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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부터 이어집니다
- 하나 과거 시점 -
가진자들의 특권이라며 아버지란 사람이 내게 알려준건
지옥을 겪게 하고, 천국을 보여주면
천국을 맛보게 해준 사람을 맹목적으로 따르게 된다는 것.
아버지는 지독한 취미 하나를 가지고 있었는데
불행한 가정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을 후원 한다는 명목하에 입양 한 후, 아이들을 마약밀수 사업 혹은 자신의 분풀이 장난감으로 만들어 버렸다.
그나마 이곳에서는 따뜻한 잠자리와 먹을것이 있었기에 아이들은 군말없이 무슨일이든 해냈지만
결국은 입막음을 위해 죽이거나 팔아넘기거나.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묵인한건 두려웠기 때문이겠지
혹시나 화살이 내게로 돌아오지 않을까
나도 저렇게 되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
이곳은 가족이라는게 의미가 없었으니까.
어느날 아버지는 동생이 될 아이라며 새로운 아이를 소개했고
그 아이 이름은 제이였다.
제이 역시 마찬가지로 아버지께 이유없는 매를 맞고, 마약밀수입 현장으로 보내지기도 했지만
절대 울지도 눈빛이 죽어버리지도 않는 특이한 아이었다.
하지만 제이에게도 나는 방관자였다.
폭행과 폭언을 당하는 장면을 목격해도 나는 방관하고 말리지 않았으니까.
심지어 내가 지은 잘못도 니가 다 감당해내야 했다.
그럼에도
나를 누구보다 따르려 했고, 이 집안에서 나만이 숨쉴 틈이라는 듯 내 곁을 맴도는 이 아이가 신기할 따름이었지만.
어느날 아파 쓰러질것 처럼 아팠던 날, 아버지를 찾아갔지만 약한꼴 보이지 말라는 말뿐 날 위한 어떤 조취도 없었고,
그렇게 집 어딘가에서 쓰러진것 같은데..
눈을 뜨니 내 방 침대였다.
옆에는 제이가 밤새 날 간호한듯 수건을 손에 쥐고 잠들어 있었고.
그냥..참 특이한 아이었다. 내가 그렇게 너를 방치하고
방패막이로 삼았는데도 너는 날 위하는게.
나도 널 위해 좋은 언니가 될수 있을까
그때 처음으로 누군가를 위해 좋은사람이 되고자 하는 마음이 들었지만
신은 내게 그것을 증명하라는 듯 시련을 안겨주었다.
어느날 아버지의 통화내용을 엿듣게 되었는데, 아이를 이용한 마약사업이 어디론가 새어나갔고 관련된 자는 모두 죽일 계획이라는 것.
제이를 살려야만 했다.
제이에게는 일부러 모질게 대해 나에게서 떨어뜨려놓은 후, 실장에게 부탁해 제이를 안전한 곳에 보내달라 전했고
아버지는 경찰이 아닌 외할아버지께 전했다.
외할아버지는 어머니가 마약으로 인해 돌아가셨기에 늘 아버지를 의심하셨고, 내가 그 증거를 드린 이상
가만둘 이유가 없었으니까.
아마 죽이셨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래도 상관없지 제이 너만 무사하게 살아준다면.
다시는 이 지옥으로 오지않기를.
혹시 만약 니가 날 찾아온다면 그땐 내가 너에게 지은 죄만큼 니가 원하는 모든걸 너에게 주리라.
할아버지와 함께 사냥개를 얻을 사육장으로 가게 된 날
너를 처음 만났다.
아무리 맞아도 눈빛이 죽지 않는 제이 같은 아이.
갖고싶었기에 주변의 시선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사육장을 드나들며 너를 내것으로 만들려 했다.
내가 보고 배운, 지옥속에서 건져 올려 천국을 보여줌으로써 내게 맹목적인 사람을 만드는 방법으로.
여자라는 이유로 회사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내 뒷통수를 치려하고 내 목을 노리는 곳에서
나를 지켜줄 사람. 내 칼이 되어줄 사람이 너이길 바라며.
하지만 예상치도 못하게 마지막 경기날 그곳에서 제이를 만났고
둘의 사이에 무언가가 있다는것도 알게됐다.
제이에게는 마음의 빚이 있었지만
이 아이의 마음이 제이에게 가 있다는걸 느낀 순간 묘한 질투심과 소유욕이 일어나며
아 나도 아버지의 더러운 피가 흐르는 자식이란걸 다시한번 체감했고, 아이의 마음을 흔들러 날 택하게 끔 만들었다.
아마 제이는 나와 우리집안에 복수하려 날 치려 하겠지.
괜찮다. 이 모든걸 너에게 넘겨줄 생각은 하고 있으니.
하지만 내가 가지게 된 이 아이만큼은
이 아이 딱 하나만 내가 가질순 없을까.
-주인공 현재 시점-
그날 이후로
제이와의 만남은 잦아졌고, 늘 시키는 일 -집 만 반복하던 내가
평범한 사람들처럼 영화도 보고
산책도 가고 집에 가만히 누워 제이와 수다를 떨기도 했다.
이렇게 좋은 집을 가져도 마음 한구석이 허전했던건
제이 때문이었을까. 무언가 마음이 꽉 찬듯해
지금의 행복이 깨지지 않길 마음속으로 수백번 빌었다.
하지만 내 행복이 하나에게는 불행이었던 걸까
하나는 날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는데 특히나 내마음을 아프게 한건..
그래도 나를 버리지는 않을거라 믿었던건 함께한 시간이 있으니까.
그 믿음은 나만의 믿음이었을까
하나는 어느날 나를 빈 공장으로 부르더니
파일 하나를 주며 이 사람만 죽이면 신의 자리가 안정이 되고, 나도 더이상 이런일을 하지 않아도 될것이라 하는데
파일에는 N그룹 부사장 사진이 들어있었다.
그럼 제이는? 내가 이 사람을 죽이려면 불가피하게 제이와 맞닥드릴텐데.
하나가 내게 묻는다.
"너는 날 지킬거니, 그 아이를 지킬거니"
대답하지 못하는 내게 하나는
너는 나를 지킬 자격이 없는 것 같다며
밖에 있던 가드들을 불러 나를 무참히 짓밟기 시작했다.
살려달라 하나의 발을 붙잡았지만, 그런 내 손을 뿌리치고 나를 뒤로 한 채 나가는데
나가면서 하나가 내게 한 말은 큰 상처를 남긴다.
하나가 나간 뒤, 어떻게든 살기위해 그들에게 벗어나려 했지만
나 혼자서는 도저히 무리였기에 이게 내 끝인가 싶었던 찰나
그때 누군가 문을 열고 나타나 그들을 각목으로 때려눕히기 시작했고 나를 일으켜 세워 밖으로 데리고 나간다.
날 구해준 사람은 제이였고
여긴 어떻게 찾았냐는 내 말에
약간 망설이는 듯 하더니 날 만나러 찾아왔다가 내가 하나와 어디론가 가는걸 보고 따라왔다 한다.
제이가 없었다면 난 정말 죽었을지도 모르겠네.
마음속에 하나에 대한 배신감과
날 죽이려 했다는 사실에 허탈함이 몰려왔고
그날 하나집안과 관련된 제이의 이야기도 듣게되었고
A그룹이 내가 지낸 사냥개 사육소와 깊은 연관이 있다는 사실도 알게되었다.
지금까지 모든건 연기였을까
너는 이렇게 쉽게 사람을 이용하고 버리는 사람이었구나.
제이는 내게 N그룹 부사장이 조만간
하나의 A그룹 비리를 폭로할거라고 그때 내가 부사장을 죽이라는 지시를 받은것을 내부고발자로써 얘기해주면
확실하게 무너뜨릴수 있다며
선택은 내 몫이라 말한다.
이 모든게 끝나면 우리는 자유로울수 있다고
그날 밤
마지막으로 확인해보자는 생각에 하나의 집으로 향하고
하나의 집은 유명 기업 대표들, 그리고 내가 가장 증오했던 사냥개 사육소 관리자들과 마약파티가 이루어지고 있었고
날 보자마자 마약에 찌든 모습으로 끌어안는다.
"뭐야 살아있었네"
허탈함에 집으로 향하는데, 하나의 집으로 향하는 경찰차들이 지나가고
뭔가 잘못됐음을 직감해 다시 돌아가니
이미 경찰들이 하나의 집에 있던 모두를 연행중이었다.
허털함에 하나의 집 앞에 앉아있는 내게 누군가 다가와 손을 내민다.
역시 제이구나..
"제이 넌 내가 힘들때마다 나를 구하러 오네"
내 말에 제이는 아무말 없이 날 안아주는데
그제야 눈물이 터져버리고
제이는 내가 왜 우는지 짐작하는 듯
눈물을 닦아주고는 내게 하나가 보낸 메시지를 보여준다.
"미안해 그때 말했어야 하는데.. 입이 차마 안떨어지더라.
하나에게서 너를 뺏고싶었거든."
"그게 다 무슨말이야"
"그날 공장에 널 구하러간건, 하나가 니가 그곳에 있을거라 말해줬기 때문이야. 널 죽이려 한게 아니라
너를 자신에게서 떼어놓으려 한것 같아"
이제야 지나간 하나의 행동들이 퍼즐처럼 끼워맞춰지기 시작하는데..
다음 날 뉴스에서는 A그룹의 사냥개 사육소 건, 마약, 그룹 비리와 함께 하나도 구속이 됐다는 소식이 들리고
면회를 신청했지만 매번 거절당했기에
갔던 발걸음을 돌이킬수 밖엔 없었다.
좀더 나중에는 이 집이 내 명의로 바뀌어 있었다는 사실과
하나가 만들어준 내 통장에 거액의 돈이 들어와 있었다는 것.
아마 하나는 모든걸 정리하고 하나씩 내게 넘겨주고 있었나보다.
그렇게 주변 모든것이 정리가 된 후
이젠 누구의 소유로써가 아닌 스스로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중이고
제이는 내 마음이 정리될 때 까지 묵묵히 기다리는 듯
내가 우울해 할때면 맛있는곳에 데려가 주고
같이 서점도 가주고
그렇게 친구처럼 연인처럼 그렇게 내곁을 지켜주고 있다.
3년 후
하나의 출소 전 날 밤
제이가 찾아와 손가락에 반지 하나를 끼워주고는
내 볼에 가볍게 입맞추며 미소를 지어준다.
"아무것도 없이 너를 그사람에게 보내기가 조금 불안해서.
조바심 내고 싶지 않았는데, 내가 널 너무 좋아하나봐.
다시 내게 와주면 좋겠다.."
교도소 정문에서는 몇몇 사람들이 나오지만
아직 하나가 보이지 않아
혹시 나와 엇갈려 먼저 가버린걸까 싶어
발걸음을 돌리는데..
"여전히 예쁘네"
하나가 나를 보며 서있었다.
몇년만에 보는 하나의 얼굴은 예전보다 야윈것 같았지만
바람결에 날려오는 하나의 향기 그리고 차분한 그 분위기는 여전했고
그녀에게 한발자국 다가가려는 순간
하나가 내게 묻는다.
"내가 있는 곳은 지옥일텐데 그래도 내게 올래?"
나는..
end
첫댓글 ㅠㅠㅠㅠㅠ 띵작이다 진심 ㅠㅠㅠㅠㅠㅠ
다 같이살면 안될까요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