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시인 6월호 신인상 당선작 /김현숙
애기똥풀 (외 4편)
김 현숙
희망을 부르는 잔잔한 야생화
너 군락을 이루어 무리지어
있을 때만큼은
아름드리 무엇과 바꿀 수 있겠니
지천(地天)어디에서도 초연한
노오란 애기똥풀
기세를
뽐내지도 않으며
세속에 물들지도 않고
어디든 소박한
그대로 무리지어
너대로
피었다가 그냥
겨울이 오기 전에
갈길을 가고 또 오는 희망의 탄생
너를 가리켜
누가 뭐라
말하겠느냐 그냥 순박한 너를
모두 너처럼
아무 곳에서도 초연해 지면 좋으련만
맷돌방아
내 아기의 선물은
한겨울 둥지 안에서 둘둘 졸졸
들어도 들어도 싫지않구나
어머니의 생일 선물이라
안겨다준 작은 가습기 맷돌방아
그 또한 홀로 있는 장막에서
벗 삼아 주노라
마음 갸륵한 효심이고 보니
한밤 중
홀로앉아 차 한잔
돌돌 돌아가는 방아소리
졸졸 흐르는 물소리와
쉼 없이 품어내며 더 없는 역할에
충실한
방아를 보고 있노라면
그래
물흐르 듯이
살아가면 되고
정연히 돌아가는 이치(理致)에
따르면 되지
그 흔한 소리쟁이
이른 봄 길목에는
그 아무도 알아주는 이 없는
들풀 소리쟁이의 아우성이며 돋아나는 새싹
소리...
땅 속 깊이 우람히 뿌리박힌
소리쟁이 풀이라지만
봄이되면 뾰족이 아우성치며 솟아나는
그 흔한 너를 우리 어머니는 소중히 여긴다
어머니는 언제나 이른 봄날
너의 가녀린 잎사귀를 찾아나선다
그건
사랑하는 자식의 건강을 위해서란다
겨우내 땅 속 깊이 눈
비바람 맞으며
이른 새봄
기지개 피우며 아우성
그 소리와 어우러진 선조들의
지혜의 맛을
답습하는
어머니의 된장국 맛은
해독에는 최고이고
어디 황금 바다의 미역국과 비교나 되냐면서
그 정성이 담긴
어머니의 봄을 즐기는
정성 깃든 손 맛은 살아 계실 동안 맛보리
그리고 봄이 오는 계절이면
어머니가 그리워지는 추억은 내내 영원하리라.
역사의 뒤안길에 서서
숭례문이
전소됨은 온 나라가 참으로 아쉬워하고 비통해 한다
한편으로는
우리나라 현실의 ‘안전 불감증’을 그대로 내포하는 형극이기도 하여
씁쓰레한 마음 그지없다
대한민국의 국보 1호가
무자년 2.10일 새벽을 기해 ‘화마’에 시름하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갔다.
6백년의 유수한 세월을 고고한 자태로
임진왜란, 병자호란을 굳굳히 지켜내고 6.25, 1.4후퇴
긴 세월 끈기있게 지켜낸
그 버팀목 숭례문!
‘화마’에 다섯 시간 여 진통하면서
역사를 뒤로 두고
끝내 시름하며 힘없이 무너져 내림을
꼬박 밤을 지새며 망연자실
애석해 하고만 있어야 할 힘없는 인간들
숯 더미가 된 현장을
아쉬워
국화꽃 바치는 손길들이 줄줄이 애통해 하지만
누구의 탓이랴
시대에 사는 모두의 탓인 것을...
무모히 살아가는 인간들의 사악함이
한 몫을 더하고
대한민국의 자존심이 무너져 내리기까지
가슴 조이며
그냥 그렇게 처절하게 바라만 보고
있어야 할 나약한 인간일 뿐
누구를 원망하고 끝내 떠밀고 있으련가
할 수 있는 힘껏
원한대로 되돌려 놔야하는 책임은 우리 모두의 ‘목’
이제 알겠는가
화마를...
초심(初心)
처음 사랑할 때의 약속
맹세는 조건이 없다
무조건적인 열정이고 순수함
그대로 아니던가
그것이 에로스의 사랑이건, 로고스, 아가페의
사랑이건 같은 이치가 된다
이 모든 것들도
처음 시작할 때의
처음 공약
맹세가 다를바 없다
그러나 이를 잃어버린다면
오만과 교만의
터를 만들면서
한순간 불행해 지고 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새 대통령이 출범하면서
많은 경제정책들이 입안되고
국민을
‘섬기’겠다고
맹세한 이명박 ‘호’ 의 다짐의
초심은
부디 항해가 정착지까지 이르고
내릴 때까지
변함없이 지속되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가식(假飾) 없는 섬김의 자세로
다시 옷깃을 여미라!
약력 : 충남 장항 출생
총신대학교 교육대학원(박사)
현 소방신문 발행인
87-97 월간 홈 인테리어 발행인
플로리스트
칼럼리스트
한국참전 16개국 보훈 선양회 이사
심사평
김현숙님의 <소리쟁이>와 <이제 알겠는가 ‘화마’>
등 5편을 추천한다.
이미 <소방신문>의 발행인으로서 또 소방신문의 Columnist
로서 활동한 경력으로서도 시인이 되고도 남을 분이지만 정통
문단의 수순을 밟기 위해서 詩 추천의 길을 갈 뿐이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앞으로 詩道의 길을 갈고 닦으면
훌륭한 여류시인이 되리라고 믿는다.
그 흔한 <소리쟁이> 시편을 나물캐시는 어머님의 모습이
절절하고 ,<이제 알겠는가 ‘화마’>는 문화재를 아끼고 소중히
아껴야만 한다는 소리없는 부르짖음을 일깨워준다.
메타포어가 없는 직설적인 詩지만, 메타포어(은유) 쓰는
시어의 비유는 앞으로 詩를 쓰면서 배우면 된다.
또 한분의 詩人을 알게 돼 기쁘다.
심사위원 : 이종석 장윤우 서청학
당선소감
李井/김 현숙
그동안 내게 주어진 소명이라 생각하고 정신없이 몇가지의 임무에 충실하며 살아온 날들이 이제 가벼워지면서 또 다른 나의 세계를 맞는 순간임을 감사한다.
신문기자로 뛰면서 아이들 엄마 역할, 아내, 며느리, 딸 계속되는 학업,잡지사 발행인 또 자연의 꽃이 좋와 그 자연을 실내에 옮겨 담는 나의 취미이자 전문인이 된 플라워 디자이너
때문에 그 와중에도 20여년 한결같이 교회 재단장식을 도맡아 하기까지 내겐 어느 한 곳도 소홀이 할 수 없는 역할에서 세월이 흐르며 이제 많은 것들이 벗겨졌다.
그리고 밤낮도 없이 질주해 왔던 날들이 이제 홀로 시간도 맞고 있으니 자유로워짐의 남은 시간은 내게 또 다른 기쁨을 맞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 그간 줄곧 칼럼리스트로서 원고지와 씨름을 해 왔지만 또 다른 세계인 문학의 정수인 시(詩)에 입문하게 된 것을 감회 깊게 생각한다. 앞으로는 문인 모임에도 적극 참여하고 매일 시를 잊지 않겠다.
사실 오래 전부터 시인들을 알고 있었지만 나와는 무관한 세계라 일축했던 내게 ‘분명 무한한 문학의 세계를 펼쳐낼 것’이라는 시인 이종석 선생님의 안목과 격려에 실망시키지 않는 문인이 되고자 한다.
등단 문을 열어준 시(詩)와(詩人)에 감사한다.
첫댓글 축하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