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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정원박람회 D-30 시민단체 논평.hwp
<시민단체 논평 - 정원박람회 D-30>
외형의 실적보다는 생태도시 브랜드에 충실하자
순천만 정원박람회의 개막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우리는 계획단계에서 “축소 또는 연기”를 건의하였으나 개최가 임박한 1년 전부터는 어떠한 부정적인 언급도 자제하여 왔습니다. 그럼에도 목전에 밝히는 것은 다음의 제언이 보다 긍정적인 결과를 만드는데 기여하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1. 방문객의 숫자보다는 만족도가 더 중요하다.
순천시의 방문수요 예상은 기획단계에서는 700만 명, 확정단계는 460만 명, 임박해서는 400만 명으로 감소하였습니다. 부담을 줄였으나 쉽지 않은 목표입니다. 우려하는 것은 동원하는 관람객 유치는 하지 말자는 것입니다. 정원과 생태를 주제로 하는 박람회의 특성상 적정 규모의 입장객이 초과되면 오히려 만족도는 떨어지고 불편한 요소가 생겨날 것입니다. 숫자에 연연하지 말고 손님맞이에 정성을 기울여 교통과 먹거리, 잠자리 등에 움직이는 곳마다 순천인의 인심과 배려가 잘 깃들 수 있기를 바랍니다.
2. ‘살고 싶은 생태도시란 느낌을 주었는가’ 여부가 중요한 평가 기준이다.
“살고 싶은 생태도시”로 기억될 것인가, “별다르지 않는 지방도시”로 인식될 것인가. 정원박람회는 기대가 큰 만큼 실망의 요소도 내포하고 있습니다. 급속하게 조성된 인공정원에서 생태적 감동을 맛보기는 역부족일 것이며, 대다수는 순천만으로 발길을 옮길 터인데, 그 곳에서 느낀 감흥이 순천의 이미지로 새겨지리라 생각합니다.
순천만은 생태관 주변의 경관구성은 우수한 편이나, 갯벌의 건강성과 어촌마을, 탐방로 주변은 개선해야 할 과제가 많습니다. 방문객이 생태계의 질서와 호흡하며 걷게 하는 매뉴얼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만조 시의 도요물떼새 휴식처의 보호, 짱뚱어 산란기의 관찰 자세 등 시기, 장소별 안내를 고려한다면 다소 불편하더라도 오히려 이러한 생태적 배려를 맛보는 것이 생태도시 순천의 브랜드화에 기여할 것입니다.
3. 생태환경적 측면에서 모니터링하고 개선하는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는가?
여수EXPO는 초반 흥행에 K팝 가수들을 투입하였습니다. 순천시도 헬륨열기구를 띄우기 위해 사업자 공모를 하기도 하였습니다. 달콤한 음식보다는 몸에 좋은 음식을 가려야 하듯 “즐길거리의 확장”은 당장 도움이 되지만 정원박람회에서는 그 내용이 구현하는 주제와 맞는지 매우 신중해야 합니다.
“박람회의 흥행 성공과 생태도시, 브랜드 확장” 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우리는 기간 내내, 생태환경적 측면에서 바라보고, 쓴소리 하고, 적정한 처방을 건의하는 “생태환경박람회 모니터링팀”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간곡히 제안합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 잔디와 화초유지를 위해 과다한 질소비료와 농약 사용을 해서는 안됩니다.
다량의 질소가 동천의 하천수로 유입되면 가까운 순천만 갯벌은 부영양화를 일으키기 쉬우며 갯벌 저층은 산소가 고갈되고, 대형 저서생물의 폐사가 증가할 수 있음
- 탐방로 주변에 인공적인 편의시설이 증가하지 않도록 고려해야 합니다.
순천만의 저서생물 보호종은 주로 기수역에 서식하고, 행사기간에 도요새의 이동이 두 차례 있으며, 염도의 변화에 민감한 칠면초 등은 연안에 서식합니다. 따라서 기수역과 연안의 탐방로를 손질할 때는 반드시 생태계의 영향을 짚어봐야 합니다.
- 박람회장 내부 운영에 생태 환경적이지 못한 요소를 꼽아보고, 처방해야 합니다.
여러 매점에서 도시락을 판다고 가정한다면 어떨 수 없이 일회용품이 쓰레기통에 넘쳐날 것인데, 분리수거 도우미라도 배정되어 있다면 생태도시다운 모습이 아닐까.
4. 아쉬움과 과제, 순천만 연안지역 주민들을 배려하는 박람회가 되도록 하자.
박람회 기간에 외국인들이 순천만 보존을 논하는 국제학술행사가 2회 개최됩니다. 그러나 요 몇 년 여러 번의 국제행사에도 불구하고 순천만은 오히려 람사습지로 지정된 이후, 그 전보다 갯벌생산성이 절반이하로 감소하고 있습니다.
정원박람회가 외형의 성공을 거둔다할지라도 그러나 갯벌이 죽으면 순천만을 상징화한 생태도시 브랜드는 든든할 수 없습니다 종다양성이 풍부한 순천만을 위해서는 연안 거주 주민들의 참여와 협력이 꼭 필요합니다. 주민들이 방문객의 급증으로 겪을 수 있는 생활정서의 피해에 대해서도 미리 준비하고 배려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어려운 여건에서도 박람회 준비에 매진해온 모든 님들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2013. 3. 20
전남동부지역사회연구소, 순천환경운동연합, 순천경실련, 순천KYC,
순천YMCA, 핵없는사회를위한 순천시민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