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영혼에 그려 놓으신 어머니
(어머니 추모 5주기를 맞이하여)
어머니 없이 숨가쁘게 새겨진 발자국이
부끄럽습니다
길이 아니면 가지말라고
신신당부하시며 유언으로 말씀 하셨지만
남은 것은 어머니가 물려주신
늙어가는 육신뿐이니
어머니 마음이라도 헤아려보는 속 깊은
자리는 낙엽만 쌓이고 있군요
검댕이 숯처럼 변한 지친 마음을
어찌 돌이킬 수 있겠습니까?
먼길 돌아와 누운 나그네 되어
가만히 불러보고 싶은 이름
김선금 어머니!!
이제 어머니가 그렇게 살아온 길을
진솔하게 걸어갈 때
그래도 부끄럼 없이 후회는 없겠지요
불효자식은 그걸 믿습니다
어머니!!
진지지하게 말없이 눈빛으로
힘들 때마다 백마디 말보다
어머니가 싱긋 웃어주는 것으로
저는 정말로 힘이 되었고 반석이었습니다
어머니 지금 어디쯤 계시죠?
하늘 나라는 편안하신가요?
올 추석에도 변함 없이 찾아올거죠?
어머니 보고싶은 마음으로~~~
어머니 손 때 묻은 장독대
이른 가을 뙤약볕에 익어가는 데
솔바람 불어와 만끽하는 백일홍
황혼빛에 영글어 가겠죠?
어디서 찾아온 이름 모를 붉은 나비
해후의 희열 흥겨운 날갯짓
하늘대며 바람타는 풍요의 들판
어머니 양철북 쳐 참새 쫓던
뭉게구름 파아란 하늘 수 놓던
모두가 떠나버린
텅빈 고향집 뒤뜨락
옹기종기 기다림 깊어가
파아란 이끼 세월 덧 없겠죠?
노오란 수건 센머리 감기워
주름진 어머니 미소가 그립습니다
김포공항을 뒤로 하고
떠나온 세월이 두번 변할 만큼 변했는데도
어머니는 댕기머리 옥비나 꽃으시고
하얀 고무신 변함없이 신으신체 달려와
말없이 손을 잡아 주시며
눈물하나 맑게 떨구시던
하늘을 낳고 땅을 낳고
또 나를 낳으신 어머니
어머니 하늘 부름 알고도 달려가지 못했던
뒤늦게 영안실 차가운 마루 사진 하나로
반가이 맞이하시던 어머니
사납게 출렁이는 세월에 업혀
내 외로운 안부를 물으며
떠밀리듯 살아온 어머니
어떻게 아픔을 달래며 살으셨습니까
반가워도 달려나오지 못하고
애써 웃으시며
말없이 손 잡아 패인 볼에 부비다
그 눈빛은 쓸쓸히 눈물 젖을 때 쯤
엷은 웃음 하나로 모든 것을 답하시던 어머니
수억만리 떨어진 남태평양 하늘에
어머니 목소리 듣고 싶어 달려가보지만
돌아오는 길
어머니의 마음처럼 무너지는 하늘에선
억수비 쏟아져 내리고 있었습니다
몇날 몇일
나도 앓아누울것 만 같아
겨울바람처럼 달려드는 기억속으로
파도소리처럼 출렁이는 설레임으로
어머니의 품속에서 듣던 노래를 불렀습니다
어머니가 들려주던 음성을 다시 들었습니다.
내 영혼에 그려 놓은
깨끗하고 맑은 어머니 계시었기에
세상이 아름다워지는 꿈을 잃어버리지 않고
살아가는 어머니의 그림자가 됩니다
눈물로 키워주신 어머니
하늘나라 평안히 계십시오
불효자식 어머니가 그립습니다
당신의 한없는 사랑의 용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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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님 께서 게시하신 ....좋은 글 . 생활에 도움이 많습니다 .감사 합니다.. 복많이 받으시고 왕성한 활동에 감사 드림니다
부모님 살아 계실때 잘해드리라고 말들 하는데 그게 안되고 돌아가신 뒤에 다시 볼수 없음에 가슴이 아파여...글을 읽는 내내 눈물이 나네여...건강하시고 행복하소서
저도 친정어머니가 건강이 안좋으셔서 걱정이랍니다.님께서 어머니를 그리는 아픔마음 저도 눈물이 날려고 합니다. 어머니께서 좋은세상에서 바라다 보시며 지켜주실겁니다. 편안한 마음으로 행복한 시간 되세요.
제목란에 글씨가 커서 수정했습니다.
기억속에서나마 희미해져가는 어머니의 모습을 그려볼 수 있어서 좋습니다. 감사하네요.
닉이 마음에 쏙 들어오는군요. 너무나 아ㅡ름답고 숙연한 글 가슴깊이 새기며 고향계신 어머니 떠올림니다..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