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르윈은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고 문을 열기 위해 손잡이를 돌려보며 계속 밀었지만
안쪽에서 책이 문 쪽으로 무너진 탓인지 도저히 문을 열지 못했다.
투둑-.
갑작스럽게 돌멩이 하나가 카르윈 머리로 떨어졌다. 카르윈은 떨어진 돌멩이를 주워보고
설마 하는 마음으로 고개를 올려보니 낡고 허름했지만 아무 이상 없어야 하는 천장이 방금 충
격으로 금이 간 듯 조그마한 돌멩이가 이어서 하나둘 천장에서 계속 떨어지고 있었다.
"무너진다아-!!"
말 그대로 무너지고 있었다. 카르윈은 창백해진 얼굴로 듀리아가 같혀 있는 문을 계속
두들겼지만 이미 정신을 잃은 듀리아는 책 더미 안에서 조용히 기절해 있을 뿐이었다.
이제 카르윈은 자신이라도 살아보자, 라는 생각으로 듀리아를 버리고 집 밖으로 나가기 위해
문을 찾기 시작했다. 다행이 밤이 아닌지라 어둡지 않았지만 문이 어디 있는지가 문제였다.
창문이라도 낮다면 뛰어 넘어 탈출하겠지만, 창문은 자신보다 훨씬 높았다.
카르윈은 젖 먹던 힘까지 짜내며 뛰고 또 뛰었다. 듀리아를 업은 뒤라 힘이 빠진 뒤였지만
죽기살기로 뛰니 조금이나마 더 뛸 수 있었다.
"끼야아악-!!"
죽기살기로 뛰는 도중 자신이 뛰는 곳 앞쪽에서 유리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집안에서 소리가 나는 것을 보아 자신과 듀리아를 보고 정신 없이 도망쳤는데 그 후,
아무래도 자신이 들어온 문을 잃어버린 듯 했다. 카르윈도 마찬가지였지만 말이다.
카르윈은 달리면서 지금이라도 달려가 구해볼 것인가?
고개를 저었다. 집도 무너지려하고 자신의 제일 친한 친구 듀리아를 구하지 못하였는데
유리에까지 구할 시간이 어디 있겠는가? 또한 유리에가 죽으면 자신이 처한 상황도 그 누가
알지 못할 것이다, 라고 생각하였다. 이제 달려가다 만나도 무심코 지나쳐야할 상황이라고
생각한 카르윈은 고개를 숙이고 있는 힘껏 뛰었다.
"어, 카르윈! 도와줘! 집이…!!"
고개를 숙여서인지 유리에의 모습 보이지 않았지만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 미안해!!"
라고 말한 뒤, 카르윈은 방금 뛰었던 것보다 더욱 더 빨리 뛰었다. 뒤에서 유리에가
뭐라고 소리를 질렀지만 그 소리는 카르윈 귓가에 들어오지 않았다.
쿵-!
"커억!"
갑작스럽게 무엇인가에 부딪힌 카르윈은 정신이 멍하게 되는 것을 느끼고 고개를 들자
따가운 햇살이 자신을 비춰주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뒤를 돌아보니 자신이 부딪힌 곳은 집
어느 한 부분의 벽이었다. 그 순간 카르윈은 듀리아가 예전에 주먹질하다가 벽을 뚫어버렸던
구멍이 생각났다.
한 두시간 전에도 그 구멍을 통해 듀리아를 보았기에 카르윈은 있는 힘껏 유리에가 있는
방향으로 소리를 질렀다.
"유리에, 벽을 뚫어!"
유리에가 자신의 몸으로 뛰어오면 될 수도 있었지만 뛰어오다 갑작스럽게 집이 무너질 수
있었기에 방법을 소리지르며 알려주고 있었다. 유리에는 숙녀가 어떻게 그런 짓을 할 수 있냐는 듯,
자리에서 뛰며 소리를 질렀지만 그 소리는 카르윈의 말소리보다 낮아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
"집이 무너진다고 바보야!"
유리에는 어쩔 수 없이 자리에서 뒷걸음 치다가 있는 힘껏 벽을 향해 몸을 날렸다.
하지만 가벼운 몸무게 탓인지 벽을 뚫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쓰러져 기절한 듯,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
"신은 나에게 무슨 잘못이 있다고 이런 벌을 내리시는 겁니까?!"
카르윈은 어쩔 수 없이 집 밖에서 유리에가 쓰러져있는 곳을 머릿속에서 측정해가며 있는
힘껏 뛰어보았다. 그리고 어느 정도 뛰어온 카르윈은 벽을 향해 몸을 날렸다.
쿵-!
벽을 뚫자 통증이 다시 느껴져 왔지만 그 통증을 참으며 누워있는 유리에를 찾아 들어보려고 했다.
여자라 그런지 무게는 작았지만 팔은 그 무게도 버티기 힘든 듯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하지만 여기까지 온 이상 쉽게 포기할 수 없었다.
카르윈은 유리에를 여자라고 생각하지 말자며 다짐한 후 왼손은 머리를 보조하며 가슴까지
올려두었고 오른손은 허벅지를 잡고 있는 힘껏 다시 들었다. 그 순간 깨어나지 않을꺼라 생각하던
유리에가 눈이 번뜩 뜨였다. 그리고 몇 초 동안 유리에는 들려있는 상태에서 카르윈을 몇 번
쳐다보다가 갑작스럽게 손바닥으로 카르윈 오른쪽 볼을 향해 사정없이 날려버렸다.
짜악-!
"어엇?!"
"이 변태!! 아깐 날 버리고 도망가더니, 이젠 듀리아에 이어서 나까지 범하려고?!"
"그, 그게 아니라……."
짜악- 짝!
이번에 손바닥이 양쪽 볼을 번갈아 가며 소리를 내었다. 카르윈은 이제 눈물을 흘리며 맞은
상태로 가만히 있었다. 유리에는 그 모습을 보며 자신은 아무 잘못 없다는 듯이 시선을 딴 곳으로
돌리고 들려져 있는 상태에서 쉽게 내릴 수 있었다.
카르윈은 더 이상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눈물을 흘리며 집 안을 뛰었다. 유리에는 울면서
뛰어가는 카르윈을 곁눈질로 보았지만 끝까지 시선을 돌리지 않은 채 집 밖으로 뛰쳐나갔다.
●리플 남겨주신 분 ●
꽃먹은토깽이 - 묘사가 맞았나 보네요 !! (왠지 모르게 좋아지는군요). 그리고 책더미에 깔린 것 맞습니다.
마지막 메세지를 들으면 알 수 있죠 ^^
앮 - 시대, 공간적 배경은 중세시대 입니다. 판타지도 섞인 중세시대죠. 파이프나 그런 것은 추후에 수정
할 예정이랍니다 ^^ 그리고 웃대 가끔씩 들려보긴 하는데 개인적으로 너무 복잡하다는 느낌을 주는...
사츠♥ - 정말로 책더미에 깔린 것 맞고요, 제가 꼬박꼬박 코멘 남기는 것은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랍니다 ^^
읽고 리플다는 건 왠지모르게 기본적인 예의라는 생각이 들어서 남기는 거랍니다 .. ^^
세실리아스 - 오호~ 세실리아스님도 소설 한 번 써보세요 ^^ 어떤 세계관을 구상하는지 궁금하답니다. ^^
단테 - 참으로 불쌍한 일이죠... 쉽게 이야기 하자면 카르윈은 개고생했죠. 하지만 듀리아는 주인공이니
여기서 죽을일도 없겠죠? 제 마음이 변하지 않는 한 .. 그리고 알고보면 카르윈은 참사를 피한격이
되네요 ㅋ ^^
# 리플을 달아주시면 고맢겠습니다. 그리고 리플의 답변은 다음 화에 남겨드리겠습니다 ^^
# 지적은 당연히 감사드려요! 그리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수정하는 법도 알려주시면 당연히
더블로 감사드립니다!
# 언제나 좋은하루 되시고요, 리플 안달아주셔도 읽어주셨다면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
첫댓글 한교련● 어어읏..ㅜ 카르윈이 불쌍해요.카르윈 이 누나에게 오려무나,내가 치료해줄..<-가드올려-_-
헉 ㅡㅡ; 에센트님 안녕하셔용 ㅎㅎ, 유리에씨 좀 너무하네요 ㅠㅠ, 구해준거 뻔히 알면서ㅠ,ㅠ ㅋㅋㅋ
에센트님∼안녕하세요 ㅋㅋㅋ 아으 .. 카르윈이 너무 불쌍해요 ㅜ_ㅜ .. !
버..버리다니.
당돌한 유리에 << 불쌍한 카르윈 << 제정신 아닌 듀리아 << 멋진 트리플입니다 ! ! , 드디어 집이 무너지는겁니까. 기대기대 , ㅡ
오~재미잇는 소설이오~기대 하겟소
우훗, 초반부에 주인공이 죽으면서 독자들에게 대 패닉을 주는 센스가 돋보여야 할 시기입니다.(??) 다음편 보러 갈께요
길고, 재밌고, 에센트님 소설에 빠져들수 밖에 없는이유~ 건필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