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이야기

1983년 강원미술대전 최우수상 수상작 (1983-맥 80호 켄버스에 유화물감으로)
1982년 강원대학교 사범대학 미술교육과에 들어갔다.
그림도 그리고 장차 아이들도 가르치는 일이 너무 좋았다. 많은 것을 느끼고 깨닫는 가운데 그림 또한 생활의 중심에서 나의 삶을 움직였다. 1982년 대학 1학년 때 강원미술대전에 수채화정물작품을 출품하여 동상을 받았다. 당시 30만원의 상금을 받아 요긴하게 썼다. 이 그림은 대학 2학년 때 강원미술대전에 출품했던 작품이다.
당시 경력이 높은 대학 선배들도, 타학교는 물론 강원도를 중심으로 많은 작가들이 출품을 했다.
작업실에서 미친 듯 밤낮을 가리지 않고 작품에만 몰두했다.
작업실 한 귀퉁이에 자리한 소재들을 가까이하며 어머니의 어머니를 생각하며 그리워하며 그림을 그렸다. 많은 동기, 선배들이 드나들며 이런저런 평을 하는 가운데 설전을 벌이기도 했지만 작가본인 내 자신만의 세계를 그려내고자 소재 하나하나에 정을 담고 묵묵히 그려나갔다.
사실 내가 작품을 이루고 있는 소재들 대부분이 거리에서 주워왔거나 남들이 버린다고 하여 얻어오고, 외할머니시절 그 이전부터 우리집안의 아녀자들의 손길을 통해 매만져지고 전해져오던 삶의 애환이 서린 소재들도 있다. 작품에 평안히 자리한 솥두껑은 춘천 어느 길가에 버려져 쓰레기 수거시간을 기다리던 것으로 쓰레기를 파헤쳐 건져온 것으로 28년이 지난 오늘도 아끼는 소재로 작업실 한 가운데를 누리고 있다.
기다리던 심사결과가 나왔다. 우수상이다. 그런데 나중에 알은 바지만 당시 대상 작품에 문제가 있어서 대상은 없어지고 최우수상으로 내 작품이 격상되었다. 당시 강원도 도청 청사 중안 계단 위에 걸려 있었는데.....언젠가 강원도미술관이 건립되면 그 안에 영구 전시될 것으로 안다.
오늘에 와서 둘러 보는 지난 시간들은 작업에 열정이 다소 시들어진 내 자신을 일깨우고 또 다른 작품들을 그려내는데 잔소리가 된다.
지난 인생의 지난 시간들을 그려낸다. 그 시간들의 이야기를 그려낸다.
오늘도 작업실에 널려진 정겨운 소재들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통해 또 다른 내일을 그려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