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새벽 2시에
친구 딸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홀로 운전을 하면서
고향 땅으로 달리고 달려 7시에 도착하였다.
아버지 살아 있을 때
결혼식을 올리고 싶어 하는 착한 딸
두 달 전
서울삼성병원에서 치료 불가하여
집으로 데려가서 편히 모시라는 의사의 말에
딸은
신랑 측을 재촉하여 5월 4일 결혼 날짜를 잡았다.
신부 측 혼주자리에
아버지 자리는 비어 있고 엄마만 홀로 앉아 있다.
딸의 속 마음은
혼주자리에 아버지가 앉아 있어야 하는데
아버지가 앞에 없으니
결혼식 내내 눈물을 흘리고 있다.
결혼식 보조 해주는 여직원이
신부의 눈물을 계속 닦아 주고 있는 모습이 너무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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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산다면 얼마나 살까?
우주의
미세먼지로 왔다가
지구의
끄트머리에서 사라져 버리는
우리네 인생살이가
삶과 죽엄의 경계선에서 짧기만 하다.
친구와의 첫 만남은
76년 입학하고 첫 강의 들을 때
보슬비 옆자리에 앉은 녀석이다.
첫 대면하였을 때
두 사람은 스스로 놀라서
서로의 얼굴을 바라본 체 아래위를 훑어 보았다.
얼굴도 비슷하고
키도 덩치도 비슷하고
처음 보는 사람들은
두 사람이 쌍둥이가 아닐까? 의심할 정도로 닮았었다.
어제 아침
고향땅 부산에 도착해서
제일 먼저 친구의 병실을 찾았었다.
피골이 상접할 정도로 몸이 말라 있다.
갈비뼈 윗부분과 등짝은
딱 달라붙어 뼈와 가죽만 남아 있고
배 부분은 복수가 차서
손가락으로 눌러도 들어가질 않고
임산부의 배처럼 남산처럼 부르다.
닝걸 주사를 맞고 있는 팔은
핏줄마저도 뼈에 딱 달라붙어 있어
주사바늘이 제 역할을 하고 있을지? 걱정이 된다.
눈은 항상 감은체
간혹 가느다란 모습으로 눈을 뜨면
하얀 눈동자는 누른색으로 변해 핏기가 하나도 없다.
친구의 모습을 사진으로 간직하고 싶어
눈을 뜨보라 하니
기적같이 눈을 뜨기에 카메라에 담아 보았다.
혼수상태이지만
오늘이 무슨 날이냐고 물어보니
가느다란 목소리로
"보경이 결혼하는 날"이라고 답하는 모습을 보니
딸의 결혼식 때까지
살아 있어야 한다는 집념 때문에
정신줄을 놓지 않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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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이 끝나고
몇몇 아는 사람들이 함께
스카이라운지에서 식사를 하자고 하지만
결혼식에 참석하지 못한
신부아버지를 생각하노라니
값 비싸고 좋은 음식이 넘어가지 않을 것 같아
손자손녀 만나러 간다는 핑계로 거절하고
친구랑 젊어서부터 함께 다녔던
단골식당 삼락동 "할매재첩국"에 들러
나 홀로 재첩회와 재첩국으로 점심을 해결하였다.
20년 전
재첩회 한 그릇 값 10,000원
현재에도
재첩회 한그릇 값 10,000원
20년 동안
재첩회 가격은 변함없고
고등어조림 맛도 변함없고
찢어먹는 김치 맛도 변함없고
짭짤한 된장 맛도 변함이 없는데
어이하여
친구는 변심이 생겨
내 곁을 떠나려고 하는지...........
재첩국을 먹으면서 눈물방울이
재첩국 국그릇에 뚝뚝 떨어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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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으로 이사간지 3년째이다.
아무런 연고도 없는
강진 땅에 나 홀로 이사 왔을 때
보슬비가 왜 강진으로 왜 이사 왔는지?
정답을 맞힌 사람은
지금 사경을 헤매고 있는 친구뿐이다.
정약용이 18년 동안 유배생활 한 곳에
너도 유배생활 한답시고 이곳으로 이사왔제
나의
일거수일투족 속마음을 알고 있는 친구가
내 곁을 떠나려고 하는 현실이 너무 가슴이 아프다.
그놈의 위암이 무엇이길래?
2년 전 수술 잘 되었다고 기뻐하였는데
무엇이 잘못되어 이렇게 떠나려고 하는지...............
보슬비가 강진에 머무는 동안
가장 많이 방문해 준 사람이 친구이다.
친구가 강진에 올 때마다
환자식으로
갈치구이, 전복죽, 연포탕, 계란중탕 등으로
친구에게 먹게 하고서
강진을 떠날 때쯤 오동통하게 살이 쪘는데
어이타!
부산 집에만 가면 뭘 먹었는지?
소화가 안된다고 하소연하던 친구의 말이
죽엄을 앞둔 싯점에서
곰곰이 생각을 하여 보니
내가 해 주는 밥상이 그리워서
소화가 안된다고
핑곗거리로 한 말이 아닌지? 아쉬움이 남는다.
친구나 나나
두 사람 모두 사주팔자에
역마살이 가득 끼여 있다고 하는데
나는
혼자 밖으로 돌아다니다 보니
액땜을 잘해서 건강하게 살고 있는 것인지.......
친구는
맨날 천지 집 안에서만 살아서
건강이 나빠져 하직인사를 하고 있는 것인지........
나중에
친구를 하늘나라에서 만나면
염라대왕 앞에서 한번 따져 보아야 할 것 같다.
첫댓글 76학번이면 저랑 동기신데 가슴이 아리네요
년식이 쌓이는
초로의 나이에 접어드니
친구들이
하나 둘.......
떠나는 현실속에서
언젠가
우리들도
소리 소문없이 떠나겠죠.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한 나날 되시길 바랍니다.
제 나이 60을 넘기면서 지병(기관지확장증이 지병인데 급성 폐렴에 걸려)으로 주검의 그림자를 만나 1주일간
병원 입원했다 퇴원한 후, 인생무상, 인생허무에 쓴 시입니다.
고봉밥
-------------------------- 박 민 순
철들자 노망(老妄)
어쩌다 넘은 60고개
점점 꺼져가는 불꽃
육체는 재티만 남기고
한 줌 흙이 되고
영혼은 하늘로 오르는
한 모금 연기로 사라진다
창문으로 엿보는 달빛에 홀려
바깥으로 나와
길게 누운 내 그림자 부여잡고
지난 세월 마디마디 서러워서
회한(悔恨)에 젖어 우는 밤
이 쓸쓸한 밤의 달빛
그 옛날 고봉밥보다도 푸짐하다.
큰 병을
이겨내신
님의 정신력이
많이 부럽습니다.
힘들 때 적은
인생무상
한편의 시가
찰지게 느껴집니다.
즐거운 잔칫날
신부아버지인 친구와
함께 한상에서 옛이야기
나누셔야 할텐데,
울며 식사하면 소화 안되요~^^
이제
울어봐도
소용이 없게 되었습니다.
아침 6시
하늘나라 소풍 갔다는
기별을 받고
친구의
마지막 얼굴 보러
고향땅으로 달려 갑니다.
너무 슬픕니다.
인생 참 허무하네요.
비도 종일 내리고
바람까지 부는
이상한 어린이날도
다 저물었네요.
신혼여행도 못 간
딸래미가
부고 소식을 전해 줄 때
하늘도 울고
땅도 울고
모두가 우느라고
시간이 멈춘 줄 알았습니다.
슬프면서 아름다운 우정입니다
산울림의 그대떠나는날 비가오는가 올려드립니다
부디 친구분의 쾌차를 빕니다
https://youtu.be/weucc2MFyfI?si=l_ZaUXLY-SxkfLZe
PLAY
노랫말이
슬프게 들려 오는 이 순간
님께서 빌어 주신
쾌차의 위로 말씀이
죽엄으로 받아 들여야 하는
현실이 참으로 야속하게 느껴집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고통속에서
죽엄의 문제를 풀기까지
2개월의 기간이 걸린것 같습니다.
오늘
빈소 앞에서
좋은 곳 가라고
큰소리를 지를까 합니다.
곧
나도 따라 갈테니...........
아~~슬픔에 목이 메말라요.
기운 내요,
이제
슬픔도 끝이 나고
새로운
도전이 기다리고 있겠죠.
평생에 진정한 친구를 1명이라도 알고 있다면
성공한 삶이라고 하는군요.
그래서 두분은 결코 실패한 삶이 아닙니다.
글에 묻어있는 아쉬움이 매우 진하게 느껴지는군요.
하루에 사망자가 850명 그 중 한명에 불과한데도
가슴이 아프게 마련이지요., 친구분의 편안한 죽음을 기원드립니다.
직업을
법으로
먹고 살면서
법 없이 살아 온
참 좋은 친구였는데
오늘 아침
결국 소풍을 먼저 가 버렸네요.
격려의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