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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속 세상을 바꾼 여인들
구미정 지음
옥당 2012.03.25.
평점
성경속 세상을 바꾼 여인들/구미정-새로운 해석으로 다시 읽는 성경 속의 인물 평전
일단 재미있다.
아니! 성경이 이런 재미있는 이야기였어?
또한 책을 덮으며 느끼는 이 시원한 청량음료 맛은?...
그야말로 세상을 바꾼 성경속 11명의 여인들 이야기
1. 인류의 역사를 시작한 이브
익숙한 지식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배움을 향해 도약하는 여자들과 남자들 사이에 이브-릴리스가 있다. 끝없이 의심하고 회의하면서 참된 앎에 도달하고자 구도의 길을 더듬어가는 모든 사람에게 이브는 오늘도 금단의 열매를 나누어 준다. 먹지 않으면 안전하겠지만 고양(高揚)이 없고, 먹으면 고통스럽겠지만 ‘아픈 만큼 성숙해지는’유혹의 열매를, 이렇게 우리는 이브-릴리스(아담에게 복종을 거부하고 에덴동산밖으로 뛰어나간 여자. 하나님이 태초에 아담과 릴리스를 흙으로 지으셨다고 하는 유대교 전설 마녀의 화신이라고 한다)와 더불어 새로운 인간의 역사를 써나갈 것이다. 가끔은 짐승으로 퇴행할 때도 있지만 또 가끔은 자기 안에서 神이 태어나기도 하는 그런 인간의 역사를.
2. 이스라엘민족의 조상이 된 사라
사라에게 자식이 없었던 것은 그녀가 태생적으로 불임이어서가 아니라 여사제 신분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부장제 문화에 대항하여 투쟁했다고 한다.
이삭의 아내 리브가, 야곱의 아내 라헬도 역시 도전적이고 반항적 이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인물이라고 하겠다.
하갈은 사막의 여 족장으로 사라와의 관계에서 원(圓)의 영성을 찾아내야 한다고 매튜 폭스(창조영성신학의 대가)는 얘기 한다.
3. 히브리 노예 해방의 공동주역 미리암
모세를 돌보고 키워주고 살게 하며 끝까지 진리를 일러주고자 노력했던 그의 누이 미리암.
하나님의 이름으로 자신의 지배를 정당화하는 모든 반신적 음모에 맞서 정의와 평화를 노래하는 여자들의 가슴에서 미리암은 오늘도 새로이 부활한다. 하나님과 밑바닥 사람들을 향한 사랑 때문에 제 몸에 고통을 아로새기는 모든 여자들에게 미리암은 영원한 수호 성녀다. 신탁을 전하는자이자 예언자이다.!
4. 가나안 시대의 물고를 튼 라합
미천한 신분을 넘어 예수의 족보에 오른 라합.
여리고 주민의 관점에서 볼 때 반역자이다. 하지만 그녀의 반역은 개인의 영달을 위한 것이 아니라 도도히 전개되는 하나님의 다스림에 협력하기 위함이었기에 위대하다.
그리하여 라합은 오늘도 자기가 속한 공동체 내부의 모순을 깨닫고 이를 바로잡고자 애쓰는 모든 사람들에게 지혜와 용기를 나누어 주러 되살아온다.
5. 가나안에서 태평성대를 이룬 드보라
뛰어난 지도력의 여 사사 드보라. 나약한 남편 바락을 두었음에도 지혜롭게 그를 도우고 종려나무 아래 앉아 재판을 하며 이스라엘을 40년 동안 평화롭게 다스린 지도자이다.
6. 이주노동자에서 다윗 왕의 조상이 된 룻
성경 중에서 유일하게 이방인의 이름이 붙은 책, 룻기의 주인공인 룻은 오늘도 불운한 운명에 맞서 도전하는 여인들에게 힘을 준다.
7. 왕의 절대 권력에 도전한 미갈
끝내 “다윗의 아내”라고 불리지 않고 “사울의딸”이라고 지칭되는 미갈.
그러나 끝까지 ‘입 바른 소리’를 하는 지식인의 역할을 담당하는 미갈.
무시당하고 억압당하고 감금당하고 고문당할지언정, 올곧은 소리를 내고야 마는 사람들 틈에서 오늘도 미갈은 힘차게 부활한다.
침묵이 능사가 아니라고, 사람들이 잠잠하면, 돌들이 소리 지를 것이라고,(눅19:40)
8. 요시야 종교개혁을 이끈 훌다
왕의 시종인 살룸을 남편으로 둔 아내 이며 예언자. 훌다.
여성을 폄훼하는 율법의 가르침이 곧 법이요 정치요 제도인 현실에서 훌다는 ‘달거리하는’ ‘부정한’ 여성의 몸으로 예언하고 설교하고 학문을 했다. 이는 그녀의 삶과 존재 자체가 파격적인 혁명임을 말한다. 오늘도 개혁과 변혁을 꿈꾸는 수많은 여성들에게 흘다는 영감과 용기를 나누어 주기 위해 되살아온다.
9. 민족을 살린 고아소녀 에스더
살면서 우리는 한번이라고 무언가를 위해 목숨을 건 기억이 있는가. ‘죽으면 죽으리라’는 결기를 가지고 누가 뭐라 하든 소신 있게 밀어붙인 경험이 있는가. 여성에게 가혹한 시대의 강을 건너기 위해서는 에스더의 지혜와 와스디의 용기가 다 필요한 것 아닐까.
10.적장의 목을 베어 나라를 구한 유딧
공동번역 외경에 포함된 외경의 하나인 ‘유딧서‘
유딧, 그는 한마디로 팜므파탈(남성을 유혹하여 죽음에 이르게하는 운명을 타고난 여자) 대 전사이다.
그의 믿음은 ‘진인사대천명’그것이었다. 그는 자기가 살던 성읍이 앗시리아 군에게 포위당해 전멸위기에 놓인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적장에게 미인계로 접근, 살해하여 성읍 전체를 구원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유대인 과부다. 느부갓네살 왕의 군대 총사령관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베고 전리품은 모두 하나님께 바쳤다. 자기를 탐내는 남자가 많았지만 끝내 혼자 살았고, 자기와 함께 큰일을 치른 여종에게는 자유를 주었다.
약하고 작은 자들의 하나님을 증거하고 싶은 저자의 마음을 엿볼 수 있다.
11.영원한 처녀 마리아
중세의 위대한 신비주의 사상가 마이스터 엑카르트의 표현을 빌면, 마리아는 정녕 그처럼 “자유롭고, 무엇에도 예속되지 않고 아집을 벗어던진 사람”이라는 측면에서 영원한 ‘처녀’다.
엑카르트가 이해하는 처녀라는 말은 “모든 그릇된 상(象)을 여읜 사람, 마치 자신이 존재하지도 않았다는 듯이 초연한 사람”을 뜻한다. 이렇게 보면 예수도 ‘처녀’다. 하지만 엑카르트는 사람이 항상 처녀인채 있으면, 아무 열매도 맺지 못한다고 말했다. 영적인 의미에서 처녀는 하나님에게서 오는 온갖 좋은 선물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하지만, 그 선물들을 다시 하나님께로 낳아드리지는 못한다. 그러므로 처녀는 다시 어머니가 되어야 한다. 엑카르트의 표현을 빌면,“하나님-아기를 낳는 자가 되어야한다.”
마리아는 그대로 ‘처녀’이자 ‘어머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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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속 세상을 바꾼 여인들은 다 우리 자신이다. 그들의 이야기와 우리의 이야기는 결코 별개가 아니다. 결국은 삶이 문제다. 살되 거저 사는 것이 아니라 깨어 있는 삶을 살아야 한다.
이땅에서 신을 살아내는 일, 곧 神나게 사는 일 말고는 다른 답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