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효 실천이 적실한 때다.
2012 임진년 우리사회가 어수선하다. 하루 평균 42.6명이 자살, 학생 학부모가 선생님을 폭행, 국회의원 등 공인이 비리, 심지어 성폭력이 심화되고 있는 요즘에 정의는 간데 온데 사라지고 잡귀들만 판을 치는 세상이 되었다. 이는 효 소통이 부재(不在)며, 인간이 지켜야 할 도리인 효의 부지(不知)에서 이루어진 현상이다.
왜 이런 세상이 되어 버렸는가? 누가 이렇게 만들었는가? 세상 탓? 느 탓? 제 탓이 아니고 바로 내 탓이다. 그 누구 책임이 아니고 바로 나의 책임이다. 특히나 공인이 이련 자새를 가져야 할 것이다. 누가 무어라 할지라도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과감한 질정도 겸허하게 수용해야 한다. 따라서 더불어 살기 좋은 삶을 영위하기 위한 세상을 공유하려면 효 실천이 적실하다.
효는 우리 전통 핵심사상이며 민족 신앙인데 불교에 의해 살이 되고 유학(儒學)에 의해 옷이 입혀졌다. "옛 것을 익히고 새것을 알면 스승이 될 수 있다." 이는 전통을 계승하면서 동시에 발전시켜야 함을 강조한 말로 이해할 수 있다. 즉, 공맹의 유학사상(儒學思想)을 충분히 이해하고, 현대사회에 알맞게 적용·발전시켜야 한다는 뜻이라 생각된다. 인(仁)의 구체적인 실천 덕목으로는 효제충신(孝悌忠信)을 강조하고 있다. 즉 어버이에 대한 효도. 형제끼리의 우애. 국가에 대한 충성. 벗 사이의 믿음. 이 실천덕목에서 효가 제일 앞에 있음은 인간 사회에서 어버이와 자식 간의 인간관계인 효가 가장 으뜸임을 뜻하고 인간의 존엄성을 강조하며 인간 사회의 질서 확립을 역설하고 있는 것이다.
이 세상 모든 힘은 효에서 나온다. 그 동안 우리는 진심으로 공경하는 마음의 효 실천 교화에 대한 노력이 부족했음을 시인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이제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우리들도 적극 동참하여야 한다. 학문의 궁극적 목적이 더불어 살기 좋은 삶을 영위하는 것이라고 할 때, 진정한 우리의 효는 구체적인 실천에서 완성된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지금 효 실천이 절실한 때다. ‘동방예의지국(東方禮義之國)’으로서의 자부심 회복과 현대사회 및 미래사회에 적용 가능한 효의 실천과 가정윤리의 확립을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다.
과거 전통사회에서 수직적인 올려 효도에 치우친 일방적인 효, 그리고 요즈음의 생태를 보면 내리 사랑에 치우친 일방적인 보호, 그래서 효의 설 자리가 없어 어수선한 세상이 되어간다. 어느 한 쪽에만 치우친 도리만 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아무리 같은 구성원이라 할지라도 한편에서의 불만족이 생기게 되므로 이는 오래 지속되거나 발전할 수 없는 것이다.
시대가 변하면 가치관도 변 하듯이 대가족 중심의 농경사회의 권위주의 효 개념을 물질 우선의 자본과 개방주의 사회에 맞게 바꾸어 정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겠다. 최근 어느 지식인들이 말하는 효의 현대적 개념은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은혜와 감사 ... 능률이 강조되는 사회에서 서로 간의 자율적으로 수직적 관계를 수평적인 관계로 인식하며 효를 실천하자.
둘째, 봉사와 헌신 ... 인간 소외를 극복하는 방향으로 의미를 정립하며 효를 실천하자.
셋째, 경애와 배려 ... 정서적 지지자 역할로 대화의 시간을 자주 갖고 효를 실천하자.
효의 개념이 바뀐다고 하여 효의 본질적인 의미가 변질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표현 방법을 바꾸자는 것이다. 효란 인류가 존재하는 한 지켜야할 최소한의 예이며 사랑의 기본이다.
현대 사회는 가족 구성원의 어느 한쪽 때문에 전체 가족이 희생된다면 가족의 존재의미는 상실 될 것이다. 최대한 합리적인 방법으로 사랑을 표현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키워주신 은해에 대한 의무적인 보은이 아니라 친구나 애인처럼 한 인간으로서 어버이를 사랑하는 마음의 가장 큰 효라고 할 수 있다.
자식만을 바라보며 어려운 시절을 감내해온 부모들의 위치는 점점 위촉되고 있다. 인간은 마음이 움직여야 행동으로 옮긴다. 마음의 있으면 행동으로 표현되고 자주 행동으로 옮기다 보면 관습이 되는 법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사회의 불합리한 위기를 극복하고 새것을 밝히기 위해 우리의 전통문화 속에 흐르고 있는 보석들이 가치를 되찾아 열린 마음으로 이 윤리적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