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본 메세지] ---------------------
이제 우린 고지점령만 외치다가 쓰라린 패배를 맛봤다. 하지만 어느누구도 그들을 욕하는 사람은 없으리라. 예상치 못할 만큼 잘 해와서? 4강도 그게 어디냐며 히죽대기 바빠서? 글쎄...난 그들이 처절하게 쓰러지도록 가슴이 터질때까지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면서 다른 누구와 마찬가지로 눈물이 나왔다. 그 눈물은 어디서 나타나서 마징가처럼 싸우는가 신비하게 바라볼수 밖에 없었던 나의 무관심과 편견에 대한 반성이었다. 씨발! 난 정말 그들에게 미안하다.
송종국이 청소년 대표를 거치고 재작년 부터 태극마크를 달았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반반하게 생긴 이동국이나 왼발의 마술사라는 고종수의 오빠부대에 가려 이름 석자 오르내리지 않았던 그가 작년 프로리그에서 최우수 신인상을 받았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얼마나 있었을까. 난 몰랐다. 스스로 축구광팬이라 하면서 그것조차 몰랐다.
이영표가 99년 부터 국대 부동의 윙백이었다는 사실도 몰랐었다. 국가 대항전에서 꼴을 넣치 못하면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이 나라의 척박한 환경의 피해자이며 냄비같이 열광했다 금방 잊어버리는 놈이 바로 나였다.
이동국,송종국, 차두리, 고종수가 축구 엘리트 코스를 거쳤다면 박지성은 프로리그 안거치고 일본에 진출한 유일한 선수였다는 걸 나는 몰랐었다. 이제 21살에 시골서 누룽지나 긁어먹는 모습이 어울리는 순박한 넘이 무쇠같은 체력으로 질주하는 모습에 감동받고 카메라만 드리대면 먼 말을 해야할지 쑥스러워서 버벅대며 도대체 꼴을 넣어도 웃음을 짓지 않는 멀뚱한 청년을 볼때면 가슴이 메어져 왔다. 스물한살 그 어린나이에 돈 벌러 일본가서 결국 한국에서 이제야 이름을 빛내게 되는 우리의 매정함이 정말 부끄러웠던 거다.
역시 이동국에 가려 알려지지 않았던 라이벌 설기현. 축협이 해외 보내자며 벨기에에 보내 연속 6골을 터뜨리며 벨기에 명문 안더레흐트로 주목을 받으며 이적했다는 거 역시 몰랐었다.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 플레이를 했었다는 것도 역시 몰랐었다. 허벅지 부상으로 지난 일년간 난조에 빠졌다는 것과 이번 월드컵이 재기의 무대였다는 것도 어렴픗이 알았다. 근데 벨기에 1부리그서 주전 공격수로 뛰었는데 왜 어머니는 시장에서 2평짜리 과일가게를 해야만 하는 말하자면 떵떵거리며 사는 스포츠 스타가 아니었다는 것은 정말 몰랐다. 부모님께 그렇게 효자라는 소문이 자자할때까지 난 그가 누군지 관심도 없었다. 씨발....
월드컵이 시작되고 김남일은 스타가 되었다. 기술이 부족하다며 국내 팀들이 내 친 선수 중 하나. 결국 수비수로서 자리잡음을 하고 악착같은 승부근성을 너나 할거 없이 칭찬한다. 나이트서 웨이터를 했네, 공사판서 벽돌을 지었네, 힘들게 살아온 역경이 있었네 이제서야 그걸 읽고 감동하는 내자신이 너무 부끄러웠다. 만일 우리 선수들이 예전처럼 맥없는 경기를 했다면 아마 나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축구 잘하는 사람의 가정이 저렇게 삶을 꾸려가야 한다는 사실을 당연히 받아들였을 거다. 씨발... 난 이게 상상만해도 혐오스럽다.
차두리가 차범근의 아들이라 대표하기두 쫌 쉬웠을거라 밴뎅이 소갈딱지 같은 생각을 했던게 나였다. 꼴을 못넣고 헛발질을 하면 씨발 아버지 반만큼만 해바라 하며 욕을 했던것도 나였다. 껌씹는 것도 불만이요 괜한 우리애들 갈비 부러뜨리는 것도 불만이었다. 나에겐 그도 이제 스물두살인 대학생에 지나지 않는 다는 걸 아주 잊어버리도록 했다. 아...이 소갈딱지야.
이상이 우리 국대 23살 이하 어린 선수다. 난 그들이 모두 유럽에 나갔으면 좋겠다. 해외생활 먹는거 입는거 좆나 힘들고 이제 다시 무명선수의 설움에 인종차별까지 넘어야 하는 힘든 일이다. 막대한 지원을 해서라도 아니 성금을 거둬서라도 타지서 쥐어터지지 않게 힘을 줘야한다. 씨바...내가 거기서 고깃간이라도 했으면 매일 불고기랑 갈비 먹일텐데.....
해외에 있는 딴지쓰들아... 내년 씨즌에 한국선수가 하나라도 그동네서 뛰면 월드컵에서 한뼘이나 차이나는 신장과 몸집과 숏다리로 악바리처럼 달려들어 사생결단 내도록 써포터즈가 되자꾸나. 난 그렇게 하지 않으면 죄책감에 시달리기에 충분한 우리 국대 선배들의 얼굴이 떠나질 않는다.
용수형, 선홍이형, 명보형, 진철이형, 태영이형, 민성이형, 운재형, 등등 .... 나이 서른이 넘었는데 짓밟히고 쓰러지면서 내가 십년이 넘도록 씹어댔던 그들에게 죄를 짓는 것만 같다.
폴란드전에서 첫꼴을 넣는 선홍이 형. 아마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다 울었으리라... 그게 어떤 꼴이냐. 우리가 짱돌던지고 똥볼쟁이라 욕했는데 나같으면 씨발 더럽다며 공 안찼을 것을 그저 축구가 좋아서 죽어라 마지막 선수생활까지 내바친 그들에게 내가 무슨 염치로 또 죄를 짓겠느냐 말이다.
정말 난 그들에게 미안하다....
피에쑤 : 안정환. 너 이름 빠졌다고 서운해 마라. 넌 얼굴도 잘생겼고 게다가..... 마누라두 이뿌잔아...ㅜ.,ㅡ 안다. 이태리서 갖은 설움 받아 억울해서 결국 히딩크 가슴팍에서 너 울었잖아. 씨발아. 그때 이태리가 졌으면 울넘은 걔들인데 이겨놓고 넌 왜 우는거냐. 웃어도 시원찮을 판에 왜 히딩크 한테 안겨서 우는거냐. 씨발.....
글고 이번 주전으로 안 뛰었다고 차등지급한다는 개새끼들 다 광화문에 세워놔라. 욕좀하고 지나가게... 태욱이며 용수형이며 민성이형이며 어느 누구에게 무슨 자격으로 차별을 한단 말이냐. 니덜이 지난날에 해논걸 보고 그딴소리 해라. 씹할럼들아!!!
쓰다보니 손 아프다. 암튼.... 난 정말 그들에게 미안하다.
앞으로 어디서 공을 차던 난 무조건 너네들 편이니까 걱정말고 공차라. 그럼 3-4위전에서 다시 보자. 바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