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가을이 오는 내 추억의 고향길 모퉁이
하냥 다사로운 바람길 스치고
태양 향그러이 긴 여름날
산마루 감돌아 그림자 조을던 곳
지금은 치운 바깥 내 추억의 고향
한낮에 금빛 보리밭결 박차 소소 떠는
날씬히 기울은 제비 날개며
누른 소 넓은 들에 한가로이 풀 뜯던 곳
지금은 비인 땅 내 추억의 고향
칡빛 머릿단에 수심짙은 눈망울에
내가 보아도 사랑스러운 내 누이와
밤이면 손 맞잡고 노래 부르던 숲 속
지금은 쓸쓸한 내 추억의 고향
내 귓전에
어린 자식들 도란거리고
난로 속에 남은 재 내 눈여겨 보면
눈물방울 스며스며 불빛마다 별인양 반짝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