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럴해저드> 시나리오를 자신의 동의를 받지 않고 개발했다는 박현우 작가의 거짓주장에 관한 반박 증빙
[2024. 2. '에너미' 개발중단이후,
최윤진이 집필한 모럴해저드(소주전쟁) 트리트먼트를 박현우에게 보내주고 리뷰를 부탁하는 이메일]
[2024. 2. 박현우가 모럴해저드(소주전쟁) 트리트먼트를 읽고 보내준 리뷰글]
박현우가 이메일에 첨부한
<모럴헤저드> 리뷰 – 박현우
대표님 열심히 읽고, 생각나는 것들을 이것저것 써보았습니다.
저로서는 대표님께 예의라고 생각하여 가감 없이 리뷰했습니다.
1) 어쩔 수 없이 <에너미>를 떠올리며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큰 구조가 비슷하지만 디테일과 에피소드들이 다르고, 또 대표님이 공부하신 것들이 읽으면서 느껴져서 감탄했습니다.
편의상 비교하며 말해보자면
예전에 <에너미>를 대표님과 함께 기획하고 쓸 때와 달리 <모럴 헤저드>는 더욱 ‘사건’이 주인공인 영화로 느껴집니다. 나쁘고 좋다, 문제가 아니고, 떠오르는 영화들은 <1987>, <국가부도의 날>, <모두가 대통령의 사람들>로 예를 들면
<1987>은 영화 속 개개인들이 보통 소시민들일지언정 이미 그것이 <1987>의 핵심테마와 닿아있고 실제 그렇게 일어난 민주화 운동을 다루고 있고, <국가부도>는 (당시 팩트야 어찌되었든) 정부 요직에서 당시 IMF 사태를 ‘막을 수도 있었던’ 한국은행 통화정책팀장과 그 팀원들, <모두가 대통령의 사람들>은 역시 워터프론트 게이트를 두고 정의감과 사회의식이 넘치는
워싱턴 포스트 ‘기자’들이 사실을 폭로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었기에 멋진 영화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모럴헤저드>의 인범의 직업과 역할은 (저는 당연히 이해하고 있습니다만) 위 예들처럼 ‘직관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느낌이 있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당시 <에너미>는 일부러 “헐값에 사서 비싸게 팔고 오겠습니다.”라는 대사와 함께 텍사스를 떠나는 맥락으로 영화가 시작했던 것 같은데 <모럴헤저드>는 초반 그런 방점이 부족하다고 느껴집니다.
생각해보면 <에너미> 때도 아쉬웠던 부분이지만
프롤로그를 인범이 간단하게 뭔가 자신의 ‘일’ ‘업무’를 하면서 시작하는 것은 어떨까...(몇 씬 정도의 작은 에피소드 사건) 한번 생각해보았습니다. 지금도 그 설명을 위해 초반 자신의 업무에 대한 브리핑 즉 대사를 하는 인범의 모습이 있지만 M&A 전문가라는 직업이 그만큼 직관적이지 않으니... 좀 더 친절하게 ‘보여주는’ 것도 좋을 듯 싶습니다.
2) <모럴헤저드>는 ‘진로’라는 사기업이 부당하게 매각되어 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인데
관객들에게 가닿는 지점이 국민의 혈세 낭비, 국가를 대표하는 기업, 같은 부분보다 그 기업이 그런 식으로 팔려나간다면
무고한 국민(직원)들에게 끼치는 여파, 그 과정과 결과에서의 비윤리성 혹은 제목 그대로 도덕적 해이에 방점을 찍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이 부분이 <에너미>(좀 더 애국심에 호소하고, 국부 유출 같은 방점이 찍혔었던) 와 다른 부분인데... 저는 <모럴 헤저드>의 그런 방점에 동의하고, 개인적으로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극 초반 ‘진로’가 처한 ‘위기’는 주요인물 종록을 포함한 임원진들의 모습과 대화로 표현 되는데 다가올 위기를 살짝 직감하는 직원(종록과 친한 공장장이라든지... 연구원이라든지... 누군가가 될텐데...)의 모습과 에피소드를 넣음으로써 더 쉽게 ‘진로’에게 다가온 위험, 위기를 표현할 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 시나리오로 나오면 또 다르겠지만 현재 트릿은 확실히 장르적 색깔은 없다는 느낌입니다. 법정 다툼을 위해 준비하고 재판, 공판이 치러지는 장면들을 시나리오 과정에서 더욱 법정 장르물처럼 풀 수도 있다고 생각은 되는데... 앞서 말씀드렸듯 ‘사건’이 주가 되는 영화라면... 또 굳이 장르적인 색을 넣을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4) 디테일하고 전문적인 부분들이 많음에도 이 상황이 이렇구나, 저 맥락이 이러하구나, 라는 식으로 극이 넘어가고 잘 읽혀서 놀랐습니다.
다만 제가 또 대표님이 쓰신 것이라 열심히 읽고, 저는 <에너미> 기획 당시에 공부도 좀 하였으니... 알고 있어서 그렇게 읽히나... 싶은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5) 작은 거지만... 인범과 그 동료들이 작은 성취 이후 좀 더 그 열매를 향유하는 시퀀스가 없다고 느껴지는 것이 아쉽습니다. 첫사랑과 만나고 하는 부분이 그런 맥락이라면... 저는 그렇게 유효하다고 생각이 안 되는 듯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결말은 인범의 태도가 좀 더 명쾌하면 좋겠습니다. 지금은 암시적이어서...
6) 전체적으로 길고 세부적인 트릿이고, 디테일한 경제, 재무적 상황들에 대한 정보량이 많은데 (제 생각에는) 아마 일단 더 ‘잘 읽히기’를 우선 삼아 쓰신 것으로 보이고, 그래서 실제로 술술 넘어간다고 느껴집니다.
그렇다보니 아쉬운 점은 많은 정보량들에 ‘방점’을 탁탁 찍어 친절하게 보여지는 (이 부분은 또 잘못하면 편하고 쉬운 방법으로 오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만) 부분이 부족한 것이 아쉽습니다. 근데 아마 시나리오로 써지면 그런 부분이 자연스럽게 해결 되려나 싶은 생각이 동시에 듭니다.
7)‘진로’라는 사기업에 어째서 어떤 종류의 애정을 느껴야 하는가... 하는 점이 저는 잘 이해가 안 갔는데, 또 읽으면서 대표님이 묘사해 놓은, 직원들의 모습,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 같은 것들로 인해 묘하게 설득이 된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다른 얘기지만 그래서 저번에 대표님 말씀하셨던 포니 자동차 기획도 아마 비슷한 맥락에서 멋진 이야기가 나올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일부러 전체적이고 큰 맥락으로 리뷰를 해보았습니다. 시나리오가 더욱 궁금해지는 트릿이라고 느껴지는데, 아마 좋은 거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