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 물-1934."신가정'에발표됨
지은이: 주 수 원
(1909.2.25(윤달)-2003.10.6)
한코 위로 한코 아래로
실을 걸어서 빼어 냅니다
그 바늘에서 이 바늘로
이 바늘에서 그 바늘로
옮기고 옮기는 동안
생각한 그 무늬가 나타납니다.
나의 하루도 이 한코 같이
생명의 실에 걸려 짜여 갑니다
삼백하고 예순다섯 옮기고 보니
덧없이 한해가 지나갔어요
슬픔과 기쁨의 얽여진 무늬
생각없는 말로서 벗을 울리고
꿈속에서 허덕이며 방황하든 일
하나도 남김없이 역력하게도
짜내인 무늬로 남아 있어요
손에든 편물을 풀수 있으나
풀수 없는 나의 날은 어찌 할까요
한 코위로 한 코아래로
생명의 실에 걸려 짜여갑니다
나머지 실끝이 언제 올는지
그때까지 고은무늬 짜 올립니다
엄숙하고 상쾌한 새날의 해빛
오늘도 웃으며 재촉합니다.
* 조선일보사 출판부발행(1937년)
현대조선여류선집(15명시인)에 <저울질하는 마음이여(297 P)>
<편물(298P)>.< 무너진 탑(300Page)> <내맘은 나에게 왕국이외다(301 P)>
바늘.실패.달 ( 시조)-303P 진달래 (수필)- 304P--310P까지
*김남조시인의 “수정과 장미”시집(1959년 정양사발행26명)에는 <어머니>.
<失題>.와저울질하는마음이여와 무너진탑,내맘은 나에게 왕국이외다의 5편이수록되여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