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theqoo.net/horror/1275061594
나는 일곱살, 형은 아홉살이던 해의 여름 일요일이었어.
나 살던 동네가 한창 개발이 되던 때라 공사장이 많았는데,
공사장에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
형이랑 나랑 둘이 몰래 들어가서 놀았어.
형은 2층까지 올라갔는데, 나는 쫄보여서 1층에 있었어.
형이 계속
"여기 신기한 거 많아!! 올라와봐 !!"
소리치는데, 나는 쫄보여서 못 올라갔어.
내가
"형!! 뭔데? 봐봐!! 나도 볼래!!"
소리치니까 ,
형이 (아직 창문은 없는)창으로 허리를 내밀고
"이거 봐라~" 하면서 손에 든 걸 보여줬는데,
스패너 망치 이런 공구들이었어.
그 중 하나가 미끄러져서 내 머리로 떨어졌고 난 기억을 잃었어.
잠깐 정신이 들었는데,
사방이 하얗고 사람들 얼굴은 잘 안 보이고 목소리만 들렸어.
"얘 또 왔어?"
"얘는 지금도 너무 어린데?"
"다시 보내?"
이런 말들이 들렸어.
'병원인가...' 생각들려고 하는데 다시 정신을 잃었고,
눈을 뜨니까 난 대낮에 우리집 안방에서 자고 있었어.
엄마가 옆에서 공부를 하고 있고.
(우리 엄마는 노인들 대상으로 하는 수업에 강사로 봉사를 했었어.)
"엄마, 나 어떻게 왔어?" 물었는데
"얘가 꿈을 꿨나.. 너 오늘 하루종일 집에만 있었는데."
하는거야.
나 병원에 간 적도 없고, 형은 아침먹고 친구네 갔대.
너무 이상한거야. 머리도 아직 아픈데..
머리를 만져봤는데,
없던 혹이 있고 작게 머리가 비어있어.
그 후로
가족들과 옛날 얘기하면
나에게만 있는 기억이 많아.
누리 라는 이름의 강아지를 키웠던 거 같은데,
우리 가족은 아무도 모르고.
온 가족이 야외 수영장을 가는데 차가 너무 막혀서 저녁에 겨우 도착했고,
도착해보니 문이 닫혀있어서 그냥 돌아오고, 오는 길에 갈비를 먹었던 거 같은데
가족 모두가 그런 일이 없대.
나 시골에서 일년 넘게 살았던 거 같은데 그런적 없다 그러고.
그럼 집앞에 논이랑 흑염소가 있었냐고 물어보면 그것도 아니래.
"누리가 새끼 낳았는데, 한마리만 며칠 동안 안 보였잖아.
찾아보니까 논에서 얼어 죽어있었잖아. 기억 안 나?"
하면
온 가족이 나한테
"뭔 얘기야? 소설쓰니?"
이랬어...
충돌하는 부분도 많았어.
가족들이
"생각해봐. 너 네살 때 우리 ㅁㅁ빌라 살았어. 근데 집앞에 논이 어떻게 있어? 마당이 어딨어서 강아지를 풀어놓고 키워?"
이렇게 말하면 그 빌라가 기억이 나.
첫댓글 꿈이랑 현실을 자주 혼동했나보네 어릴 때
이거인듯? 나도 어렸을때 꿈꾼거 현실이라고 믿은적 있었어
꿈이랑 혼동한거 맞을듯. 나도 어릴때 꿈 엄청 많이꿨는데 꿈이 굉장히 디테일한 편이고(그건 지금도 그럼) 그걸 또 엄청 선명하게 기억을 했어.
그리고 또 상상을 잘했는데, 누가 너 애기때 이런 일이 있었다~고 하면 그걸 내 머릿속에 장면으로? 만들어서 기억을 했어. 그냥 혼자서 하게 된 상상이라도 그걸 되게 디테일하게 상상해서(장소, 계절, 상황, 냄새, 날씨, 물건의 색깔과 무늬 이런거까지) 나중에 다시 떠올렸을때 그게 진짜 내 기억인지, 만들어낸 기억인지 구분을 잘 못했어. 그래서 현실이랑 꿈만아니라 상상까지 구분을 잘 못했어.
10개 넘는 계단을 한번에 뛰어서 내려가는 꿈 꾸고(어? 안될줄 알았는데 되네! 재밌다!라고 생각함. 근데 그냥 아무 계단이 아니고 엄마가 일하는 유치원 건물의 몇번째 계단참이었다~이런거까지 디테일하게 기억함) 진짜 내가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현실에서 엄마 이거봐라! 하고 뛰어내린적도 있었음..
근데 사실은 그런적도 없었음.. 현실에서 그랬다는것도 내 상상이었음.. 진짜 그런적이 있다고 믿고 살았는데 엄마가 그런적 없다고 해서 아 그것도 상상이었나보군. 했어
우와 홍시 댓글 흥미롭다
꿈이랑 혼동 ㅇㄱㄹㅇ
상상일 거 같긴 한데 아니라면 전생일수도?(전생의 기억 느낌 낼라구 하는 거 같음 글쓴이가)
어릴적 기억은 믿을게 못되는게.. 생각보다 조작이 많이 된다더라. 기억이란거 자체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불확실하다고 다큐같은데서 본적이 있음
흥미돋...아님 전생의 기억 아냐? 근데 나도 어릴때 철썩같이 사실로 믿고 있던 기억이 사실과 다른 경우 있었어 반만 맞다거나 두개가 짬뽕 됐다거나.. 다른곳에서 일어났던 일인데 장소가 다르다거나..
오 신기하다 근데 머리에 혹난건 뭘까?? 모르고있다가 나중에 알게된건가?
저승사자들이 다시 보낼 때 다른 몸으로 보냈나 했네!!
평행우주아냐?
이렇게 말하면 그 빌라가 기억난다 라는건 꿈이랑 혼동했을 가능성이크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