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처음 술을 먹어본게 성북동에서 초등학교 다닐때 였다. 학교 갔다오니 집에 아무도 없었다. 그게 초1 이었나 그랬을 거다. 어머니가 동생들 데리고 시장에 가신거 같았다. 배가 고파서 먹을 것을 찾다가 포도주가 한 병 있었다. 그냥 한모금 마시니 달달하니 시큼하니 입맛에 맞는다. 또 한모금 또 한모금 하다보니 포도주 한 병을 다 마셨다. 그리고 몸에서 열이 나서 찬물 뒤집어 쓰고 뻗어있는데 어머니가 동생들 하고 오셔서 날 보시더니 (아이구~ 술냄새~이놈이 술먹었네. 어린 놈이~~)하면서 정신차리라고 등을 팡팡~ 때리셨던가? 하여튼 그때 처음 술을 먹어 보았다. 그리곤 술을 멀리했다. 몸에서 열이나서 죽을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중학교 다닐때 집에 양주가 있었다. 선물 들어온 양주였는데 어느날 아버지도 안계신데 집안의 주당이신 막내할배랑 큰아빠가 오셔서 양주 3병을 홀딱 드시고 가셨다. 아버지가 오셔서 하신다는 말씀이 막내할배랑 큰아빠가 동갑이라 둘이서 만나면 술 많이 드신다고 하셨다. 할배대에 막내할배 아버지대에 큰아빠 우리대에 둘째아빠 막내아들이 술을 무지 마셨다. 한대에 한명씩 주당이 존재했다. 나머지는 술 하곤 거리가 멀다. 나도 초1때 포도주 달달한 맛에 한병 마시고 죽는줄 알았고 그래서 겁나서 술을 안했다. 그리고 전문학교 졸업이 가까워지고 친구들과 같이 소주를 먹게 되었는데 술 먹으면 기분이 어떤가 왜 사람들이 술을 즐기는지를 알고 싶어서 소주를 잔을 세면서 마셔보았다. 18잔 정도 마신거 같았고 일어나서 집으로 오는데 신촌에서 집까지 번동 못미쳐까지 걸어서 가는데 땅바닥이 푹신하고 발을 디디면 쑥 들어가고 발을 떼면 쑥 올라오는 기분이다. 이래서 사람들이 술먹고 길바닥에서 누워서 자는구나...하고 알았다. 참 신기했다. 시청을 지나니 술이 깨서 빠른 속도로 걷기 시작했고 종로 창경궁 삼선교 미아리 고개를 넘어 대지극장 신일고로 해서 집에 들어가니 몇시간을 걸었는지도 모르겠고 정신은 말똥거려서 (다녀왔습니다) 인사하고 샤워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그리곤 술은 거진 마시질 않았다. 그냥 두 번의 술마심으로 술 마시는 사람들의 기분은 알게 되었다. 그리고 65세가 되는 동안 술은 어쩌다 술자리 가면 따라놓고 고사 지내고 아니면 콜라를 마셨다. 그래도 노래 부르라면 마이크 잡고 노래 부르고 춤은 못추니 남들 노는거 구경하면서 웃고 즐기는 타잎이다. 그래서 술 먹고 사고친적은 없다. 술 안마셔도 노상 흔들흔들 술취한 사람 같은데 술 먹어서 뭐하랴.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