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엔 고수가 많습니다. "페북 경로당"이라는 조롱을 당하고 있다곤 해도 아직까지 대단히 놀라운 분들이 활약하고 있습니다. 저는 담담한 이웃들의 일상사를 몹시 추앙하지만, 때로는 고수들의 소름끼치는 탁견과 재치에 전율하기도 합니다.
요즘 동해안 석유-가스 유전 개발 이슈로 나라가 뒤숭숭합니다. 고수들의 의견을 취합하자 이런 결론이 도출되었습니다.
응, 기름 나오는 거 나도 원해. 그런데 나는 못 믿겠어. 원래 유전 개발이란 건 다국적 기업이 북치고 장구치고 다 개발하면 국가는 70%쯤 먹고 나머진 개발한 놈들이 나눠 먹는 게 상식이잖아. 그런데 어찌 된 영문인지 우리가 100% 다 먹겠다는 상황이 돼 버렸는데 거기에 동원되는 돈도 다 우리 예산이라는 거 아냐? 시추에만 최소 5천억에서 수조원대 들어간다면서?
응, 좋아. 반대 안 해. 다만 국가 예산 들이지 말고 니들끼리 해. 유전 개발에 찬성하고 그 가능성 믿는 사람들 많다며? 지도자 동지 부부를 포함해서 정치인, 언론인, 관계 부처 공무원, 학자, 지지자들끼리 5천억이든 1조든 펀드를 조성해서 그걸로 하란 말야. 그래서 나중에 기름 나오면 2000배 나눠 가져. 2000조 가치 매장량이라고 했으니까 1조까진 배분에 문제 없겠네.
생각해 보니 명쾌합니다. 뭐든 민영화하지 못해 안달이 난 자들이 왜 유독 유전 개발만 국가가 독점하려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민간 펀드가 답입니다. 저는 몹시 지지합니다. 석유든 가스든 동해에서 나오면 그게 다 우리 후손들에게 축복이 됩니다. 잘 되면 좋겠습니다. 펀드 만세!
다음엔 북한의 오물 풍선에 대응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고수들의 의견을 취합해서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상, 오늘의 페북 리포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