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드 하멜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
(Meetings with Remarkable Manuscripts)
크리스마스 이브네요.
기념으로 또 다른
기독교관련 책 한 권 더 소개할까 합니다.
더프 쿠퍼상과 울프슨 수상에 빛나는
크리스토퍼 드 하멜박사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
사전적으로 필사라 함은
“손으로 직접 베껴 쓰는 것”을 뜻합니다.
인쇄술이 발명되기 전
모든 책들은 장시간 전문 필경사의
손을 거쳐 만들어 졌습니다.
양피지에 한자 한자 적어 내려가야 했고,
당대 최고의 채색기술로 무장한 삽화가들은
화려한 그림을 그려 넣어 생동감을 더했습니다.
필사본은 오로지
단 한 권뿐인 책이였으며
동시에 중세 문화를 알 수 있는
중요한 역사적 사료이자 아름다움을 가진
독립된 예술작품이였고,
그 당시 이런 필사본들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었으며
누군가에게는 부의 상징이었고
누군가에게는 지성의 산물이었습니다.
채색 필사본과 고문서 분야의 최고 권위자중 한명인
하멜 박사는 소더비경매에서 필사본을 담당하였으며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성서의 역사’라는
책의 저자이기도 합니다.
(기독교인이거나 기독교에 관심이 있으신분들에게는
‘성서의 역사’도 꼭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이 책은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12권의 필사본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 소개되는 책들은
당시 시대에 맞게 복음서나 성서, 기도문으로 되어 있습니다.
오래된 책 냄새, 울퉁불퉁한 감촉, 시간이 남긴 녹슨 자국 등을
그대로 묘사하는 것은 물론
필사본이 언제 어디서 누구에 의해 만들어졌으며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드라마틱한 여정을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가장 오래된 필사본부터
성물로 여겨지는 필사본까지 소개하지만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복음서>,
<켈스의 서>,
<성 히에로니무스의 (이사야) 주석서>,
<잔 드 나바르 기도서>가 가장 기억에 남네요.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복음서>는
6세기후반 로마 교황이
그들에게는 야만족 취급을 받던 잉글랜드로
처음 선교단을 파견했을 당시의 책이자
카톨릭과 성공회 모두의 성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아일랜드 최고의 국보이자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책인 <켈스의 서>는
8세기에 제작된 필사본으로 켈트족의 미학과
기독교 사상이 결합되어 독특한 매력을 지니고 있으며,
“서양의 가장 귀중한 보물”로 불리웁니다.
실제로 가서 보면 유리벽
저 너머에 펼쳐진 채로 전시가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책이 풍기는 포스만으로도 관람객을 압도합니다.
<성 히에로니무스의 (이사야) 주석서>는
필사본을 만든 필경사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책 중 하나이고 그중 가장 오래된 필사본입니다.
필경사들은 대부분 수도사였고,
맨 마지막 페이지에 필경사가
스스로 자신의 자화상과 서명을 남겼는데
옥스퍼드 대학에 보관된 이 책은
필경사의 비밀을 밝혔다는 점에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잔 드 나바르 기도서>는
십자군 전쟁을 이끌었던 루이 9세를 위한 기도서이자
중세 왕족의 기도서를 대표하는 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사연이 많은 책인데 나치에게 약탈되었다가
우여곡절 끝에 되찾아 왔으며,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필사본으로는 세계 최고가를 기록했죠.
이외에도 우리가 익히 들은 바 있는
<캔터베리 이야기>등
세계 최고의 찬사를 받는 필사본들을 소개합니다.
이 책은 조금은 크게 제작이 되어
실제로 필사본들을 직접 보는 듯한 느낌을 주며,
후대에게 영원한 기록을 남기고자 했던
중세인의 절절한 신앙심과 바람을 느끼게 해줍니다.
몇 년에서 길게는 수십년 동안을
어두운 골방에서 수없이 고민하며 완벽한 작품을 탄생시켰던
필경사들과 채색사들의 집념과 마음가짐을 떠올리며,
이런 아름다운 책들을 후대에게 물려준
그들의 노고에 경의를 표하는 바입니다.
200여장에 달하는 컬러도판을 보는 것만으로도
경이로운 느낌이 들고
평생을 고문서연구에만 몰두한
하멜박사의 품위있는 설명이 더해져
기독교인은 아니지만 신비로운 기분으로 읽었던 책이였습니다.
오늘 같은 날 생각나는 그런 책이라 소개합니다.
깜빡 잊었네요.
즐거운 크리스마스 보내시길 바랍니다.
첫댓글 와우! 매번 좋은 책 소개 늘 감사합니다.~~~
좋은 책 소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