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원유 생산량이 줄어들고 있다. 4월 러시아의 원유 생산은 전월에 비해 약 9% 감소했으며, 당분간 감산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다. 러시아의 원유 수출 중 약 53%가 유럽으로 향하는데, EU의 러시아 제재와 기업들의 자발적인 수입 중단으로 인해 러시아는 새로운 원유 수요처를 찾아야 할 것이다. 헝가리의 반대로 지체되고 있지만, EU는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6개월 내 중단하고 내년 1월까지 석유 수입을 중단하는 조치를 추진하고 있다.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EU는 2100억 유로 규모의 REPowerEU 계획을 발표했다. 3월부터 러시아 원유 가 큰 폭의 디스카운트를 받고 있는데, 이로 인한 가격 메리트를 차단하기 위해 G7 국가들은 러시아 원유에 대한 관세 부과 방안도 의논할 예정이다.
▶️산유국들의 증산을 가로막는 원유 생산설비 투자
고유가 국면에서 미국과 OPEC 등 주요 산유국들은 원유 생산량을 늘려나갈 것이다. 이란과 베네수엘라에 대한 제재도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증산 규모는 제한될 것으로 본다. 2015년부터 글로벌 원유 생산 설비에 대한 투자가 꾸준히 줄어들었던 점이 생산 여력 부족으로 이어지며 산유국들의 증산을 가로막고 있다. OPEC 국가들의 잉여생산능력은 글로벌 석유 소비량의 4.8% 수준으로 급감했으며, OPEC+는 매월 43만 2천 배럴/일씩 증산하기로 했지만, 실제 증산량은 이에 못 미치며 감산이행률이 150%를 상회하는 중이다. 미국은 작년부터 광업 설비투자가 확대됐고, 관련 고용도 늘린 만큼 하반기에도 꾸준히 원유 생산이 증가할 전망이다. 미국 4월 원유 생산량은 전년비 8.4%를 기록했다. 다만 원유 시추공수는 코로나19 이전의 84% 수준이라 완전한 회복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수요 약화에도 불구 원유시장의 공급 부족은 이어질 전망
중국 봉쇄 등으로 인해 글로벌 원유 수요에 대한 기대감은 다소 낮아지고 있고, 이로 인해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도 일부 줄어들었다. 그러나 세계 석유 공급의 약 11%를 담당하던 러시아의 원유시장 영향력을 감안해 보면 OPEC+와 미국의 생산, 그리고 전략비축유 방출에도 불구하고 공급 부족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OPEC 중에서는 사우디와 UAE, 쿠웨이트 정도만 즉각 생산을 늘릴 수 있고, 약 250만 배럴/일이 추가로 생산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산유국들이 증산에 대한 강한 의지가 없어 사실상 쉽지 않아 보인다. 타이트한 수급 여건으로 인해 고유가 국면은 보다 길게 이어질 것이며, WTI 가격 밴드는 배럴당 $90 ~ $130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