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의 단상
바야흐로 장마철로 들어섰다는 기상청의 예보다
기상청의 예보니까 맞는 말일 것이다
예전에 기상대 시절에는 빗나가는 경우가 많았다
그 때는 무슨 슈퍼컴퓨터가 없어서 그렇다느니
기상이변이 잦아서 그렇다느니 변명을 했다
그러다가 슈퍼컴퓨터가 들어 왔는데
그래도 역시나 틀리기는 마찬가지였다
이번에는 컴퓨터 전문가가 없어서 그렇다고 했다
영국인가 어디 외국에서 전문가가 들어왔다
한동안 잘 맞추는 듯 했는데 요즘은 그저 그렇다
한동안 김동완이라는 기상통보관이 TV에 출연해
매직펜으로 직접 기상도를 그려가며 예보를 했었다
그러다가 아예 방송국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에 기상전문 캐스터 들이 나왔다
그 중 한 명은 기상청장까지 해 먹었다. 조석준이었나?
그런데 기상관측기구 납품과정에서 돈을 먹고
지인의 불량자재를 납품받아 문제가 됐었다
그만두지는 않았던 걸로 기억한다
요즘은 예쁜 여성 기상전문 앵커들이 나와서
디지털로 그려진 화려한 기상도를 배경으로 서서
낭랑한 음성으로 빠르게 기상정보를 제공한다
매년 계약직이라 사활을 걸고 방송을 한다고 들었다
그래서 그런지 인물도 좋고 옷차림도 아주 세련됐다
비가 많이 와도 걱정이고 오지 않아도 걱정이다
몇 해 전에는 온통 서울이 잠기고 난리가 났었다
강남역 인근이 온통 물바다가 됐다
차 지붕에 올라앉은 무슨 현자라는 사진이 풍미했다
침수차 들이 모인 과천 대공원앞의 모습이 처참했었다
이유는 강남역 삼성빌딩이 배수로를 왜곡하고
지하철역과 자기네 빌딩을 바로 연결해서 그렇다고 했다
아직도 그 진상은 오리무중이고 후속조치도 없다
사랑의교회가 공용도로를 점용한 사건도 그렇다
당시는 이명박이 대통령을 하고 있던 시절이다
대법원 철거 판결까지 났는데도 여전히 우뚝하다
허가를 내 준 박성중은 서초에서 쫓겨나 부천으로 갔는데
지난 번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에게 고배를 마셨다
조선시대에도 늘 가뭄과 홍수가 문제였다
가뭄이 들면 임금이 몸소 나와 기우제를 지냈다
비가 너무 와도 홍수가 져서 문제가 됐다
일제시대에도 을축년 대홍수가 있었다
원래 한강이 하상이 아주 높은 천정천이다
강바닥이 강 밖의 평지 높이보다 높다는 말이다
비가 조금만 많이 오면 양 옆으로 홍수가 났다
전두환 시절에 이걸 완화한다고 강바닥을 준설했다
어마어마한 양의 자갈과 모래가 쏟아졌다
공사를 맡았던 업체들은 공사비 대신 이 걸 팔아서
공사비를 충당하고도 막대한 이익을 챙겼다고 들었다
강 아래 위쪽에 보를 만들어서 한강이 호수가 됐다
각종 수상스포츠의 메카가 된지 오래인 한강이다
중국에서도 물관리는 황제의 제일 골치거리였다
황하와 양자강 그리고 지류에서 일어나는
홍수와 가뭄의 반복으로 골머리를 앓았다
조선의 임금과 마찬가지로 중국의 황제도 기우제를 올렸다
북경에 있는 천단이 그 제사 장소였다고 들었다
올해도 이미 장마철이 닥쳤다
올해는 순하게 예쁘게 비를 뿌려주고 지나갈 것인지
아니면 홍수나 가뭄을 선사할 것인지 궁금하다
부디 적당히 비를 내려서 농사에도 도움을 주고
국민들의 살림살이에도 주름살을 주지 않는
그런 풍요로운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비가 많이 와도 걱정이고 안 와도 걱정이다
내가 근무했던 회사에 농약부서가 있었는데
비가 많이 오면 벼도열병이 만연했다
그 해에는 벼도열병약이 많이 팔렸다
반면에 가뭄이 들면 벼도열병은 없었다
대신에 과수에 곰팡이가 피는 적성병, 흑성병이 만연했다
그러면 그에 대한 농약이 대량으로 팔렸다
같은 농약부서였지만 그 해의 기상조건에 따라서
희비가 엇갈리는 상황이 벌어졌었다
적당히 비도 내리고 적당히 해도 내리 쬐면
양쪽 부서가 적당한 선에서 매출을 올렸다
올해도 양쪽이 적당히 비가 내렸으면 좋겠다
홍수도 지지않고 가뭄도 오지 않는 기상조건
누구에게도 큰 피해가 가지 않는 쪽으로...
장마철이 되었다기에 해 보는 쓸데없는 생각이다
누구라도 비 피해 보시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집 뒤쪽에 쏟아져 내린 바윗덩어리 사진을 보니
남의 일 같지 않아서 몇 자 끄적거렸다
아슬아슬하게 걸린 바윗덩어리
(대전=연합뉴스) 30일 오전 9시 40분께 대전 대덕구 장동의 한 야산에서 바위가 굴러떨어져
인근 주택가 앞 난간에 걸려있다. 2024.6.30 [대전소방본부 제공]
첫댓글 나 어릴적 비만 오면 중랑천이 범람하여 라고 신문에 기사거리였었죠 지금의중랑교와 중란천을 보면 참 격세지감을 느끼죠 서울은 분지형태라 비만 오면 온동네가 질퍽했었죠 김동완통보관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과학의발달로 지금은 일기예보도 잘 맞는편이지요 요즘은 암만 비가와도 걱정없는 아파트에 사니 세상 좋습니다
맞습니다.
한때는 중랑천이 오염되어 말도 못 했었죠
지금은 철따라 철새들이 모여드는
새들의 낙원이 되었습니다
일기예보 많이 좋아졌습니다.
아파트는 왠만하면 홍수걱정 안 하지요
댓글 감사합니다 장앵란님 ^^*
우리나라도
대홍수를
마니 겪었었지요
사라호 태풍은
지금도 기억이 납니다
저가 사는 수국사 앞은
수국사 보다
저 지대라서
지금도
비 만 마니 오면
시름이 겹쳐서
괴롭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때인가
전라도에서 전학온 친구가
사라호 얘기를 앞에 나가서 했습니다
태풍에 큰 피해를 당하고
서울로 이주한 친구였습니다
1972년에도 큰 물이 들었지요
마포 공덕동까지 물에 잠겼습니다
대성극장 앞까지 물이 찰랑찰랑 했지요
네~~
감사합니다
이 글을 기우제 삼아 봐야 할까봅니다
제발 제발 비 피해 없길
네 비 피해가 없기를 바랍니다
운선님도 아무 일 없기를 빌겠습니다
그 차 지붕에 앉은 현자 사진ㅎㅎ 기억납니다.
에구 진짜 웃을 일이 아닌데요.
강남 한복판 강남역은 또 왜 그리 물에 자주 잠긴대요?
작년엔 오송 지하차도 참사가 기막혔지요.
저희 집 근처 지하차도도 갑자기 물 불어나면 꼼짝 없이 당할 구조예요.
금년 여름엔 진짜 비 많이 온다던데 걱정이 큽니다.
늘 정확하고 방대한 정보를 탄탄한 문장으로 써주셔서 감사히 잘 읽습니다! ^^
몇 해 전 그 사진 유명했지요
강남역 물난리는 삼성빌딩 탓입니다
지금이라도 지하철역 직통 통로를 막고
원래대로의 배수로를 복원해야 합니다
삼성이 원래 공익사업에는 무관심하지요
오송지하차도도 그렇고
곳곳에 위험지역이 많을겁니다
잘 보살펴 불의의 사고를 당하지 말아야 하는데
달항아리님 댁 인근의 지하차도도 걱정됩니다
걱정되는 곳엔 사고가 나드라구요
미리미리 대비해야 하는데...
늘 예쁘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