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99%, Horror Story, 우리 모두 생사를 결정하는 선택을 하고 있다》
구름이 적당히 있는 하늘
몇몇의 식물들이 병들었는지 시들며 죽어가는 것 같다. 시든 잎과 줄기를 가위로 다 잘라내며 건강하게 되살아나기를 희망해 본다. 화분의 식물들이 죽는 이유는 대부분 과습이라고 한다. 과보호는 식물 세계에서나 인간 세계에서나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다주는 것 같다.
생각해 보면 아무리 신경 안 쓰고 내팽개쳐놔도 죽지 않는 두세 개의 화분 식물들을 제외하고는 오랫동안 죽이지 않고 키운 화분 식물은 없는 것 같다. 어쩌면 애당초 화분에선 잘 자라기 어려운 식물들을 강제로 가두어 놓고 (물) 고문시키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몇 년 후에 반드시 죽을 거라는 것을 알면서 매일 신경 쓰고 돌보아야 한다면 조금 맥빠지는 일이다. 하지만 조금 그 기간을 늘여놓는다면 세상에 죽지 않는 것이 어디 있고 끝이 없는 것이 어디 있을까. 태양이 영원히 저렇게 불타오르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 모두는 1% 정도의 실현 가능성이 있는 일들을 나름대로의 희망을 갖고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세상이 오늘도 그럭저럭 잘 돌아가는 이유가 99%의 꿈을 이루지 못한 사람들이 잘 버텨주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떻게 보면 삶은 참 잔인하고 슬픈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 Growing Dark는 몇 편의 Horror 단편이 수록된 책이다.
첫 번째 단편의 제목은 'From the Storms, A Daughter'이다.
뉴잉글랜드의 한마을에 폭풍우가 휩쓸어 대부분의 마을이 물에 잠기고 마을 사람들은 임시로 마련된 대피소에 수용되었다. 비는 멈추지 않았고 어느 순간부터 검은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경찰관 Lee와 Sarah는 검은 비가 내리는 밤 각각 보트를 타고 침수된 마을을 순찰하고 있다.
Lee는 경찰에 처음 입문하였을 때 더 나은 세상으로 만들겠다는 사명감으로 차있었던 진지하고 모범적인 사람이었다. 동료들에게도 항상 웃음을 지었고 진심으로 격려를 했다. 이러한 그의 우호적인 태도는 곧 나약함으로 받아들여져 동료들의 놀림과 괴롭힘에 시달려야 했다.
파트너 Sarah는 Lee가 초점 없는 눈과 무기력한 표정으로 무장한 채 슬퍼 보이는 말 없는 거구로 변화하는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았다. 그에게는 아직 인간미가 충분히 남아있었지만 더 이상 세상은 그의 안중에 없었다. 하지만 Lee는 Sarah에게만큼은 여전히 친절하고 우호적이었다. Sarah는 한 번도 Lee의 마음에 상처를 준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Sarah는 요사이 더 Lee가 걱정된다. Lee의 사산아死産兒 Beth를 둘러싼 괴이한 소문을 Sarah도 들었다.
와이프 Helen에 대한 Lee의 사랑은 너무나 순수하고 강렬했다. 곧 새로운 가족이 생긴다는 것을 알았을 때, Lee는 다시 부드러운 사람으로 변화하는 것 같았다. 마을에 검은 비가 내리기 시작하고 마을 사람들과 함께 대피소로 피난했을 때 Lee의 와이프 Helen은 임신 8개월 2주째였다. 그녀는 대피소에 마련된 임시 분만실에서 출산을 하게 된다. 괴이할 정도로 흙빛을 띠는 습기 찬 밤, 고통스러운 진통이 시작되고 분만分娩은 참혹하게 진행되었다. 다리부터 나오려는 태아로 인해 급히 제왕절개를 하지만 태아는 사산하고 의료진의 필사적인 노력에도 산모도 고통 속에 죽는다.
처음엔 Lee도 의사도 태아가 탯줄에 목이 감겨 질식사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목에 감긴 것은 탯줄이 아니라 태아의 등 중앙에서 뻗어 나온 또 하나의 팔이었다. 아기는 기이하게도 눈을 뜨고 있었는데 눈동자가 없이 온통 까맸다. 아직 입술이 없는 벌려진 입으로 아직은 불완전하지만 상어와 같은 이빨이 드러났다.
이후 사산아가 어떻게 버려졌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Lee가 처음 다시 Beth를 본 것은 침수된 마을 한가운데 반쯤 물에 잠긴 콘크리트 무더기에 쪼그리고 앉아 있을 때였다. 이제 걸음마를 막 뗀 상태로 축축하고 회색빛이 도는 부드러운 살을 지녔다. 길게 자라 늘어진 초록색의 머리채가 손에 쥔 것을 가리고 있었다. Lee는 조그만 아기의 고무 같은 팔들이 뱀처럼 움직이면서 무언가를 먹고 있는 모습이 신기하게 느껴졌다. Lee의 보트가 가까이 가자 인기척을 느끼고 그를 올려다보았다. Lee를 빤히 쳐다보면서 고깃 덩어리를 마리오네트 인형의 입처럼 퍼덕거리며 씹는다. Lee가 좀 더 가까이 가보니 죽은 고양이의 내장을 먹고 있었다.
아마도 신神은 이제 인간의 잔혹성에 진절머리가 났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신神도 Lee가 인간들에게 느낀 실망감을 똑같이 느끼고 이제 인류를 멸망시키려 하는 것이다. 아니 인간을 먼 과거와 같이 어류로 되돌리려는 것일지도 모른다. Lee에게는 피라냐의 얼굴을 가진 이 여자애가 더 이상 괴물로 보이지 않았다. 그 아기는 새로운 세계를 시작하는 돌연변이 예수와 같은 존재일 거라고 확신했다.
Lee는 오늘 밤에도 Beth가 있을만한 곳을 찾아 다니고 있었다. 곧 자신의 딸을 발견하고 가져온 커다란 육포로 유혹을 한다. 괴물은 Lee가 탄 보트에 기어올라 육포를 미친듯이 씹어먹는다. 만족감에 가끔씩 내뱉는 기이한 소리와 끊임없이 내리는 (검은) 빗소리를 제외하곤 조용한 이 밤에 둘은 갑자기 들리는 모터보트 소리에 깜짝 놀라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린다.
Lee가 걱정이 된 Sarah는 그를 찾아다니고 있었다. 가까이 다가온 Sarah는 괴물이 Lee의 보트에 올라와 있는 것을 보고 놀라며 황급히 총을 꺼낸다.
한 발의 총성이 음산하고 습한 밤하늘에 기괴할 정도로 크게 울려 퍼졌다. 그 한 발은 Lee의 총에서 발사된 것이었다. 그 한 발의 총알은 Sarah의 뒤통수를 정확히 맞추어 관통하였고 Sarah는 두개골이 박살 난 채로 엎드려 쓰러져 있다.
이제 그 괴물은 씹고 있던 육포를 던져버리고 기괴하게 흐뭇한 표정을 지으며 새로운 먹거리를 향해 기어간다. Lee는 자신의 딸이 Sarah의 몸을 우걱우걱 찢어먹는 모습을 보며 행복한 미소를 짓는다.
밤 8시쯤 달리기를 하기 위해 운동장에 왔다. 트랙 6바퀴를 평소보다 빠른 속도로 달렸다. 후반부에는 힘이 들어 천식 환자처럼 숨을 쉬면서 달렸다. 쿨 다운을 위해 둘레길을 한 바퀴 돌아 집으로 향한다. 허리가 아파서 The Boulevard 벤치에 앉았다.
항상 최선을 다한다.
달리기를 한 이후로 혈압도 현저히 내려갔고 몸 상태가 많이 나아진 느낌이다.
■ 스마트 워치로 측정한 나의 달리기 기록
일자 거리 시간 비고
7.19(화) 2.45km 17분 6초
7.18(월) 2.45km 19분 15초 뙤약볕 아래
7.15(금) 2.45km 18분 15초
7.14(목) 2.45km 18분 22초
(모두 운동장 트랙 6바퀴)
집에 와서 샤워한 후 베란다에서 블랙커피(난 커피를 마시는 경우 블랙커피를 마신다.)를 마시며 책을 읽는다. 밤에 베란다에 나와 있을 때는 모기향을 피워 놓곤 하는데 나만 빼놓고 우리 가족 모두 모기향 냄새를 싫어한다. 난 모기향 냄새를 싫어하지는 않는다. 나는 나뭇잎 또는 나무 타는 냄새를 좋아한다. 그 대용으로 가끔 모기향을 피우는 것이다.
📚 Quest Accepted
일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모로부터 버려지다시피 한 후 삼촌 Karl과 함께 사는 Evan은 누나 Audyn의 잔소리를 들으며 시리얼에 우유와 토핑을 넣고 있을 때 삼촌이 큰일 났다고 소리지르며 뛰어온다. 삼촌 Karl의 서바이벌 게임에 익숙해 있던 Evan과 Audin은 벽으로 위장한 비밀의 문을 열고 삼촌의 비밀 장소로 들어간다. Evan은 만들어 놓은 시리얼을 되돌아보며 어쩐지 이번은 게임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이제 그들이 선택하는 모든 것이 生死를 가르는 저울의 추를 움직일 것이다. (우리 모두 마찬가지 아닌가)
나는 잠이라는 선택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