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규호 섬김이
부산밥퍼나눔운동분부가 밥퍼나눔운동을 시작한지 벌써 19년차가 되었습니다. 그동안 거리 노숙자들과 어르신들에게 밥을 퍼주는 활동을 하면서 뒤에서 묵묵히 봉사하신 분들과 후원하신 분들이 많았습니다.
밥을 만들기 위해 재료를 준비하는 것에서부터 조리하는 과정, 밥을 운반하는 과정, 밥을 배식하는 과정과 뒤처리 과정 모두가 자원봉사자의 손을 거쳐 해결됩니다. 재정적 지원은 후원자의 따뜻한 손길이 있어 가능했습니다.
사람의 신체를 구성하는 모든 부위는 스스로 자신을 위해 존재하는 부위는 하나도 없다고 합니다. 입은 음식을 씹어서 위로 넘겨주기 위해 존재하고, 위는 음식을 소화해서 영양분을 몸으로 흡수하기 위해 존재합니다. 발은 몸이 필요한 곳으로 몸을 이동하기 위해 존재하고, 손은 몸이 필요한 일을 하기위해 존재합니다. 모든 신체부위가 그렇습니다.
우리 인간의 삶도 신체구조와 같이 서로 다른 사람을 위해 존재하고, 살아가다보면 모두가 함께 행복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밥퍼는 나를 위해 사는 무한경쟁 사회 속에서 남을 위해 사는 행복한 바보의 삶을 연습하는 체험학습장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인간은 원천적으로 공유하고 함께 나눌 때 행복해진다는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나의 것과 너의 것을 함께 나누며 더불어 살아가는 ‘나눔의 공존’ 속에서 이 사회는 풍요해진다는 말씀이 실감이 납니다.
우리 주변에 아직도 밥 굶는 이가 있다면 밥을 나누어야 합니다. 일자리가 없는 자가 있다면 일자리도 나누어야 합니다. 불행한 이웃을 옆에 두고 우리는 결코 행복할 수가 없습니다.
요즘 우리 사회의 화두도 섬김과 나눔입니다. 기업도 사회단체도, 심지어 정치권까지도 섬김의 리더쉽을 강조합니다. 적어도 말로는.....
그러나 참된 섬김의 리더쉽은 진정으로 자신이 아니라, 남을 위해 사는 것입니다. 남을 위해 산다는 것은 자신을 위해 무엇인가를 할 시간에 남을 위해 무엇인가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위해서는 가치관의 변화가 있어야 합니다. 에리히 프롬의 말처럼 소유의식에서 존재의식으로의 전환과 더불어 “나”라는 존재는 지구촌의 모든 생명들과 우주만물과 함께 하나님안에서 모두 하나라는 일체의식으로의 변화입니다.
우주만물 안에서 하나님과 함께 모두 한 몸을 이루는 나를 자각한다면 앞서 인간의 신체구조가 자신을 위해 존재하지 않고, 다른 신체부위를 위해서 존재하고, 그렇게 살아가듯이 우리 인간들도 서로 남을 위해 살아가는 것이 본연의 임무요, 당연한 삶의 자세임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