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보 노 라 면]

새벽에 비를 보고 집을 나섰다

비를 생각하면  항상 옛 시절이 생각난다

청소년기와 또 청년 시절엔 정말 비를 좋아했었다.

초중딩시절 비만 오면 우산도 없이 나다니는 나를 보고 엄마는 혀를 끌끌 차곤 했다.

"또 저넘이 빨래감을 만들어 내는 구만" 하시면서 말이다. 그땐 세탁기도 없던 시절이었다.

나의 첫사랑은 그런 나를 두고 '비의 화신'이라고도 했다.

어두컴컴한 학교....

어라! 근데 학교 정문 앞에 플레카드가 걸려있다. 자세히보니 '제 XX회 졸업식'

아! 오늘이 졸업식이로구나. 맞다. 졸업시즌이다. 글도 일단 운동장을 돈다.

그러다 문득 예전 우리들의 고딩 졸업식 광경이 떠오른다.

밀가루는 기본이고, 모자 찢기, 교복 날리기 등 참으로 조금은 지저분(?)하지만 그래도 낭만이 깃든 소박한

분위기였던 것 같았다.

거기다 막소주를 걸치곤 그냥 집으로 왔지 지금의 애들처럼 거리를 헤메지는 않았다.

더구나 계란밀가루 범벅에 알몸뒷풀이 등 사회에 혐오감을 주는 짓거리는 전혀 하지 않았다.

모자를 헹가레치기는 했어도 말이다.

문득  졸업식 이야기, 특히 여고졸업을 이야기하니 가수 두명이 떠오른다.

하나는 '여고시절'을 부른 이수미 이고, 또 한 사람은 '여고 졸업반'을 부른 포크싱어 김인순'이다.

이수미의 여로시절 가사 좀 보자

'＃어느 날 여고 시절 우연히 만난 사람. ♬변치말자 약속했던 우정의 친구였네♪.

수많은 세월이 말없이 흘러 ♩아~~~ 어느 날 여고시절 우연히 만난 사람.♪

변치말자 약속했던 우정의 친구였네♭.'

여러분들이 잘 아시는 이수미의 '여고시절'이다.

또 하나인 김인순의 '여고 졸업반'도 있다.

＃이 세상 모두 우리 거라면 이세상 모두 사랑이라면♪ 날아가고파 뛰어들고파 아~ 잊지 못할 여고 졸업반♬.

아무도 몰라. 누구도 몰라. 우리들의 숨은 이야기♪~~ 이 세상 모두 우리 거라면 이 세상 모두 사랑이라면♩

날아가고파 뛰어들고파♭ 아~ 잊지 못할 여고 졸업반.♬'

아시다시피 이수미는, 한때 이나라의 디스크 쟈키 중에서 가장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던 故 이종환이라는 명 DJ와의 어떤 사연으로 유명했던, 지금도 생존하고 있고 가끔 활동하는 가수이다.

위의 노래(가사가 맞는지 모르겠다. 기억 속에서 좀 헤멨는데...)는 나의 고딩시절 나온 노래가 아니고,

내가 군대생활하던 1972년 이후 나온 노래로 기억한다.

그러나 1952년생인 이수미보다 한 살 적은 1953년생인 김인순은 한창때인 35세를 일기로 교통사고로 숨진바 있다.

특히 각 방송국의 인기DJ였던 김인순은 그 당시 고딩들의 우상이었고 우리 세대들에겐, 결혼 후 미국으로 이민간

우리나라 최초의 혼성 듀엣 멤버이기도했던 박인희의 자리를 메워주는 역할을 한 DJ였다..

깨끗하고 절제된 이미지의 명 디스크쟈키로써의 인기는 어린 학생들을 유혹(?)하기엔 안성맞춤이었었다.

어느 누구는 밤에 눈을 감으면서 영원을 향하여 가고파서, 고통없이 가고파서

"제발 내일 아침에는 눈을 뜨지 말아야 할텐데..."하고도 눈을 떠져서 실망하곤 했다는데

한창 활동할 시기에 본의가 아닌 일로 재능을 다 쏟지 못하고 가버린 사람은 너무 아쉽다.

오늘 내가 여고 노래 가사를 중심으로 한 것은 너무도 순수했던 그녀, 김인순이가 생각나서이다.

그들보다 각각 한살과 두살이 많은, 한때의 팬이었던 내가 말이다.

그리고 나에게 영화로 더욱 각인시켜준 게 있다. 바로 마이크 니콜스 감독의 1967년작 영화 '졸업'이다.

더스틴 호프만(벤자민역)과 케서린 로스(일레인역), 그리고 앤 밴크로프트(로빈슨여사)가 주연한

그 영화는 영화 자체도 흥미로웠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불세출의 가수 '사이몬&가펑클'의 힛트곳이

대량(?) 쏟아져 나온다는데 더 큰 의미가 있다. 우리 또래치고 이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 없으리다만

장모의 유혹(그때 우리나라는 정서상 나중에 아내가되는 케서린 로스의 이모로 번역했다)에 의한

관계의 댓가치곤 고통스러운 아픔의 날들을 지세운 더스틴 호프만이, 결국 부모의 강압에 의해 결혼식을

치르는 성당에서 그녀를 구해내어(?) 웨딩드레스 차림으로 도로위를 달리다 마지막 버스에 올라탔을 때 눈이

휘둥거리던 승객(엑스트라)들의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 그 후 그(더스틴 호프만)을 봤던 게 바로 '미드나이트 카우보이'

였었는데, 그렇게 풋풋하던 그 더스틴 호프만이 벌써 우리 나이로 79세이고 내가봐도 사랑스럽던 케스린 로스도

이미 76세의 할머니...게다가 표독스럽던 앤 밴크로프트는 이미 지난 2005년에 736세의 나이로 이 세상을

하직했으니 참 세월만큼 부질없고 허망한 것도 없다. 어쨌든 영화도 영화이지만 앞서 얘기한 사이몬&가펑클의

주옥같은 음악(Scarborough Fair, Sound Of Silence, Bridge Over Trouble Water와 악녀 로빈슨을 말하는

경음악인 Mrs Robinson 등: 참고로 Sound Of Silence는 지금도 나의 휴대폰 컬러링으로 사용하고있다)

이 너무 좋아서 그 영화를 무려 다섯번이나 보았었다. 물론 내가 가장 좋아하던 가수인 그들은 너무나 아쉽게도

이미 30년도 더 넘은 어느날 해체되었다만... 그 해체 사유가 지금도 내겐 의문으로 남아있고 그리고 그들

(아트 가펑클과 폴 사이먼) 역시 우리보다 꼭 열살 많은70대의 할아버지가 되었고

이 모든 것들을 회상하며 오랜만에 학교운동장을 돌면서 깊은 생각에 잠겨본다.

사이먼 앤 가펑클 ​​Simon&Garfunkel-The_Sound_Of_Silence 사운드 오브 사일런스

                              (지금도 나의 휴대폰 컬러링으로 사용하고있다)

​Simon&Garfunkel-The_Sound_Of_Silence
Hello darkness, my old friend
/ 내 오랜 친구, 어둠이여
I've come to talk with you again
/ 자네랑 이야기하려고 또 왔다네
Because a vision softly creeping
/ 왜냐하면 내가 잠들어 있는 동안에
Left its seeds
/ 어떤 환상이
While I was sleeping
/ 자기 씨를 심어놓았기 때문이지
And the vision
/ 내 뇌리에 깊히 박힌
That was planted in my brain
/ 그 환상은
Still remains
/ 아직도 여전히
Within the sound of silence
/ 침묵의 소리로 남아있다네
In restless dreams I walked alone
/ 불안한 꿈속에서 자갈이 깔린
Narrow streets of cobble stone
/ 좁은 길을 혼자 걸었지
'Neath the halo of a street lamp
/ 가로등불 밑에 다다랐을 때
I turned my collar /
차갑고 음습한 기운때문에
To the cold and damp
/ 옷깃을 세웠다네
When my eyes were stabbed /
그때 반짝이는 네온 불빛이
By the flash of a neon light
/ 내 눈에 들어왔고
That split the night
/ 그 네온 불빛은 밤의 어둠을 가르며
And touched the sound of silence
/ 침묵의 소리를 감싸안았다네
And in the naked light I saw
/ 적나라한 불빛가운데서 만명 정도?
Ten thousand people
/ 아니 어쩌면 더 많은 사람들을
Maybe more
/ 나는 볼 수 있었다네
People talking without speaking
/ 그사람들은 마음에도 없는 이야기를 하고
People hearing without listening
/ 듣는체 하지만 실제로는 듣지않고
People writing songs
/ 심금을 울리지도 못하는
That voices never share
/ 노래들을 부르고 있었다네
No one dared
/ 그 어느 누구도 감히
Disturb the sound of silence
/ 침묵의 소리를 깨뜨릴 엄두를 내지 못했다네
'Fools' said I '
/ 그래서 나는 '바보들
You do not know
/ 암과도 같은 침묵이 자라고 있음을
Silence like a cancer grows
/ 당신들은 알지 못하나요?
Hear my words that I might teach you
/ 당신들을 깨우치는 내 말을 들으세요
Take my arms
/ 당신들에게 내미는 내 손을 잡으세요'
That I might reach you /
라고 말했지
But my words
/ 하지만 그러한 내 말은
Like silent raindrops fell
/ 소리없는 빗방울처럼 떨어져
And echoed
/ 침묵의 샘 가운데에서
In the wells of silence
/ 공허한 메아리같을 뿐이었다네
And the people bowed and prayed
/ 사람들은 자기들이 만든
To the neon god they made
/ 네온 神에게 허리굽혀 기도했다네
And the sign flashed out its warning
/그러자 네온이 만들어내는 단어중에
In the words that it was forming
/ 경고의 문구가 번쩍이었지
And the signs said
/ 네온은 이렇게 말했어
'The words of the prophets are written
/ '예언자의 말은 지하철의 벽이나
On the subway walls and tenement halls
/ ' 싸구려 아파트 현관에 적혀있다' 라고...
Whispered / 침묵의 소리 가운데에서
In the sound of silence / 그렇게 속삭이더군...

2023년 2월 11일

[자유노트]

가요를 통하여 옛 추억을 아주 생생하게 회상하게 해 주시는군요?
저는 이 노래를 누나와 형들이 애창하는 것을 듣고 자랐습니다
그래도 하도 많이 들어서
마음속으로는 우리 시절의 노래라고 생각하기도 한답니다

[보 노 라 면]

그렇군요 그러다보면
본인 시대의 일이나 작품으로 생각하죠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