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글과 댓글들이 올라왔습니다만 저도 41개의 슈팅을 한 날은 그야말로 모니터에 대고 욕을 퍼부었습니다.
공 잡자마자 (볼 소유를 길게 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여기저기서 슛을 던져댔던 날이었죠.
코비 브라이언트의 슈팅은 확실히 경쟁선수들에 비해서 많은 편입니다. 여기서 '확실히'란 갯수가 엄청나게 많다는 말이 아닌
슈팅 수가 많은 빈도가 '분명히' 많다는겁니다.
올시즌 게임을 봐도 29.7점을 올리고 있는 브라이언트의 슈팅갯수는 28점대의 앤서니에 비해 0.9개가 많을 뿐이지만,
또한 브라이언트보다 꽤 적은 평균득점을 올리면서도 슈팅시도가 18개 근처가 되는 선수들도 많지만
다른 선수들에 비해서 일명 'shooting night'을 가지는 빈도가 높다는거죠.
이건 브라이언트의 장점과 떼어놓고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제임스가 브라이언트에 대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죠. 브라이언트의 공격능력은 대단하고 내가 배워야 할 부분이 많다.
가장 놀라운 점은 그가 코트 어디에서든 슈팅을 시도하고 성공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거다.
그 점입니다. 다른 선수들은 브라이언트만큼 아무데서나 슈팅을 시도하고 그 찬스를 만들어낼 능력이 없습니다.
그런데 브라이언트는 그러한 찬스를 창출해낼 능력이 있고, 그 찬스에서 어느정도의 성공률도 보장이 되는거죠.
반면, 슈팅 슬럼프가 오는 날엔 그런 찬스들이 높은 확률로 배드샷이 되는겁니다.
이건 양날의 검 이라고 볼 수도 있는 부분이죠. 브라이언트의 그러한 장점이 팀에 엄청난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반대로 해가 되는 날도 있습니다. 아주 빡빡한 경기에서 어떤 선수도 공격에서 활로를 찾지 못할 때,
브라이언트의 그런 능력은 팀 공격에서의 유일한 옵션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양날의 검인거죠. 헌데, 양날의 검인 대신에 도움이 되는 날쪽은 엄청 크고 긴 반면,
해가 되는 쪽의 날은 도움이 되는 쪽보다 훨씬 무디고 좁습니다.
브라이언트가 41개 슈팅을 하며 한게임을 말아먹었다고 해도(물론 게임은 어떻게든 이기긴 했군요)
그러한 브라이언트의 게임이 팀을 망친다고까지 가면 곤란하죠.
브라이언트의 슈팅퍼센티지는 오늘시점까지 .471-.374-.861 입니다. TS%는 .589 이고요.
이건 분명히 에이스급 가드 선수로서 대단히 효율이 뛰어난 야투율이고 TS%는 더욱 뛰어난 수준입니다.
더불어 브라이언트의 야투시도는 경기당 21.5개인데, 29.7점을 올리는 선수로서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숫자입니다.
다른 선수들보다 몇개가 더 많다 하는건 그리 의미가 없습니다. 실제로 브라이언트가 그만큼의 슛을 시도하면서
납득할 만큼의 효율을 가지고 있었느냐가 중요하죠. 브라이언트는 팀내 TS% 1위입니다.
레이커스 최고 효율을 가진 선수가 최다슈팅을 하는건 결코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내쉬도 없었고요.
가솔이 더 슈팅을 해야했다, 하워드가 더 슈팅을 해야했다고 말하는 분들도 있는데
오히려 그 말은 브라이언트가 아니라 다른 선수들에게 해야하지 않을까요?
월드피스, 가솔, 하워드의 슈팅시도수가 10개 근처로 비슷한 수준인데 브라이언트의 슈팅갯수를 뺏어서
하워드나 가솔에게 준다고 팀이 강해질까요? 오히려 제이미슨이나 모리스같은 선수들의 슈팅수가 그리로 가야겠죠.
무리한 슈팅을 줄이고 좋은 슛만 하면 당연히 좋겠지요. 하지만 브라이언트의 스타일은 지난 1~2년새 만들어진 것이 아닙니다.
17년차 선수에게 갑자기 스타일을 바꾸고 좋은 샷만 쏘라고하는건 단지 이상론일 뿐이죠.
더군다나 올시즌 내내 레이커스는 공격쪽에서 팀으로서 만들어가는 플레이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포인트가드가 있어서 브라이언트가 볼소유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고요.
제가 감독이라고 하더라도 내쉬 복귀 전까지 브라이언트가 어떻게든 공격을 이끌라고 주문했을겁니다.
가끔 브라이언트가 나간 상황에서 팀 점수차가 좁혀진다거나 하는 경우가 있었죠. 그때마다 브라이언트가 해가 되는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봇물처럼 쏟아졌는데요. 저는 이렇게 묻고 싶군요. 왜 그런 이야기를 하는 분들은 항상 몇 안되는
그런 장면이 나온 순간에만 이야기하시는건지요. 그렇게 그런 장면만 보고 이야기하면 마이클 조던도 쓸모없는 선수로
만들 수 있습니다. 중요한건 한게임, 두게임이 아니라 정규시즌 전체의 경향이겠죠.
82games.com은 팀별로 포지션별 랭킹을 매기고 있습니다. http://www.82games.com/1213/BYPOSL10.HTM
해당 페이지에 방문해서 확인해보시면 아시겠지만, 레이커스는 슈팅가드 리그 랭킹 1위를 달리고 있죠.
레이커스 2번 스팟이 만들어내는 PER이 21.0, 내주는 PER이 11.3, 그 마진이 리그 1위입니다.
여기서 브라이언트의 지분율이 얼마나 되는지는 더 자세히 따져보죠.
브라이언트는 이번시즌 평균 38.6분을 뛰고 있습니다. 48분중 38.6분이면 80%의 비중입니다.
82games.com의 simple rating을 살펴보면 브라이언트의 지분율을 더 정확하게 알 수 있겠군요.
http://www.82games.com/1213/ROLRTG8.HTM 왼쪽 페이지를 방문해보세요.
브라이언트는 올시즌 PER이 26.8, 상대 PER이 10.5로 PER 마진에서 케빈 듀랜트에 이어 리그 2위입니다.
더불어 온/오프 코트 마진은 코트 위에 있을 때 +7.5, 없을 때 -15.7로 합계 +23.2로 리그 2위이나
1위인 제럿 더들리와 차이가 거의 없고, 더들리는 경기당 28.6분을 뛰는 선수라는걸 감안했을 때
사실상 온/오프코트 마진은 리그 최고라는걸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온/오프 코트 마진은 이걸 가지고 선수 능력을 줄세우는데 적합한 도구는 아닙니다.
팀간 사정이 너무나 다르고 팀 사정에 따라 나쁜 선수가 팀의 도움에 따라 좋은 수치를 가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절대적으로 선수가 팀에 도움이 됐는가 아니냐를 판별하는데 도움을 줄 수는 있습니다.
브라이언트의 'shooting night'을 비판하는건 좋지만, 간혹 그걸 넘어서서 브라이언트의 올시즌 활약 자체를
의미없는 것이라거나 혹은 그것도 넘어서서 팀에 해가 된다거나 하고 호도하시는 분들도 있었는데, 그러시면 곤란합니다.
지는 게임에서 포기하지 않고 따라가는게 의미가 없는건가요? 가비지로 지나 아깝게 지나 똑같으니까?
그런 생각을 하는 분들은 스포츠를 보는게 아니라 도박이나 게임을 보고 있으신거겠지요.
도박사들이야 이기는데 걸었는데 지면, 가비지든 아깝든간에 의미가 없을테니까요.
하지만 팬들은 이기더라도 티맥타임, 밀러타임엔 더 크게 환호하고 졸전끝 승리엔 비난을 보내기도 하죠?
우리가 보는건 스포츠고, 그 스포츠란 '승패를 떠나 참여와 노력에만도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아무리 프로 스포츠라고 하더라도 팀이 진다고 해서 그 활약까지 무시하거나 비하하면 안되죠.
더불어 특정 선수의 한두 경기, 혹은 특정 장면을 가지고 시즌 전체를 폄하하거나 무시하는건 더더욱 안될일 아닐까요?
아, 뱀다리 하나...
익명의 코치가 크리스 브루사드에게 다른 선수 대신 브라이언트가 슈팅하는게 이득이라고 한 모양인데
그 코치 한명이 리그 전체 입장을 대변한다고 생각하면 곤란하죠. 레이커스 경기 보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다른 선수들보다 브라이언트가 슈팅하는게 유리하니 브라이언트 수비가 헐거워지고 오픈이 자주 나던가요?
아니요... 절대적으로 완전히 반대죠. 브라이언트의 슈팅만은 어떻게든 막는 수비를 하는 팀이 대부분입니다.
브라이언트가 많이 던지는게 그렇게 이득이면 다른 선수 꽁꽁 막고 브라이언트는 내버려둬야죠.
브라이언트의 저런 모습은 아마 거의 찾아보기 힘들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이토록 코비의 40개 슛시도에 충격을 받은건, 바로 내쉬가 복귀한 바로 그 경기였기 때문이죠. 대부분은 이런 상황에 손발을 맞추는걸 당연하다 생각하는데 코비는 내쉬가 오면 자신의 게임에만 집중할 수 있다 이런 마인드를 인터뷰를 통해 주욱 가져왔었고 그걸 그대로 실현한거죠. 근데 그것과 더불어 마이크 디앤토니 역시 스티브 내쉬를 오매불망 기다려왔는데, 바로 그의 시스템 자체가 스티브 내쉬라는 선수가 120%를 끌어올 수 있기 때문이죠. 내쉬의 복귀로 아마 모든것은 달라질거에요. 코비도 그렇고 레이커스 농구도 그렇고.
효율을 스탯을 근거로만 말씀하시는데 그렇다면 코비의 슈팅을 줄이고 드와잇의 슈팅을 늘려야죠. 코비는 4할대의 성공율인 반면 드와잇은 6할대니까요.
하워드보다 브라이언트의 TS%가 더 높습니다. 성공률 2위의 슈팅을 더 늘리기 위해 성공률 1위의 슈팅을 줄인다는건 말이 안됩니다. 3위, 4위, 7위, 8위의 슈팅을 줄여서 2위에게 더 많은 슈팅을 주는게 맞지 않을까요.
아.. 다시 보니 하워드의 TS%가 3위고 2위가 크리스 듀한, 1위가 코비 브라이언트네요.
TS%만으로 공격의 효율성을 평가하기는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골밑 근처에서 하워드나 가솔이 슛을 쏘는것이 공격리바도 더 수월한 편이고 다른 선수에게 나는 찬스도 더 좋은 편이니까요.
그리고 TS%을 높은 수치로 올려주는 3점 슛 같은 경우는 공격횟수가 줄어든다고 3점 횟수가 줄어들지는 않을거라고 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줄이라고 하는 슈팅 시도는 미들에서 던지는 무리한 터프샷일거라 생각됩니다.
당연히 무리한 슛을 줄이고 좋은 슛을 늘리면 더 좋겠죠. 다만, 브라이언트의 플레이 스타일은 단순간에 변할 수 있는게 아닙니다. 현실적으로 '좋은 샷 셀렉션을 가져야 한다'는 이상일 뿐이죠. 다행히도 스티브 내쉬가 복귀해서 브라이언트 스스로 그다지 변하지 않았어도 내쉬가 좋은 찬스를 배급해주고, 공간을 열어주는 효과를 지난 몇 게임간 보고 있습니다. 더더욱 지금정도 효율이면 브라이언트의 슈팅을 줄이기 보다는 오히려 공격력을 극대화시켜주는 동료들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논리적으로 보이지만 공감은 안가네요
전적으로 공감됩니다... 하워드나 가솔을 확실하게 쓸 전술이 없다면 코비가 나설 수 밖에 없는 상황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죠. 에이스의 역할이 우리팀이 아무것도 못 할 때 해결해주는 역할이라면 코비는 그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안 들어가면 어쩔 수 없는 상황이죠. 다른 선수들이 뭔가를 할 수 있는 전술이 LA에는 아직 특별하게 없는 것 같아 보였습니다. 내쉬가 돌아왔으니 상황은 보다 나아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NBA 게시판에서 이동해 왔습니다.
제목보고 이 xx는 또 뭐야? 하면서 들어왔는데 반대네요 ㅋㅋㅋ 제대로 낚였음 암튼 좋은 글입니다. 코비는 예나 지금이나 물어뜯기 좋은 상대인가 보네요. ㅉ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