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이벤트에 참여하다
카페란 무엇일까? 혹자는 지나가는 간이역 정도로 생각하기도 하는 것 같다. 그래서 지나가다 잠깐 들여다보고 기웃거리다가 온라인 상에 허튼 소리나 늘어놓고 킥킥거리다가 다른 집으로 옮겨가거나, 그러다가 다시 나타나 기웃거리다가 오프라인 상에 참여해 남들이 차려놓은 밥상에 젓가락만 들고 들이대다가 기약도 없이 떠나가는 모습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러나 그걸 누가 말리랴. 자신의 인생은 자신의 몫인 것을.
그러나 나는 카페란 순간순간 생생한 삶의 현장이라 말하고 싶다. 하루하루의 카페 생활이 쌓이고 쌓여 오롯이 자신의 인생역정이 되니 말이다. 그럴진대 자신의 취향에 맞게 메뉴를 고르고 참여해 즐기되 글을 쓸 때는 진지하게, 어울릴 때는 화목하게, 놀이할 때는 유쾌하게, 그리고 수다를 떨 때는 톡톡 튀게 운신할 일이다. 예로부터 집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샌다 하는데 자신의 취향도 무시할 순 없겠지만 공자는 詩에서 시작해 禮에서 일어나고 樂에서 완성된다 했으니(興於詩 立於禮 成於樂, 논어) 이런 맥락에 부합되는 카페 생활이어야 바람직한 삶이 아닐까 싶은 것이다.
카페 생활을 하다 보면 무엇이 남느냐는 의문이 생기기도 한다. 그러나 삶이란 순간순간의 연속이니 당장의 이 순간을 즐기면 되지 않겠는가. 그렇더라도 남는 게 무어냐고 묻는다면 차곡차곡 쌓이는 추억이 있지 않겠는가. 그 추억이란 건 자신이 엮어내는 모습에 따라 아롱지어지는 것이니 되도록 아름다운 모습을 연출해나갈 일이다.
추억 중에서도 사람에 대한 추억이 제일이다. 그럴진대 한둘 정도는 보고 싶은 사람도 심어놓을 일이요, 그 반대로 보고 싶어 하는 사람도 만들어놓을 일이다. 그걸 다른 말로 표현하면 사랑하는 사람과 사랑한다는 사람이라 하겠지만 그게 영원하지 않아 회자정리에 의해 떨어지는 경우라면 그리운 사람과 그리워하는 사람의 관계가 되는 것이니 얼마나 애틋한 추억이랴.
말은 이렇게 해보지만 사람이란 시샘 덩어리라니 경계할 일도 없지 않아 있는 법이다. 우리 카페가 돼지띠 해인 2007년 정해년에 탄생해 다시 돼지띠 해인 2019년 기해년을 넘어 다시 육십갑자의 첫걸음인 경자년을 어렵게 넘기고 신축년을 보내고 있지만 그것이야 그것대로 극복하면 될 일이니 카페 창립 1주년 정모를 맞아 자축했던 사진과 써봤던 글을 위아래에 붙여보면서 당시 첫 정모 모습을 담은 유일한 사진 한 장을 삶의 이야기 이벤트로 내놓아본다.
2021. 4. 5.
아름다운 5060 첫 정모 축사
안녕하십니까? 양띠방의 석촌(夕村)입니다.
저보고 내빈축사를 하라시지만
저는 내빈도 아니요 축사를 할 위인도 못됩니다.
하지만 카페 개설 이후 첫 모임을 갖는 것이니
서로 축하하자는 의미에서 몇 말씀 올려보렵니다.
오늘 아침을 기준으로 회원이 376 명에 이르렀고
게시물도 고운 시 79수를 비롯해 무려 3800여 건에 이르고 있습니다.
카페 개설 60여일 만에 이처럼 급격한 성장을 이룬 것은
사이버 카페에서 보기 드문 일이라 하겠습니다.
양적 성장도 성장이려니와
중년 이후의 여가생활에 필요한 메뉴를 골고루 갖춰놓고
여기에 알찬 콘텐츠가 차곡차곡 갈무리되고 있음을 보노라면
흐뭇한 생각을 떨칠 수 없습니다.
그간 몇몇 오프라인 행사에도 참여해봤지만
회원 모두의 화기 넘치는 모습을 보고
중년 이후의 세대들이 진정 의지할 곳이 바로 이런 곳이란 생각도 하게 됩니다.
여러분 다 함께 축하할 일이 아니겠습니까?
제가 “뷰티풀 5060 축하합시다” 하면
여러분들은 축하 축하 축하를 연호해주시기 바랍니다.
“뷰티풀 5060 축하합시다.”
감사합니다.
하지만 호사다마(好事多魔A)라고도 합니다.
좋은 일엔 꼭 마수가 낀다는 말이겠습니다.
서로 겸손한 자세를 견지하면서도 받들고 도와주는 가운데
모두의 즐거운 터전으로 일궈나가야 하겠습니다.
누가 누구를 특별히 추켜세울 것도 아니요
누가 누구를 특별히 내리누를 것도 아니요
또 누가 누구를 특별히 내돌릴 것도 아닙니다.
모두가 주인이요 또 받들어야 할 손들이 아니겠습니까.
열강들이 약소국을 침탈할 때 쓰던 정책에 3 에스(3S)라는 게 있었습니다.
바로 스크린 스포츠 섹스입니다.
3 에스를 교묘히 전파해 얼을 빼앗고 마침내는 몸통마저 빼앗아 감을 이름입니다.
저는 그동안 몇몇 카페에 참여해보면서
또 다른 3 에스가 사이버 세상을 망치고 있음을 목격했습니다.
그 하나는 시기 시샘이요, 둘은 소문 헛소문이요, 셋은 사형(私刑) 즉 린치입니다.
시샘과 시기는 다시 소문 즉 헛소문을 만들어 냅니다.
그리곤 사형 즉 린치를 가하게 됩니다.
포악한 말로 뭇매를 가하고 신성불가침의 사생활을 들쑤셔 흠집을 내고
급기야는 한 울타리 안에서 즐겁게 어울리던 사람을
어느 날 갑자기 내모는 것입니다.
이 얼마나 잔인무도하고 비열한 작태입니까.
우리 회원 모두는 3 에스의 못된 짓을 경계하고
또 3 에스에 휘둘리지도 말아야 하겠습니다.
그러기만 하면 오늘의 즐거운 분위기가 결코 훼손되진 않을 것입니다.
길 잃으면 서울역으로 되돌아가고 마음을 잃으면 초심으로 돌아가라 했습니다.
첫 모임의 경사스러운 오늘
오늘의 분위기와 다짐을 새기면서 늘 즐겁고 행복한 인생이길 빕시다.
감사합니다.(2007년 12월 2일 첫 정모에서)
첫댓글 석촌선배님 옛 추억을 잘 써주셔서 잘 읽었습니다.
수고많으셨습니다.
네에 고마워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네에 초록푸름이님 ^^
초창기부터..변함 없는 사랑으로
지켜오신 5060의 14년 고문님사랑이
여전히 변합 없음이 보여지는
첫청모 축사입니다..
추억의 사진전- 두번째 축하드립니다
네에 고마워요 ^^
첫 정모 축사,
돌아보면 감회가 깊겠습니다
이제 오래전의 일이지만,
지금도 한치 어김없이 꼭 맞는 말씀입니다
카페가 순간순간 생생한 삶의 현장이니 차곡차곡 쌓이는 추억을 자신이 엮어 나가야 한다는 말씀, 깊이 공감합니다
네에 고맙습니다. ^^
아름다운5060 창설멤버 이신 선배님의 의연하고 장엄하신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마치 거대한 고목이 고향을 지키듯
든든한 선배님의 지킴으로
더욱 튼튼해지고 활발해지는 카페가 되기를 염원해 봅니다.
네에 붕이언냐~
카페 생활의 정석을 보여 주시는 것 같은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그간 세월의 연륜이 있으니 저의
카페가 더 화합되고 아름다운 모습을 유지하며
오래오래 지속될 것으로 믿습니다.글 감사합니다.
네에 고맙습니다. ^^
와~~카페 단군할아버지 격입니다.
10년이 훨 넘었는데도 그때 그모습
그대로 활동하고 계시니
석촌선배님 존경스럽습니다.
네에 잘 지내시지요?
세월은 흘러도 글에 쓰신 말씀은
오늘 날에도 변함없이 적절한 말씀임을 또 한 번 생각케 합니다
건강과 행운이 함께 하시길 기도합니다
맞아요, 그게 기본이지요..
님의존재로 카페가 더 알차고 아름답습니다..^^
언제 밥 한번 먹어야 하는데..
역사의 산증인 같습니다!..
이렇게 지켜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명품카페라 불리는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