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은 30대 중반의 한 회사원이 곧 퇴직을 해야 한다고 하면서 불안하고 막막한 어려움을 호소해 오셨습니다.
지금의 그 상황이 언뜻 보기에는 아주 불안하고, 안정적이지 못하며, 무언가 잘못되어 가고 있는 듯 보이고, 심지어 위기감 같은 것 까지 느껴지고 있는 듯 보이더군요.
이런 상황, 우리가 생각하는 최악이라고 생각되는 상황들, 그런 상황에 처해 있다 보면 그 상황에 갇힌 채로 그 상황에 대해 해석하게 됩니다.
그런데 한 발자국 뒤로 떨어져서 자신의 현재 상황 자체를 아무런 판단이나 분별, 해석 없이 '있는 그대로' 지켜보면 어떤 일이 생겨날까요?
어떤 한 괴로운 상황을 맞았다는 것이 과연 삶의 실패, 인생의 패배자가 되는 것일까요?
아무리 최악의 순간일지라도 그 상황을 '있는 그대로 지켜보면' 그것은 최악의 순간이 아니라, 다만 하나의 삶을 살다보면 일어날 수도 있는 평범한 일이 됩니다.
사실 그 어떤 상황일지라도 삶에 대해 너무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사실 무겁고 심각하며 불안하고 최악인 것은 그 상황의 본질이 아니라 그 상황에 대한 단지 나의 해석일 뿐입니다.
그 어떤 상황이나 문제도 최악일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그 모든 상황이나 문제는 최선이기 때문에 나타나는 것이예요.
바로 지금 그 상황이 바로 우리에게 꼭 필요했기 때문에, 법계에서는 조금 힘겨움을 감당할지라도 그것을 받아들여 녹이고 지혜롭게 이겨냄으로써 한 단계 성장하기를 바라는 의도에서 바로 그 경계가 닥쳐 온 것이라는 말입니다.
그것을 불교적으로 표현하면 업장이 닦이려고 온 경계라고 할 수 있어요.
막연한 불안감이 오는 것도 바로 그 상황에 대한 나의 해석 때문이지, 그 상황 자체가 불안한 상황인 것은 아닙니다. 그것은 그냥 단순하고도 평범한 하나의 사건일 뿐이예요.
언제까지 우리 삶에 등장하는 온갖 일들에 대해 좋다거니 나쁘다거니, 위기라거니 기회라거니 하면서 울고 웃는 삶을 계속 살 것입니까?
그런 삶이 때로는 지긋지긋하게 느껴지곤 합니다.
넘어지지 않으려고 발버둥 칠 때는 불안하고 괴롭지만, 그냥 넘어지는 것을 허용해주고, 넘어지면 다시 일어나면 되지 하고 가볍게 삶을 살아나가는 지혜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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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감사합니다.
좋은날되세요.
나모 땃서 바가와또 아라하또 삼마 삼붇닷서! 존귀하신분, 공양받아 마땅하신분, 바르게 깨달으신 그분께 귀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