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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어떻게오늘날의 모습이 되었는가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글. 김동완 국립중앙박물관 고고역사부 학예연구사 | 사진. 김성재 SSSAUNA STUDIO
최근 전 지구적 규모의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우리 자신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700만 년 전 초원을 걷기 시작했던 우리가 이제 신의 영역이라 생각하던 유전자를 편집할 만큼 전능한 존재로 거듭났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은 우리 인간이 대자연 앞에서 여전히 미약한 존재임을 확인시켜주었다. 기획특별전 <호모사피엔스: 진화∞관계&미래?>가 던지는 메시지에 귀 기울이게 되는 이유다.
기획특별전 <호모사피엔스: 진화∞관계&미래?>는 700만 년이라는 긴 인류 진화의 여정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시다. 진화적 관점에서 본 인간 존재의 의미와 진화 과정에서 맺어온 다양한 생물종과의 관계를 화석 자료, 고고 자료 등 700여 점의 전시품과 영상으로 풀어냈다.
전시는 ‘프롤로그: 진화를 이해하는 방식’, ‘제1부 진화’, ‘제2부 지혜로운 인간, 호모사피엔스’, ‘에필로그: 호모사피엔스의 미래’로 구성했다. ‘프롤로그’에서는 인류의 기원에 대한 물음을 종교의 영역에서 과학의 영역으로 가져온 ‘종의 기원’과 20세기 초 영국에서 발생한 고인류학계 최대의 사기 사건인 ‘필트다운인 사건’을 소개한다. 그리고 3D 모션 캡처 촬영 등 첨단 기법으로 제작한 실감형 콘텐츠 ‘700만 년 동안의 기억’을 상영한다. ‘제1부 진화’에서는 사헬란트로푸스 차덴시스부터 호모사피엔스까지 700만 년에 걸친 인류의 진화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인간을 바라보는 시각은 화석 자료, 고고 자료 등에 따라 신체적 변화, 문화적 변화 등을 기준으로 설명할 수 있다. 또 최근 유전자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호모사피엔스가 어떤 존재인지 소개한다. 루시, 네안데르탈인, 샤니다르인, 크로마뇽인 등 유명한 고인류 화석과 발견 사례 등을 입체 연표 형태로 전시했다.
루시(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 / 크로마뇽인(호모사피엔스)
‘제2부 지혜로운 인간, 호모사피엔스’에서는 현생인류라 불리는 호모사피엔스의 특징을 ‘예술’, ‘장례’, ‘도구’, ‘언어와 기호’, ‘탐험’이라는 다섯 가지 주제로 살펴본다. 코로나19 관계로 예술품과 매장 유구는 재현품을 전시에 활용했다. 프랑스 쇼베와 라스코 등의 동굴 벽화 자료, 사자 인간, 비너스 등의 조각품, ‘눈금이 새겨진 돌’ 등 주요 전시품과 자료를 기반으로 호모사피엔스를 이해하고자 했다. 특히 도구 영역에서는 세계 구석기의 기술 체계와 한반도 구석기의 특징을 한눈에 이해할 수 있도록 특별한 전시 공간(높이 1.8m, 길이 12m)을 마련했다. 여러면석기, 주먹도끼, 슴베찌르개, 작은 돌날몸돌 등 한반도의 지역적 특징을 보여주는 전시품으로 구성했다. ‘언어와 기호’영역에서는 4만 년 전 무렵으로 추정되는 단양 수양개 유적에서 발견된 ‘눈금이 새겨진 돌’도 공개한다.
눈금이 새겨진 돌
단양 수양개 유적, 길이 20cm
동아시아를 대표하는 한국의 주먹도끼
연천 전곡리 유적 등, 길이 21.5cm
그리고 모든 생물종이 그물처럼 엮여 있는 지구에서 종의 다양성과 공생의 가치를 지향하는 실감형 콘텐츠 ‘함께하는 여정’을 체험할 수 있다. 이 전시 영역에서는 시간의 흐름을 상징하는 천장 영상과 디지털 호수로 꾸민 판타지 월드에서 매머드처럼 사라진 동물, 현재 살아 있는 유인원, 호모사피엔스, 관람객 등이 함께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고 있는 공존의 가치를 연출했다.
‘에필로그’는 현재 지구에 살고 있는 78억 명의 호모사피엔스가 지구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과 위치를 자각하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제기했다. 지구가 탄생한 이후 다섯 차례의 대멸종이 있었으며, 그때마다 50∼75%의 생물종이 사라졌다. 지금까지의 대멸종은 자연에 의한 것이었으나, 다음에 다가올 여섯 번째 대멸종은 우리, 호모사피엔스의 탐욕이 불러올 수도 있다.
이번 전시는 인류 진화 관련 주제를 다루는 국립중앙과학관, 전곡선사박물관과 협업했다. 2021년 12월에는 국립중앙과학관, 2022년 4월에는 전곡선사박물관에서 순회 전시를 개최할 예정이다. 전 세계적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를 맞이하여 우리 호모사피엔스는 과거 어느 때보다 미래에 대한 고민과 성찰이 필요하며, 이번 전시가 그러한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
1872년, 제6판, 국립중앙도서관, 길이 21cm
기획특별전 <호모사피엔스: 진화∞관계&미래?>
운영 기간 : 2021.5.17.(월) ~ 2021.9.26.(일)
전시 장소 :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시실
관람 방법 : 누리집 사전 예약(1회 50명 선착순)
예매 문의 : 1688-0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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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요즘 가장 힙한 사학자,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를 읽고 떠난 전시회 기행.
실물로 보아야만
느낄수 있는
700만년전 두개골 전시에
휘둥그레진 눈으로
놀라워하다,
사진 속 무덤 설명을 읽곤
끓는 마그마 방울이 터지듯
내 안에 울컥 치솟는 뜨거움을 느꼈다.
그 시대에도
공존과 상생의 가치가
살아있었다니!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에선
빗살무늬토기와 청동거울도
보실수 있으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박물관 휴가 다녀와 보셔요~^^
(코로나 거리두기 지침으로 입장 제한 있어요. 사전 예약 필수입니다~)
호모사피엔스 기획전 예약=>
https://mobileticket.interpark.com/goods/21003949
상설전시관 관람예약 =>
https://www.museum.go.kr/site/main/reserve/exhibitionhall/int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