌렸는데, 뒤에서 아무것도 묻어있지 않는 남자의 목소리가 또 들린다. "사는 집에서 쫓겨나게 생겼나 봐요?" "......................." "혼자 사는 집?" "..............예.." "그럼 이제 철 없는 독립생활은 청산하고 부모님 모시면서 살면 되겠군요." 부모님? 부모님 말에 나도 모르게 뭉클거린다. 10년 전 부터, 다른 사람들에게는 있지만 나에게 없었던 이름들. 그냥 그대로 돌아서 현관을 빠져나가면 될텐데.. 바보 같은 나는 왠지 발이 떨어지지 않는다. 이 남자에게 말하고 싶어서... 이 남자에게 내 속을 털어놓고 싶어서.. "...............나.. 혼자예요...." "........" 아무 표정 없던 남자의 얼굴이 내 말 한마디에 달라졌고, 아까와는 사뭇 다른 표정으로 날 바라본다. ".........내 얼굴 뚫어지겠어요......" 남자는 얼른 나에게서 시선을 거두고, 다시 정면으로 시선을 돌렸다. 가야하는데.... 나는 남자의 맞은편에 조심스럽게 앉았다. "... 나 오늘.... 지금 무진장 힘들고 그렇거든요... 아까 그말도 진심이구요..." "....그래서.. 나한테 위로라도 받고 싶은가보지...?" 피식-. 피식 웃음이 나왔다. 어떻게 알았을까? 오늘 내가 지나가는 거지들에게도 위로 받고 싶어한다는 심정을... "......음....그렇게 되는건가..요..?" "............." 남자는 담배를 입에 물었고, 그의 모습은 담배 연기 때문이라 그런지.... 굉장히... 아주 굉장히 멋있어 보인다. 내 눈이 아주 단단히 맛이 갔구나. 정신 차리렴..은하늘.. "...나한테 10년전에 잃은 부모님을 대신해 주던...... 아니 부모님보다.. 날 더 사랑해줬던...남자가 있었어요.." "..................." 담배 연기를 연신 내뿜으며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남자.... 그래, 오늘 아주 미친듯이 주절거려 보자. "...... 나보다 나이가 두 살 많은 남자예요...." "................" ".......5년 전에 부모님을 잃고 방황하고 있는 중에.. 그 남자를 만났어요.." "................." "그때 제가 갓 스무 살 이였는데...대학교는 물론 고등학교도 다니지 않고....거리에서 방황했었는데...." "............" "그때 만난 거예요... 그 남자는 의대생 이였는데... 나와 전혀 다른....세상의 사람 같았어요.... 그때 내가 어둠이였다면.....그는 빛이 빛나는 그런 빛남 이였어요... 나와 정반대.." 어느새 내 눈에는 물론, 내 뺨에도 눈물들이 가득했다. 더 울지 않게 입술을 꾸욱 깨물었지만... 흘러내리는 눈물은 멈출 것 같지가 않았다. 조심스럽게 휴지 한 장을 꺼내서 내 손에 쥐어주는 남자. 그리고는 다시 연달아 담배를 입에 물었다. "....그런 사람.... 그런 사람 이였어요.. 그리고 나는 사랑에 빠져 버렸어요.... 의대생이랍시고.... 혼자인 내가 아플까봐...... 그렇게 매일 찾아와서 치료해주고 그랬어요..." ".............." "그렇게 우리는 5년 동안 함께 했고... 결혼까지 생각했는데.......오늘 어떤 여자 사진을 보여주더니....." 남자는 쇼파에서 벌떡 일어나고, 그의 행동에 나는 얼떨떨하게 입을 다물게 되었다. 뭐야? 이 남자.. 어느새 내 얼굴에는 콧물과 눈물이 환상의 조합을 이루고 있었다. "이름이 뭐예요?" 남자가 엉뚱하게 내 이름을 물었고, 나 역시도 얼떨결에 말을 했다. "은하늘 입니다만......" "나는 한강재 입니다" "아.. 예.." 한강재. 이름 한번 멋있군. 이라는 쓰잘데기 없는 생각을 하고, 고개를 저었다. "그래서 결론은 남자친구 한테 차이고, 살 집을 잃었다 이거죠?" "......예.. 그렇죠... 휴우... 이제 속이 좀 시원하네요. 오늘 고마웠어요. 이만 가볼게요.." 자리에 일어서서 가려는데... 이 남자 엉뚱한 발언을 내뱉어버린다. "당분간 여기서 지내요. 저는 본가에 들어가서 지낼테니까요." "예??" 이런 황당무계한 얼토당토한 발언에 퉁퉁 부었던 내 눈이 동그랗게 변했다. ☆ 프롤로그 읽어주신 분들, 그리고 댓글 주신 분들 무진장 감사해요. 헤헤~ 그런데 본편을 잘 쓰고 싶었는데.. 밤이라 그런지 내용이 막히네요 < 요거는 단지 핑계랍니다. 다음편은 열심히!!! 더욱 유쾌하고 즐거운 글 쓰도록 노력할게요. 감사해요. 고마워요.
그들의 아름다운 만남.
첫댓글 잼있어ㅏ여`~
재미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