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걸작이 되겠다는 제목과 상반되게, 영화는 러닝 타임 내내 경박하고 산만하게 진행된다. 근데 그게 이 영화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2. 왜냐하면 감독의 고뇌, 감독의 사연, 감독의 자의식은 결국 감독 개인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누가 그의 마음을 진정으로 이해해줄까? 사실 아무도 관심 없다.
3. 언젠가 하정우와 성시경의 대화를 유튜브 영상에서 본 적이 있다. 하정우는 "1947 보스톤"을 찍을 무렵, 해커들과 협상을 하면서 연기를 해야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그런 까닭에서, 하장우 본인에게 "1947 보스턴"은 하정우의 연기 인생에 굉장히 중요한 영화이다. 그러나 관객인 성시경에겐 하정우의 연기에서 개인적 맥락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저 그의 연기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느껴질 뿐이다.
4. 그건 "거미집"을 보는 관객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우리는 감독 김열의, 혹은 감독 김지운의 불타는 예술혼과 구구절절한 사연을 진정으로 볼 수 있을까? 아니면 그런 것에 대해 관심이나 있을까? 나는 아니라고 본다. 관객이 보는 것은 송강호의 중얼거림, 전여빈과 정수정의 난투극, 오정세의 지질함, 난장판이 된 세트장, 그리고 완성된 흑백 영화 '거미집' 뿐이다. 이 영화가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것은 김지운 본인도 그런 잔인한 현실에 대해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다는 것에서 온다.
5. 만약 '거미집'이 걸작이 되고자 하였다면, '거미집' 속의 '거미집'은 완성되지 못하거나 혹은 개봉되지 못하여야 할 것이다. 혹은 김열 감독이 불길 속에서 사라진 신감독의 최후를 재현하기라도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 영화는 김열이 결국 걸작을 완성하는 해피 엔딩을 택한다. '거미집'이 막을 내리고, 영화에 참여한 모든 이들이 박수를 치면서 영화는 끝난다. 다만 김 감독은 전혀 웃지 못한다. 과연 왜일까?
6. 거미집의 마지막 장면은 김열 감독을 '감독 그 자체'로 바라보냐 또는 '감독을 연기하는 주연 배우'로 바라보냐에 따라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고 본다.
6-1. 김열 감독은 누구보다 스스로를 믿지 못하는 인물이다. 왜냐하면 그는 신 감독의 그림자를 전혀 벗어나지 못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단적으로 그가 떠올리는 영화적 영감은 신 감독 옆에서 지켜보던 촬영 현장의 모습에서 비롯된다. 그리고 김열 감독이 심리적으로 궁지에 몰렸을 때 들려온 목소리는 본인 마음의 목소리가 아닌 신 감독의 목소리이다. 그런데 신 감독은 그의 앞에 나타나서 "너의 마음 속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믿어라."라고 열변을 토하며 산화한다. 이 장면이 얼마나 역설적인가? 김 감독이 완성한 '거미집'은 걸작임에도 신 감독의 각본을 그대로 베낀 영화, 김열의 흔적이 전혀 없는 영화이다. 그래서인지 김열은 모두의 인정을 받지만, 정작으로 스스로의 인정을 받지 못한다. 이는 신연식의 각본으로 영화를 감독한 김지운 본인에 대한 조소로도 느껴진다.
6-2. 영화 속 영화인 '거미집'이 걸작으로 완성됨에 따라, 영화는 시시하고 맥빠지게 마무리된다. 앞에 얘기했던 것처럼, 영화를 만들었던 모든 우여곡절은 잊혀지고 영화라는 공동체를 구성하였던 모든 이들은 제자리로 돌아간다. 영화를 내내 채우던 아우성과 열정은 이내 사라지고 공허함만이 메아리친다. 이런 까닭에, '거미집'은 걸작이 되지 못하였으며, 흥행도 성공하기 어려운 애매한 영화가 되었다.
7. 역설적이게도 나는 그래서 '거미집'이 좋다. 유독 자의식 과잉이 넘치는 올해의 영화들 중에서, '거미집'은 귀엽고 측은하게 느껴지는 유일한 영화이다. '거미집"은 영화를 만드는 행위가 꼭 엄숙하고 심오한 예술적 발화일 필요는 없음을 보여준다. 엉성하고 즉홍적이며 멍청한 찰나의 불꽃이 너무나 아름답게 느껴지는 영화이다.
나도 진짜 좋았어 ㅋㅋㅋㅋㅋ 영화 속 거미집도 특유의 옛날 서울사투리로 계속 진행되는거 좋았고 오정세가 진짜 기깔남 ㅋㅋㅋ 그 지랄을 하면서 영화 찍다가 결국 혼자 남겨진 김열 감독 표정도 좋았고... 브로커에서 송강호 표정연기 좋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도 왜 송강호더러 명배우라고 하는지 진ㅉㅏ 알겠더라 아무튼 연출이 중구난방인거도 맘에들고 등장인물도 맘에들고 다 내서타일~~~
첫댓글 거미집 개띵작
나는 별로였음
호불호 진짜 갈릴듯
보고 나와서 자꾸 생각하게되고 특정 몇몇 장면이 떠오르는 영화가 잘 만든 영화라고 생각하는데 그 점에서 거미집 합격임ㅋㅋㅋㅋ 두 번정도 더 보고싶은 영화야
엇 거미집도 김열데뷔작처럼 신감독 각본인가? 결말만 김열이 다시 쓴거고?
아니 극중극 거미집 말고 우리가 본 거미집 영화 대본이 신연식이라는 작가가 쓴거고 김지운 감독이 각색해서 찍은거! 김열 말고 현실 김감독=김지운 감독 말하는 거인듯 ㅋㅋ
상업하는 사람으로써 잼게봤어ㅋㅋㅋ
나 재밋게봣어 찝찝하고 생각할거 많은 영호 ㅓ 좋아하면 보세요
난 보면서 도대체 뭔 소리인지 모르겠어서 불호 ..
나도 진짜 좋았어 ㅋㅋㅋㅋㅋ 영화 속 거미집도 특유의 옛날 서울사투리로 계속 진행되는거 좋았고 오정세가 진짜 기깔남 ㅋㅋㅋ 그 지랄을 하면서 영화 찍다가 결국 혼자 남겨진 김열 감독 표정도 좋았고... 브로커에서 송강호 표정연기 좋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도 왜 송강호더러 명배우라고 하는지 진ㅉㅏ 알겠더라 아무튼 연출이 중구난방인거도 맘에들고 등장인물도 맘에들고 다 내서타일~~~
나는 너무 재밌게 봤어ㅋㅋ 흑백 거미집도 너무 좋았고 영화 필름 안 배우들과 촬영장 배우들의 대비가 좋았어ㅋㅋ 다른건 다 모르겠고 그것만으로도 보는 내내 즐거웠으
존잼이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