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미예수님!
오늘의 미사강론
5월 25일 부활 제 6주일 미사 강론
복산성당 부주임 신부 이균태 안드레아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i39.tinypic.com%2F29ntj7l.gif)
신학생 시절, 내 스스로에게 던졌던 수많은 물음들 가운데
지금도 가끔씩 나 자신에게 던지는 물음이 있다.
« 나는 예수를 사랑하는가?
정말로 예수를 사랑하는가?
만일 그렇다면, 그 사랑을 어떻게 드러낼 것인가?
만일 그렇다면, 왜 그를 사랑하는가? »
이 네 가지 물음은 나에게 예수라는 분이 누구이신지,
그분을 사랑하며 살아간다는 것이 무슨 의미를 갖는 것인지를
하나하나 꼼꼼하게 생각해 보게 한다.
대개 예수를 주님으로 구세주로 믿는 사람에게
« 예수를 사랑하는가? » 라고 누군가가 묻는다면,
고개까지 끄덕이면서 자랑스럽게 그렇다라고 말할 것이다.
그런데, 정말로 사랑하느냐고,
이 세상 그 어떤 것보다,
이 세상 그 누구보다 예수를 더 사랑하느냐고,
그 사랑 때문에 목숨을 걸어야 할 때가 온다면,
그렇게 하겠느냐고 묻는다면, 머뭇거린다.
나 역시 그러할 때가 많다.
예수를 사랑하기는 하지만, 그 사랑 때문에 목숨까지도
내어 걸 수 있을까 하는 물음에 이르면, 당당하게, 유쾌하게, 상쾌하게,
통쾌하게 그렇다고 대답하기가 쉽지가 않다.
오늘 복음은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성령을 보내 줄 것이라는
약속을 하시는 장면을 우리들에게 들려준다.
왜 성령을 보내 주시겠다는 것일까?
무엇 때문에?
사랑 때문이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i39.tinypic.com%2F29ntj7l.gif) 예수를 주님으로 믿으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예수께서
사랑하고 계시다는 사실은 성령을 보내신 사건으로 증명이 된다.
그러면, 그분을 사랑한다는 사실은 무엇으로 증명될 수 있을까?
예수를 직접 뵙지도, 만나보지도 못한 사람들이
도대체 어떻게 예수를 사랑할 수 있을까 ?
예수라는 분이 사람으로 태어나시고,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고
부활하시고 승천하셨다는 이야기만 듣고, 실제로는 보지도 못하고,
만나지도 못한 그 예수라는 분을 사랑한다는 것은 가능하다.
지금 이 미사에 참석하고 있는 우리들 모두가 다
그분을 사랑하고 있기 때문에 여기에 있는 것일 테니 말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이다.
그분을 사랑한다는 것이 도대체 어떤 의미가 있는가?
또 그분을 사랑한다는 것을 어떻게 알아 볼 수 있는가?
이 물음에 대한 대답이 바로 오늘 복음에 나온다 :
« 여러분이 나를 사랑하면, 내 계명을 지키게 될 것이오 ».
예수 그리스도를 사랑하는 것은 그분의 계명을
실천하는 것을 통해서 드러난다는 말씀이다.
예수의 계명,
그것은 다름 아닌 사랑의 계명이다.
예수께서 말씀하신 이 사랑의 계명 안에서는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 하나가 된다.
동양식으로 말하면, 경천애인이다.
요한 1서 4장 20절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 :
« 하느님을 사랑한다고 하면서 자기의 형제를 미워하는 사람은
거짓말쟁이입니다.
눈에 보이는 형제를 사랑하지 않는 자가 어떻게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사랑할 수 있겠습니까? ».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i39.tinypic.com%2F29ntj7l.gif)
하지만, 살아가면서, 나이를 먹으면서 더 잘 알게 되는 사실들 중에 하나는,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 경천애인의 삶이 그리 쉽지가 않다는 것이다.
사랑이라는 것이 마냥 기쁘고, 즐겁고, 행복한 것이라면, 얼마나 좋겠는가?
사랑이라는 것이 그럴 때도 있지만, 슬프고, 힘들고, 때로는
포기하고 싶은 마음까지도 들게 하기도 한다.
사랑은 자기 희생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오직 사랑만이 사람을 사람답게 살게 하는
유일한 것이라는 이 진리를 하느님께서는 이미 알고 계셨다.
사랑자체이신 하느님께서 사랑으로 인간을 창조하셨기 때문이다.
그래서 참으로 하기 힘든 그 사랑을 할 수 있도록, 그분은
아들을 통하여 우리에게 성령을 보내 주셨다.
예수께서는 성령이 제자들과 « 함께 », 그들 « 안에 » 계실 것이라고 말씀하신다.
« 내가 아버지께 청하면, 아버지께서는 다른 협조자를
여러분에게 보내시어, 영원히 여러분과 함께 있도록 하실 것이오.
그분은 진리의 영이시오.
세상은 그분을 보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하기 때문에
그분을 받아들이지 못하지만, 여러분은 그분을 알고 있소.
그분께서 여러분과 함께 머무르시고 여러분 안에 계시기 때문이오. »
성령께서 제자들과 함께 그들 안에 계실 것이라는 이 말씀은,
성령께서 신자들이 주님께 충실할 수 있도록,
그분을 사랑하며 살아 갈 수 있도록 그들의 내면에서부터
그들을 도와주고, 협조해주고, 보호해주고, 위로해주신다는 말씀이다.
협조자이신 성령을 보내주시겠다는 말씀에 이어서, 예수께서는
당신의 제자들을 고아처럼 버려두지 않을 것이고
기어이 돌아오시겠다고 약속하신다.
그리고 당신이 살아 있고, 제자들도 살아 있을 터이니,
제자들이 당신을 보게 될 것이라고 약속하신다.
이 말씀은 부활에 대한 말씀이다.
부활이 의미하는 바는 죽은 예수가 어딘가에서 다시 살아 계신다는 것이 아니다.
그저 다시 살아 계신 것이 아니라, 인간에게 생명을 주기 위해
현존하는 힘으로, 말씀과 성령을 통해서 당신 자신을
끊임없이 드러내시고 계신다는 것이 바로 부활이다.
예수 하나를 죽였더니, 어디선가 예수 열이 나타났다는 것,
예수 열을 죽였더니 다시 어디선가 백 명, 천명의 예수가 나왔다는 것,
이것이 바로 부활이다.
예수 부활은 아리마태아 사람 요셉이 그 소유주였던
무덤에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예수를 주님으로 고백하는 이들,
주님의 계명을 지키는 이들 안에서, 그들을 통하여,
그들과 함께 이루어진 것이다.
이 미사에 참석하고 있는 여러분들 하나 하나 안에서,
여러분 하나 하나를 통하여,
여러분 하나하나와 함께 예수께서는 부활하신다는 것이다.
그래서 부활하신 예수를 만나 뵈옵는 자리가 갈릴래아라면,
부활하신 예수를 만나 뵈옵는 방법은 바로
사랑의 실천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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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강론을 시작하면서 여러분에게 소개해드린 나의 물음을 기억하는가?
« 나는 예수를 사랑하는가?
정말로 예수를 사랑하는가?»
이 물음에 대해서
« 그래, 나는 예수를 사랑해. 정말로 예수를 사랑해 »라고
대답할 수 있는 것은 성령의 협조 덕분에 가능하다.
« 왜 사랑해? »라는 물음에 대해서, 그 계명을 지킴으로써,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 뵈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님의 계명을 따라 이웃을 사랑하는 일, 결코 쉽지 않다.
이웃을 괴롭히는 악과 맞서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선한 일을 하다가 고난을 당하는 것이 하느님의 뜻이고,
그리스도께서 가신 길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도 성령 안에서
그리스도의 계명을 따라서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
열심한 신자로서 살아가다 보면, 과로사할 수도 있겠다는 말들을 한다.
그러나 참으로 열심한 신자로서 살아가면 절대로 과로사하지 않는다.
하느님 믿는 척 하면서 실은 제 일, 자기가 좋아하는 일,
자기를 드높이는 일에 몰두하는 사람은 과로사할 것이지만,
참으로 주님의 뜻을 실천하려는 사람은 결코 과로사하지 않는다.
성령께서 도와주시기 때문이다.
진리의 영, 생명의 영, 살리는 영께서 협조해주시고, 위로해 주시고,
힘을 불어 넣어 주시기 때문이다.
오늘 복음은 나에게
« 다시 또 사랑하라, 사랑하라. 힘들어도 사랑하라 »라고
나를 끌어주시는 주님을 만나게 하고,
그 주님께서 보내주시는 성령께 눈을 뜨게 한다.
여러분에게 오늘 복음은 어떻게 다가오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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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님을 사랑합니다 - 신상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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