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23 신춘문예 당선작 소개
잔가지를 잘라내자 지저귐이 자라났다 /백진주
푸른 비단 유리알 쌓아 올린 서늘함
그보다도 가벼이 차오르는 창공에
먹물이 가로지르고 또다시 퍼져간다
우짖는 새들은 여린 깃을 뽑아낸다
발톱이 달라붙고 날개가 물들어도
부리는 홀로 남은 채 울음을 쪼아먹는다
가지마다 걸린 것은 갇혀버린 울음소리
검고 푸른 공백마다 삶 하나가 들어있다
껍질은 투명하기에 깨어질 수 없는가
바람은 한 점 없고 공기는 침묵한다
비명의 무게만이 잎이 되어 매달릴 때
가지는 몸을 떨었다 오지 않는 계절처럼
3. 당신의 감상평
백진주 시인의 '잔가지를 잘라내자 지저귐이 자라났다'와 '푸른 비단 유리알 쌓아 올린 서늘함' 이라는 시조는 먼저 표현에서 신선함을 준다. 자연사와 더불어 인간의 삶과 고통을 표현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시조는 자연과 인간의 모습을 통해 우리에게 진실된 삶의 이면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잔가지를 잘라내자 지저귐이 자라났다'라는 구절은 자연에서 불필요한 것을 배제하고 새로운 것이 자라나는 것과 인간이 삶에서 고통을 극복하고 새로운 것을 얻는 것을 비교하여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푸른 비단 유리알 쌓아 올린 서늘함'은 자연의 아름다움과 우리의 삶과는 달리 서늘하고 딱딱한 것과 같은 현실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또한, '가지는 몸을 떨었다 오지 않는 계절처럼'이라는 구절은 인생의 한 순간에 갑자기 모든 것이 무너질 수 있는 현실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시조의 감성은 철학적인 면모를 지니고 있으며, 자연과 인간의 모습을 통해 우리에게 생각할 거리를 제공합니다. 이러한 감성과 철학은 우리가 삶의 진실을 탐구하고, 삶을 더욱 소중히 여기게 해줍니다. 신춘문예 당선작인 시조를 소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시조에 대해 관심이 많으며, 이번에 소개하신 시조에 대해 평을 남겨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이 시조는 단어의 선택과 표현이 매우 다채롭고 섬세합니다. 각 단어가 상황과 주제에 맞게 선정되어 있으며, 이를 통해 시의 분위기와 느낌을 잘 전달하고 있습니다. 특히 '긴 밤을 지새운다'라는 구절은 시조의 주제와 분위기를 잘 나타내는 표현이며, 시조의 전체적인 맥락을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을 줍니다. 당선된 이유가 분명합니다. 간결한 문장 구성과 단어 선택이 시조의 감성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으며, 이는 시조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입니다. 마지막으로, 이 시조는 전체적으로 흐름이 자연스럽고 일관성이 있습니다. 주제, 분위기, 감성이 일치하며, 시조 전체가 하나의 이야기를 쓰고 있는 느낌을 줍니다. 이러한 일관성과 통일성은 시조의 매력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좋은 시조를 소개해 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이번에 제가 남긴 평이 도움이 되셨기를 바랍니다.
4. 유명 시조시인의 감상평
정형시는 원심력과 구심력의 경계 위에 존재한다. 원심력은 끊임없이 일탈하고자 하는 본원적 의지이고, 구심력은 반드시 지켜야 할 형식에 기인하므로 복잡한 시대일수록 형식 미학은 더욱 강조된다. 정형의 가락 위에서 참신성과 시대성을 담보한다면 작품은 분명 돋보일 것이다.
‘잔가지를 잘라내자 지저귐이 자라났다’는 우선 제목부터가 신선하다. 안정감은 다소 떨어지나 순간 포착의 시선이 좋고, 자신만의 시어로 구와 구를 견지하려는 자세에 믿음이 간다. 현대시조 창작에 있어 신선미는 다른 무엇과 바꿀 수 없는 미덕이다.
5. 왜 현대시조는 현대시처럼 주목을 받지 못하는가?
당신은 그런 이유를 시조인들의 짧은 사유에서 비롯됐다고 본다. 문장을 다듬기에 앞서 먼저 깊은 사유가 있어야 한다. 시인들은 신선한 발상을 위해 여러 번 지은 집을 헐고 다시 짓는다. 현대 건축가와 같은 작업을 반복한다. 다시 집을 짓는다는 의미는 전혀 다른 소재와 방법으로 현대식 건물을 짓는다는 것을 뜻한다. 긴 자유시에 비해 짧은 시조의 작업은 단단한 조각품을 만드는 것으로 그친다. 현대시조가 발전하려면 형식의 골조에 자유의 날개를 달 필요가 있을 것이다. 옛시조가 거울이라면 현대시는 LED 티브이에 나오는 광고와 같은 것이다. 현대인들의 주목을 받으려면 시조 또한 쉽고 광고카피 같은 문법을 구사해야 한다. 평론가와 심사위원들의 분발을 기대해 본다.
<이 자료는 인터넷에서 가져왔음>