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까지 나오는 목소리를 종합해보면, 기존 축협 라인(부회장단 및 기술위원회)는 국내 감독 (김호곤)을 언강생심 밀고 있는 듯한 분위기 였고, 정몽규 회장의 해외 출장을 이유로 감독 선임 발표를 미루고 있다는 말까지 나왔었잖아요.
그런데 갑작스레 정몽규 회장이 외국인 감독으로 마음을 굳혔다는 말이 나오면서, 지금 외국인 감독쪽으로 급선회 한건데요. 간보기 여론을 보고 방향을 돌렸다고 하기에는, 평소에 워낙 여론 따위는 개무시하던 양반들이시라 설득력이 떨어지죠.
그러니 국내파 감독을 선호하는 축협 '엘리트 라인'과, 어쨌거나 외국인 감독으로 밀어붙이는 정몽규 회장 사이에 파워게임 양상이 있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정몽규 회장은 정몽준 전 회장에 비하면, 같은 현대가긴 하지만, 나이도 상대적으로 젊고 (62년생), 현대산업개발의 규모또한 작지요. 정몽준 전 회장 만큼의 정치적인 파워가 있는 것도 아니고요.
생각해 보면 정몽준 회장시절 (93년 - 09년) 에 오른팔 노릇 하면서 기다리다가, 정말 선수 출신으로 실질적인 회장 자리에 최초에 오른 사람이 조중연 (2009년-2013년) 전 회장이었는데요. (최순영-김우중 사이에 잠시 회장직에 올랐던 이종환 (87년11월-88년2월)씨가 있긴 했습니다.) 이젠 딱히 일개 기업 스폰서 안받아도 협회 꾸릴 만큼 들어오는 돈줄들도 많겠다, 내심 "축구인들 독립" 이런 생각하고 있으시다가, 다시 정치/기업인인 정몽규 씨에게 회장 자리를 다시 넘겨줬으니 속이좀 쓰릴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근데 실제로 그런 문제가 있다면 (아닐지도 모르겠지만) 저로서는 정몽규 회장에게 지지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더 듭니다. 정몽규 회장은 이미 리그 스폰서도 못구했던 "곽"이 망쳤던 연맹을 받아서, 승부조작 문제를 정면 돌파하고 2부리그를 창설한 공로가 있습니다. 자기 회사도 바쁠텐데, 축구계를 공연한 '짐'으로 생각하는게 아니라, 아니면 자기의 정치적 야망을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보는게 아니라, 실제로 뭔가 이루려 한다는 기대감을 주거든요.
반면, 축협의 '라인'들은 항상 반성의 대상으로 지적되었습니다만, 그게 제대로 이루어진 적은 없습니다. 자국 리그도 제대로 못챙기고 있었으니까요. 이 사람들에게 전적으로 대한 축구협회를 맡기고, 자기들끼리 알아서 하라 그런다? 그러기엔 최근 국대 감독 선임 3연병과 월드컵에서의 실패가 너무 크게 느껴집니다. 아직 준비가 안된 사람들이라는 느낌 밖에는 안들어요. 우물안 개구리들이 자기들끼리 왕놀이 한다는 생각밖에는 안든다는 말입니다.
첫댓글 같은 생각입니다.
소문만 들어도 국내감독 지지 축협 vs 외국감독 지지 정몽규로 소문이 났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