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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으리!"
미친 듯이 달려가 인후를 흔드는 승예. 지켜보는 사람들이 모두 수군댄다. 순간, 누군가에게 입막음을 당하며 끌려가는 하선. 이성을 잃은 승예는 뒤에서 잃어나는 상황을 알 리가 없었다.
"나으리! 정신을... 정신을 차려보세요!"
급히 인후는 의원으로 옮겨졌다. 머리는 다행히도 다치지 않고 어깻죽지와 가슴팍 부분에 심히 멍히 들어있었다.
"어찌, 어찌 되었습니까?"
"심한 상처는 없으니 염려마쇼."
"하아... 감사합니다."
한참을 인후의 손을 잡고 있던 승예. 고통스런 표정을 짓던 인후가 눈을 슬며시 뜬다.
"정신이 드십니까?"
승예는 깜짝 놀란다. 그러나 그보다 더 놀란 것은 인후였다. 꽉 쥐고 있는 승예의 손에 순간 가슴이 뛰었다. 그러나 그 보다도 사태파악이 중요했다.
"어찌 된 일입니까? 어찌 아가씨께서 저를...."
"나으리께서 말에 치이는 모습을 제가 보았습니다. 하여...."
"말에.. 말에 치였단 말입니까?"
순간 제 머리를 만져보는 인후. 피 한 방울 묻어나지 않는다.
"다행히 머리는 다치지 않으셨습니다."
불길한 생각이 스친 인후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혹, 혹 동행한 이가 있습니까?"
"예? 아, 하선이가... 어?"
뒤에 없는 하선이를 이제야 알아차린 승예가 발딱 일어선다.
"하선이가, 하선이가 없어졌습니다."
"하선이요?"
"제 몸종입니다. 분명 나으리께서 쓰러지셨을 때만해도 제 옆에... 있었는데...!"
"당장 따르십시오!"
낫지도 않은 상처는 이미 잊었는지 거칠게 승예의 손을 잡고 말에 태우는 인후. 급해보이는 그에 태도에 그저 의아한 승예다.
***
"말, 해!"
얼마나 맞았던지 나무 의자에 꽁꽁 묶여 피투성이가 되어있는 하선. 얼음장 같은 물을 끼얹음에도 하선은 이미 정신이 반 쯤 나간 상태로 멍하니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대체 네 상전이 누구야! 대체 뉘인데 도련님을 그리 걱정하냐!"
"헤헤, 말 안 할 수 없을 게다."
"전.. 전.. 모르옵.. 윽!"
순간 날아오는 주먹에 맥없이 고개가 훽 돌아가는 하선. 그러나 승예가 제 상전이라는 말 만큼은 아낀다.
"말 하라고 했어! 곱게 가고 싶음!"
"이리 가도.. 결코.. 곱게 가는 것은 아니겠지요!"
"그 입 못 닥쳐!"
"윽!"
날아오는 주먹과 차디찬 물을 다 맞아내면서도 승예의 휘 만은 발설치 않는 하선. 그리고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이중수의 하인.
"승예 아가씨의 몸종...?"
순간, 그의 발걸음이 바빠진다.
***
"대체, 대체 어찌 그러십니까? 상처도 아물지 않았...."
승예의 말은 듣는 둥 마는 둥 말을 멈춰세운 인후가 승예를 폐가에 들여보낸다.
"여기에 계십시오."
"예?"
"여기에서 나오시면 안됩니다. 제 말 아시겠습니까?"
"대체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것입니까?"
"그 자를 꾀어내어 아가씨의 정체를 알려 하는 것입니다. 절대 아니됩니다. 아시겠습니까?"
"예? 예..."
전혀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이었지만 승예는 일단 고개를 끄덕였다.
"제 목소리를 듣기 전까지는 숨소리조차 아끼십시오."
몸을 일으켜 폐가를 나서려는 인후를 붙잡는 승예.
"어딜.. 가시는 것입니까?"
"곧, 곧 돌아올 것입니다."
승예의 손을 처음으로 잡아준 인후.
"정말이시지요?"
"약조드리겠습니다."
서둘러 폐가를 빠져나가는 인후. 인후를 바라보는 승예의 시선이 애처로웠다.
***
퇴궐을 한 적훈이 은밀히 한 사내를 불러들인다. 놀랍게도 인후를 치고 간 말에 탄 자객이었다.
"어찌되었느냐?"
"심히 다치지 않으셨습니다."
"몸종 녀석은 입을 쉬이 열더냐?"
"다섯 시간 째 입을 꾹 다물고 있다 합니다."
".... 반드시 알아내어라."
"예, 대감."
"인후가 더 이상은 다치지 않게 하여라."
"예."
이내 사랑채를 나서는 사내. 사내가 나가자마자 그 여인의 정체를 알아내지 못했다는 분노감에 탁상을 세게 내리친다. 적훈의 눈이 날카롭게 빛나며 입꼬리의 한 쪽이 사늘하게 올라갔다.
"인후야...이 아비가.. 널 지킬 것이니라."
***
"어찌 이리 안 들어오는 지 모르겠습니다."
"염려 마시오, 부인."
걱정되어 한 시도 가만있지 못하는 이씨를 진정시키는 이중수. 그 순간 붙여놓았던 하인이 들어온다. 모두의 시선이 그에게 꽂혔고, 그는 다급한 표정으로 숨을 채 고르지도 못한 채 입을 떼었다.
"아가씨..아가씨께서...!"
"무슨 일이냐?"
이중수가 염려되는 얼굴로 물었다.
"아가씨께서 없어지심은 물론... 아가씨의 몸종이 한 자객무리에 협박을 받으며 가문을 대라 하고 있습니다."
"뭐라?!"
"....."
이씨부인이 바들바들 떨리는 목소리로 되물었다. 이중수는 탁상을 탁탁, 내리쳤다.
"누가...누가 일을 꾸민단 말인가..."
***
급히 사랑채로 들어선 인후.
"인후야."
김적훈의 어투가 전보다 사나웠다.
"어찌 자리를 비운게냐?"
"아버님."
"말하여라. 연유가 타당하면 널 용서해줄 것이다."
"아버님."
인후는 같은 말만 되풀이했다. 김적훈은 여전히 처연하게 인후를 꾸짖고 있었다.
"어찌 사헌부를 비웠냐 물었다."
"어찌 절 치려 하셨습니까."
"뭐라?"
"절 말에 치이게 하시어 한 여인을 납치하신 것은 다름아닌 아버님이라는 것을 알고 왔습니다."
"인후야."
적훈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그리고 천천히 입을 떼었다.
"지금부터 내 말을 잘 듣거라."
***
다음 날 이른 새벽이 되어서야 폐가로 돌아온 인후. 잠이 든 승예를 조용히 바라본다.
"...."
잠시 후, 정신이 든 승예가 눈 앞에 있는 인후를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오셨습니까?"
"... 무서우셨지요? 어서 가시지요."
"예..."
얼마나 쪼그리고 앉아있던지 몸이 다 뻐근했다.
"이제 집으로 돌아가셔도 됩니다."
"그리 하겠습니다."
"..."
"헌데 어찌 이리 표정이 안좋으십니까?"
"아닙니다. 가시지요."
순간 허겁지겁 누군가 급히 들어온다. 칼을 빼드려는 인후. 승예가 그런 인후를 막았다.
"제 집의 하인입니다."
"예."
"무슨 일이냐?"
"아, 아씨─"
"그래. 일이라도 생긴게냐?"
"승훈..승훈 도련님께서.. 목숨을, 목숨을 거두셨습니다!"
"!!!!!"
순간 충격에 커지는 눈, 그리고 상황 판단과 함께 눈물이 고이는 승예를 보는 인후의 눈에선 웬지 모를 안타까움이 베어있었다.
***
벌써 두분이 제게 댓글을 ㅠㅠ
연재할 수록 폭풍감동입니다!
앞으로도 더 열심히 연재하고!
따끔한 충고도 들어가며, 더욱 분발하는 쿠키_가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업쪽 =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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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겨울 헉 승훈이는 왜 갑자기 ㅠㅠㅠ
이 소설 주요사건이 승훈이의 사망이에요 ^^ 담편도 업쪽 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