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소녀에 관한 생각으로 밤잠을 이루지 못하는 상태에 까지 이르게 되었는데,
눈을 감고 있을 때면 항시 그소녀의 모습이 선연하게 떠올라서 가슴을 온통 설레게
만들곤 했다. 그래도 이렇다 할 말 한 마디 하지 못하고 혼자만 좋아하고 있었다. 별
의 별 생각을 다 하면서 하얗게 밤을 새운 적도 있었다. 어머니는 나를 보고 어디가
아프냐고 물으셨다. 아니라고 말을 하는 것도 귀찮았다.
무슨 생각으로 도림시장을 가서 장어 두 마리를 사서 비닐봉지로 싸서 그 소녀가 사
는 방문앞에 두고왔다. 그리고 생각해낸것이 연서 였다. 그날 부터 매일매일 만화스
토리는 짜지 않고 연애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정식으로 우표를 붙이고 빨간 우체통
에 넣었다. 몇달을 그렇게 했는데도 한 번도 답장은 오지를 않았다. 그림도 그려넣고 정
성껏 또 편지를 썼다 편지의 문장을 위해 나는 그때부터 독서를 시작했다. 김말봉의(찔
레꽃)을 비롯하여 심훈의 (상록수) 그리고 일본의 여류작가 미우라 아야꼬의(빙점)등을
서점에서 구입해다 읽고는 좋은 문장은 좀 차용도 해가며 편지문장을 만들었다.
그런데 어느날이 였다. 아버지가 무슨 보자기를 싼 뭉치를 내앞으로 내밀면서 그런짓이
제 하지 말라 하셨다. 그것은 그동안 그녀에게 보낸 편지가 개봉도 되지않은채 쌓여있었
다. 그집의 아버지가 주더라는 것이다. 결국 그녀는 한 번도 나의 편지를 받아보지 못한
것이였다. 나는 부끄러웠고. 그녀를 단념하기에 이르렀다.(계속)🙏
첫댓글 마두 만평과 좋은글 잘 보고 갑니다 ~^^
감사합니다^^
풋풋한 그사랑을 그리 매몰차게...하시다니....
당신들의 인생도 아니면서....
어른들이란 참..........
그래요
어른들이란 참 그렇지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